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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구본홍의 '괴벨스 바이러스', 이제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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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구본홍의 '괴벨스 바이러스', 이제 끝내야"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기자와 시민, 함께 춤추다

"이러다 한겨울까지 싸우게 되는 건 아니겠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시작하던 지난 초여름, YTN 조합원들은 이런 걱정 섞인 농담을 주고 받았다. 그때는 농담이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됐다. 서울 지역에 첫 눈이 내리던 20일 전국언론노조는 서울역 광장에서 제2차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 문화제를 열었다.

이날은 문화제 진행 도중 비가 내리고 기온도 급격히 떨어져 아스팔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견디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문화제에 모인 YTN 기자 50여 명과 시민 500여 명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축제'와 같은 즐거운 분위기를 냈다. 기자와 시민들은 '처음처럼', '바위처럼' 등의 노래에 맞춰 율동을 추며 함께 어우러졌다.

"구본홍 '떡봉이'들, 앵커가 들고 있던 원고까지 빼앗기도"

하지만 이날은 YTN 기자들로서는 녹록치 않은 날이었다.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오늘은 조합원들이 평소보다 더 힘든 싸움을 해야했다"며 "사측에서 보도까지 훼손하는 일이 벌어져 사측의 횡포로부터 방송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웠다"고 전했다.

이날 낮 문화부 기자가 저녁 7시로 예정된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 행사를 미리 알리는 기사를 작성하고 문화부장이 승인하는 절차도 거쳐 방송에 내보내려 했으나 문중선 편집부국장 대행이 '보도국 지침' 운운하며 막고 나선 것.

노 위원장은 "문 대행은 편집팀장이나 PD들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이 뉴스 방송 도중 해당 기사를 무단으로 삭제했고 (이재윤 앵커는) 방송 도중 이광연 앵커가 들고 있는 원고까지 빼앗기도 했다"며 "이른바 '떡봉이'(군사독재 시절 사상범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깡패들을 지칭)로 불리는 구본홍 수하들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 20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YTN과 구본홍을 생각하는 날' 문화제에 모인 YTN 기자들과 시민들. ⓒ프레시안
▲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가장 왼쪽)을 비롯해 구본홍 사장으로부터 해고 또는 정직 처분을 받은 조합원들이 나와 발언했다. ⓒ프레시안

또 노조의 업무 명령 거부 방침에 따라 강철원 보도국장 직무대항, 문중선 대행 등이 내리는 일체의 지시를 거부하는 싸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순한 기자는 "어제는 배석규 전무가 YTN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끝까지 싸웠고 오늘도 어느 누구도 배 전무에게 결제 받지 못하도록 막고 왔다"며 "구본홍 뿐 아니라 작은 낙하산도 들여놓을 수 없다"고 했다.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은 "일부 매체에서 '전 <돌발영상> 팀장'이라고 했던데 엄연한 '현직'"이라며 "우리는 해고자도, 정직자도 아니다. 매일 출근하지만 구본홍과 같은 이상한 자로 인해 물리적으로 제작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구 씨의 징계는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유신 <돌발영상> PD는 "눈이 쌓인 길을 걷다 돌아보면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보이지 않느냐"며 "우리도 치우침 없이 똑바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필수적"이라며 "YTN 투쟁에 관한 기사에도 댓글 많이 달아달라"고 호소했다.

"MB, 공중파가 니꺼냐?"

한편 이날 문화제에서는 다른 방송사 노동조합의 성원도 두드러졌다. MBC와 SBS는 각각 <뉴스데스크>와 <8시 뉴스>에서 기자와 앵커가 검은 옷을 입고나와 YTN의 '블랙 투쟁'에 동참했고 CBS는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야 놀자>의 라디오 콩트 출연진들이 각종 정치인들의 성대모사로 현 YTN 노조의 투쟁을 지원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구본홍 사장을 비판하는 콩트를 제작해 보냈다.

검찰의 강제구인에 대비해 MBC 사옥에서 농성 중인 MBC 김보슬 PD와 이춘근 PD도 영상으로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 PD는 구본홍 사장이 MBC 출신임을 겨냥해 "MBC에는 좋은 선배도 많고 일부 그렇지 않은 선배도 있는데 하필 그렇지 않은 이들 중 한 분이 YTN에 가게 됐다. 대신해 사과드린다"고 해서 웃음을 끌어냈고 김 PD는 "YTN도 KBS도 쓰러지고 MBC만이 남아 외롭게 싸우는 일은 결코 없었으면 한다. 끝까지 힘내서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 이날 문화제에서 상영된 SBS <8시 뉴스> 화면을 촬영한 것. YTN의 '블랙투쟁'에 동참하는 의미로 앵커와 기자 모두 검은 양복을 입었다. ⓒ프레시안

시민들의 재치도 두드러졌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지난 8일 '언론의 공공성을 지켜라'를 주제로 한 아마추어 영상제 '서면골 UCC 패스티벌'에 출품된 작품들이 상영되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MB가 언론을 망쳤어, MB야 훈화말씀 집어쳐, 100점 만점에 0점"(<100점 만점에 0점!>)이라고 비꼬기도 하고 TV나 라디오에서 이명박 대통령만 나오는 상황을 가정해 풍자(<명박 생각대로 TV>)하기도 했다.

▲ '서면골 UCC페스티벌'에 출품된 <100점 만점에 0점!> 중 한 장면. ⓒ프레시안
▲ '서면골 UCC 페스티벌'에 출품된 <명박 생각대로 TV>의 한 장면. 이 페스티벌은 8일 '언론의 공공성을 지켜라'라는 주제로 열렸다. ⓒ프레시안

한편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의 대사를 패러디한 연설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너 같은 사람을 뭐라고 그러는지 알아? 세상에 폐를 끼친다고 해서 '민폐', 용량이 딸린다고 해서 '2 메가바이트', 나라를 말아먹는다고 해서 '리만 브라더스', 난 그중에서도 이렇게 불러주고 싶어"라고 했고 시민들은 "똥! 덩! 어! 리!"라고 호응했다.

그러자 김 교수는 "'똥덩어리'가 아니라 '바이러스'야. '괴벨스 바이러스'"라고 받아치면서 "바이러스는 몰아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늑대와 양치기 소년' 우화가 주는 교훈은 마을 사람들이 단결해 늑대를 막아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도 YTN을 늑대로부터 지키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함께 율동을 하고 있는 YTN 기자들 (뒷 줄 무대 위)과 시민들. ⓒ프레시안
▲ 이날 문화제에는 '허클베리 핀' 밴드가 나와 공연했다. 이들은 지난해 '시사저널' 사태 당시에도 공연을 했었다며 "공연을 하는 것은 좋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현실은 씁쓸하다"고 했다. ⓒ프레시안
▲ 이날 시민들은 추위 속에서도 밴드의 공연과 각종 영상 등을 맘껏 즐겼다. ⓒ프레시안
▲ 기자들과 시민들은 몰려나와 함께 율동을 추며 문화제를 마무리했다. 율동을 하고 있는 기자들의 모습.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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