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각계 인사 650여 명이 18일 시국선언을 발표해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백낙청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등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국회의'(이하 시국회의) 참여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의 위기를 방치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대북 무시정책을 고수한다면 한반도 평화정착은 물론 남북 경제를 함께 도약시킬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와 오바마 신 행정부의 등장 등 최근의 대외정세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역사적 호기"라며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으로는 미국과 협력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국회의는 또 금강산 관광을 둘러싼 협력업체는 200개, 개성공단 협력업체는 3000개인 상황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망해도 상관없다고 큰소리치는 것은 참으로 단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이 막히고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진다면 진정으로 우려할 상황"이라며 "한국의 국가신인도는 하락할 것이고, 이는 악화되고 있는 우리 경제 상황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흡수통일론을 공개 주장하고,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를 논의하며, 일부 당국자가 선제공격론 마저 주장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잘 될 수 없다"며 "무작정 대화에 나오라고 다그치기보다 대화를 하겠다는 정부의 진정성을 보이고 혼선을 빚는 대북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현재의 난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대화 의지를 보인다면 해결할 수 있다"라며 "역대 보수 정부는 대부분 실질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했으며, 이토록 이념편향적인 대북정책을 채택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8주년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채택해 정부의 정책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그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북한 전문가 134명이 집단성명을 발표했고, 지난달 21에는 조용기 목사 등 보수적인 기독교계 인사들까지 성명을 발표해 북한에 대해 "유연하고 포괄적인 접근을 균형적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목소리는 '마이동풍'에 불과한 듯 보인다. 통일부는 18일 내놓은 '2008 남북관계 어떻게 추진되었나'라는 자료에서 "현 남북관계의 경색은 북한이 우리의 정책 내용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대화를 중단하면서 일련의 강경 조치를 취한데서 비롯됐다"고 책임을 북한에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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