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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신화다"

[김운회의 '새로 쓰는 한일고대사'] <12> 백제는 신화다 ①

제 4 장. 백제는 신화다

들어가는 말 : 역사가 된 신화

지난 2000년 『The Jesus Mysteries』라는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002년 동아일보사에서 『예수는 신화다』로 번역하여 출판했습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이 책은 절판되고 말았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뿌리를 흔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예수는 실존인물이 아니고 그 이전에 살았던 성인급 인물들의 '거룩하고 고상한 행적'들을 총동원하여 짜집기하여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하면서 그 증거를 일일이 들고 있습니다.

당시 로마인들은 유럽세계의 지배자였고 자기들의 모든 활동에 대해서 꼼꼼하게 기록을 남겼는데도 인간 예수에 대한 기록은 로마 문헌 어디에도 없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라는 이름은 당시에 지나치게 흔한 이름이었으며 유태인 역사가들의 저술 속에서도 역사적 예수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합니다.1)

쉽게 말해서 예수(Jesus Christ)의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한 분의 메시아(Messiah)의 전기(傳記)가 아니라 이교도(Pagan)의 유서깊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한 하나의 만들어진 '신화'라는 것입니다.2)

예를 들면, 오시리스-디오니소스는 12월 25일 동정녀에서 태어났으며 결혼식 때 물을 포도주로 바꾸었고, 병든 자를 고치고 죽은 자를 살려내었으며, 영성체 의식으로써 자신의 몸과 피를 나누어주었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으며 죽은 후 사흘만에 부활했다고 합니다. 어째 예수님의 일생과 완전히 동일한 듯합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는 이교도들의 미스테리아가 유태인들에게 수용될 수 있도록 유태인 메시아로 변장한 오시리스-디오니소스라는 것입니다.3)

그래서 철학자인 켈수스(Publius Juventius Celsus, 67?~130?)는 예수의 이야기가 실제로는 이교도 신화의 저급한 모방일 뿐이며 그리스도교인들이 그것을 새로운 계시인양 유포시키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켈수스는 "그리스도교의 수많은 아이디어는 고대 그리스인들에 의해 더 잘 그리고 더 오래전부터 표현되어왔다. 그러한 표현들의 이면에는 과거부터 이미 존재해온 고대의 교리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이 자신들의 신앙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물고기의 상징은 피타고라스(Pythagoras, BC582?~BC497?) 학파의 상징이었던 바로 그 물고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예수가 죽은 지 나흘된 나자로(Lazarus)를 살려낸 것처럼, 엠페도클레스는 죽은 지 30일이 된 여자를 살려내었다고 합니다.4)
▲ [그림 ①] 나자로를 부르심(The raising of Lazarus : 렘브란트 1630년작)

고대 그리스에서 이런 신인(神人)을 믿기 시작한 것은 BC 6세기부터였다고 하는데 이런 류의 신앙을 그리스어로 미스테리아(Mysteria)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헤로도토스나 플라톤의 저술에는 도처에 나옵니다. 미스테리아에 대한 연구는 조지프 캠벨(1904~1987) 등의 연구에 의해 심도있게 밝혀집니다.5)

미스테리아의 핵심에는 죽어서 부활한 신인(神人)이 있고, 이 신인은 고대 이집트시대에는 오시리스(우시르), 고대그리스에는 디오니소스(우리에게는 술주정뱅이로 알려져 있죠), 소아시아에서는 아티스, 시리아에서는 아도니스, 이탈리아에서는 바쿠스, 페르시아에서는 미트라스로 불렸다고 합니다. 그리스도교에 따르면, 예수는 3월 23일 죽었고, 25일 부활했다고 하는데 아티스의 죽음과 부활의 날도 바로 이날이라고 합니다. 예수는 사흘만에 부활하는데 플루타르코스에 따르면, 오시리스도 역시 사흘만에 부활했다고 합니다.6)

그러면 누가 왜, 이 같은 일을 하였을까요? 그것은 바로 아우구스투스의 제국과 같은 로마를 꿈꾸었던 콘스탄티누스 황제(재위 : AD 306~337)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강력한 통치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제국이 영원무궁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그리스도교를 이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 따르면, 성서(Bible)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철저히 국가적으로 기획되고 만들어진 국가 이데올로기 홍보용 책일 뿐이라는 것입니다[마치 소비에트러시아의 '스탈린주의(Stalinism)'나 북조선 인민공화국의 '주체사상'처럼 말입니다].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의 주장인 하나의 제국, 하나의 황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 하나의 신과 하나의 종교가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로마제국의 재건자로 성인처럼 알려져 있는 콘스탄티누스는 니케아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후 아내를 목졸라 죽였고 아들을 살해했습니다. 그는 임종할 때까지 일부러 세례를 받지 않았습니다. 잔혹한 행위를 계속하다가 최후의 순간에 세례를 받음으로써 천국의 자리를 보장받겠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했다고 하는군요.
▲ [그림 ②] 콘스탄티누스 황제

『The Jesus Mysteries』에 따르면, 이 일을 주도한 사람은 이른바 교회박사인 유세비우스(AD 263~339)였고, 그는 이후 자기가 주도한 성서에 대해 조금이라도 어긋나거나 다른 주장을 펴는 모든 사람들을 제거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기독교나 불교, 이슬람교 등과 같은 종교와도 다르지 않는 그리이스의 신앙체계를 거의 연예인 가십(gossip) 거리로 전락시켜버렸다는 것입니다[사실, 올림포스의 남신(男神)과 여신(女神)들이 변덕스럽고 파벌적이며 온갖 엽색행각을 벌리는 것에 우리는 너무 익숙해있습니다]. 유세비우스 덕분으로 예수의 기적은 신성함의 표시인 반면, 이교도의 기적은 악마의 활동이 되고 말았습니다. 켈수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하나님 맙소사, 똑같은 활동을 했는데도 어떤 사람은 신이고 그의 라이벌은 그저 '마법사'일 뿐이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논법인가?"7)

마태, 마가, 누가 등의 복음서도 원래부터 특정한 저자가 있었던 것이 아니며, 문제가 되는 내용들을 끊임없이 수정·보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무작위로 마가복음 10~11장을 뽑아 비교해보니 48 군데나 서로 달랐다고 합니다. 요한복음 역시 후대에 씌어진 것으로, 요한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유창한 그리스어의 축어적인 장문의 설교는 유태인 목수의 아들이 구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8)

그러면서 『The Jesus Mysteries』는 초기 기독교의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사람의 말을 의미있게 인용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쓰는 자는 승리자들이다. 그들은 제멋대로 쓴다. 그러니 기독교의 기원에 대한 전통적 설명에서 자기들은 정통이고 적들은 '이단'이라고 정의했다고 해서 놀랄 것은 없다. 나아가 그들은 자신들의 승리가 역사적으로 불가피했다고 ― 종교적 용어로 말해서 '성령의 인도'를 받은 것이었다고 ― 선전했다. 그들은 자기 만족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9)

필자 주

(1) Timothy Freke『The Jesus Mysteries(예수는 신화다)』(동아일보사 : 2002) 236~246쪽. 단 한 사람의 저서(요세푸스)에 예수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이것 조차도 당대의 기록이 아니라고 한다. 그 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이 기록은 후대에 추가된 것이라고 한다.
(2) Timothy Freke 앞의 책, 21쪽. 그리고 이교도(Pagan)란 원래 시골의 거주자를 경멸해서 부르는 말이었다. 그리스도교인들이 이 말을 사용한 것은 고대인들의 영적 신앙이 원시적인 시골의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리기 위해서였다고 한다(같은 책, 43쪽).
(3) Timothy Freke, 앞의 책, 12쪽. 357쪽.
(4) Timothy Freke, 앞의 책, 81쪽. 83쪽. 119쪽. 피타고라스는 희고 헐렁한 의상을 걸친 '방랑의 현자(賢者)'였으며 사제이자 과학자였다. 피타고라스는 고대 이집트 신전에서 22년을 보내고 고대 이집트 미스테리아의 입문자가 되었다. 피타고라스는 그리스로 돌아와 자기가 배운 지혜를 가르쳤고 기적을 행하여 죽은 자를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같은 책, 55쪽). 뿐만 아니라 피타고라스의 전기를 슨 이암블리코스(AD 250~325)에 따르면, 피타고라스는 '사도들이 쉽게 건너갈 수 있도록 강과 바다의 물결을 잔잔케한 기적도 많았다'고 한다(같은 책, 80쪽). 예수의 12사도 역시 이스라엘의 12부족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황도(태양이 지나는 길)의 상징적인 언급이며 피타고라스 학파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한다(같은 책, 85쪽).
(5) Timothy Freke, 앞의 책, 62쪽.
(6) Timothy Freke, 앞의 책, 24쪽. 107쪽.
(7) Timothy Freke, 앞의 책, 84~85쪽.
(8) Timothy Freke, 앞의 책, 257~259쪽.
(9) Timothy Freke, 앞의 책,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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