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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유동성 함정 극복 위한 '미친' 정책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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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유동성 함정 극복 위한 '미친' 정책 필요해"

"미ㆍ유럽ㆍ일본 정책금리, 하루빨리 0%로 낮춰야"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경기침체(recession)와 물가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디플레이션(stagdeflation)을 경고하면서 '스태그디플레이션'이라는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전통적인 통화정책과 다른 '미친 것 같은' 극단적인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예측해 명성을 얻고 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로이터=뉴시스

"글로벌 경제, 스태그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해있다"

루비니 교수는 영국 금융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 3일자에 실린 'How to avoid the horrors of stag-deflation'이라는 기고문(원문보기)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그의 진단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는 현재 심각한 스태그디플레이션에 빠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 위기는 경기 침체→불황으로 인한 시장 수요 감소→물가 하락→기업 경영 위축으로 인한 투자 감소 및 실업률 상승→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뜻한다.

일단 이 악순환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루비니 교수는 "디플레이션은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을 초래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미국은 이미 이러한 유동성 함정에 빠져있다"고 강조했다.

"유동성 함정 극복에 초점 맞춰야 할 때"

'유동성 함정'은 투자와 소비 주체인 기업과 가계가 자금을 움켜쥐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루비니 교수 등 당대 최고의 금융위기 전문가들이 현재의 경제위기 해법은 유동성 함정을 극복하는 대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도 이때문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불황 때는 정상적인 경제 때와는 정반대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불황의 경제학'이라는 소신을 펴면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는 재정적자를 걱정하지말고 대대적인 정부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유럽 최고의 석학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윌렘 뷰이터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전날 <FT> 블로그를 통해 유동성 함정에 빠진 나라들이 '명목 정책금리'를 선제적으로 0%(제로)로 낮추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해 주목된다.

뷰이터 교수는 'It is time for monetary authorities to jump into the liquidity trap'이라는 글(원문보기)에서, 현재 주요 경제선진국들은 '가벼운' 유동성 함정에 빠져있거나 이런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벼운' 유동성 함정은 단기 정책금리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도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으로 정의된다. 나아가 '심각한' 유동성 함정은 장기 국채 등 정부가 보장하는 모든 채권조차 최저 수준의 금리로 떨어져도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이다.

문제는 단기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보다 조금 높은 상태인 경우에 이미 도래한 '가벼운' 유동성 함정은 결국 제로 금리로 낮춰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요 선진국 경기침체, 심각하며 장기화 확실"

그는 현재 미국, 영국, 유로존, 일본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기침체는 심각하고 장기화될 것이 확실하며, 내년 중반까지는 이들 나라들이 제로 수준의 금리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도 "미국은 내년 초까지는 연방 기준금리가 공식적으로 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뷰이터 교수는 "어차피 제로 금리로 갈 것이라면, 지금 당장 선제적으로 제로금리로 가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금리를 제로로 낮춰도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금융정책에 상당한 자극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더라도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면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0%로 인하하면, 누적적이며 심리적인 효과가 배가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일본은 0.3%, 미국은 1%, 영국은 3%, 유로존은 3.25% 등의 정책금리 수준이므로, 제로 금리로 낮추는 데 큰 부담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정책금리를 내릴 경우 훨씬 큰 누적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복잡한 심리적 기제가 작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과 중앙은행 관료들은 이런 기제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과감하게 선제적으로 정책금리를 0%로 낮출 가능성은 회의적으로 본 것이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지난 1일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15~16일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뷰이터 교수는 4일 ECB(유럽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1.25% 포인트 인하할 것을 권고하면서, 실제 인하폭은 0.75%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상황이 가장 심각한 영국의 경우 BOE(영국의 중앙은행)에게는 같은날 열리는 회의에서 1.25%라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할 것을 권고하면서, 실제로 이 정도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도 이같은 세계적인 금리 인하 추세 속에 현행 4%인 금리를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 정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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