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인터넷 논객으로 화제가 됐던 '미네르바'가 파이낸셜뉴스 곽인찬 논설위원으로 밝혀졌다고 2일 파이낸셜뉴스가 보도했다"면서 "곽 위원은 2일 파이낸셜뉴스의 '곽인찬 칼럼'을 통해 '미네르바 자술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자신이 미네르바라고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이 칼럼에서 곽 위원은 "본인이 그 '미네르바'"라면서 "더 이상 정부와 언론은 날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미네르바'라는 증거로 "나는 부엉이 한 마리를 애지중지 키운다"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대면서 이 칼럼이 '패러디' 칼럼임을 암시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0일 <한국일보> 서화숙 편집위원이 '미네르바 경제관료 기용설'을 패러디로 제기했을 때도 이를 받아 "靑 '미네르바, 처벌 아닌 경제관료로 기용' 주장 진위 여부 주목"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미네르바 정체' 논란에 <파이낸셜뉴스>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 전문과 각종 포털사이트에 걸린 기사 전문을 삭제한 이후에도 계속 홈페이지 탑 기사 자리에 배치해뒀다. 뿐만 아니라 6시 경에는 애초에 2줄 속보로 올린 기사를 전문을 인용보도하는 내용으로 늘려 업데이트까지 했다.
한편, 예상치 못한 파문에 놀란 <파이낸셜뉴스>는 이날 오후 대책회의를 벌인 끝에 오후 6시 17분에 다시 온라인판에 "※추신: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설마 패러디한 이 글을 읽고 곽인찬 논설위원을 미네르바로 오해하는 불상사는 없으시겠지요?"라는 문장을 추가해 다시 올렸다.
이후 <조선일보>는 "'미네르바 자술서' 알고보니 '패러디 칼럼'"이라는 기사로 급하게 수정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해당 칼럼은 이날 오후 4시 47분쯤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판과 네이버 등 각종 포털에 게재됐고 파이낸셜 뉴스가 '곽 위원이 미네르바가 맞다'는 온라인 뉴스까지 내보내면서 미네르바 실체가 밝혀졌다고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조선일보>도 이 소동에 일조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 <조선일보> 홈페이지 '조선닷컴'은 2일 파이낸셜뉴스 곽인찬 논설위원의 패러디 칼럼을 사실인 것처럼 받아썼다. '조선닷컴' 캡쳐. |
▲ 이후 <조선일보>는 "'미네르바 자술서; 알고보니 '패러디칼럼'"이라는 기사로 대체했다. '조선닷컴' 캡쳐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