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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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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쏘는 사람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30>


활 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과 자세입니다. 두 발을 딛는 자세와 팔의 각도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흉허복실(胸虛腹實) 하여 배는 힘을 주지만 가슴은 비우라고 합니다. 목표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것은 필요하지만 욕심이 앞서면 화살은 과녁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활 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바로잡은 뒤에 쏘아야 화살이 적중한다고 합니다. 그런 이는 화살을 쏘아서 맞히지 못해도 자기를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 자신한테서 원인을 찾는다고 합니다. 원인을 자기 자신한테서 찾는 반구제기(反求諸己)의 태도는 『맹자』의 중요한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중용』에서도 "윗자리에 앉아서는 아랫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아랫자리에 앉아서는 윗사람에게 매달리지 않고 자기를 바르게 하되 남에게서 구하지 않으면 곧 원망하지 않게 되니,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고 싶을 겁니다.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고 애를 쓰다 보니 배후를 찾으라고 하고 촛불 값을 누가 댔는지 알아오라고 하는 것이지요. 아직도 홍보와 계몽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고 애쓸 뿐 반구제기(反求諸己) 할 줄 모르면 사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원인이 자기 내부 어디에 있었는지를 돌이켜 살펴볼 줄 모르면 화살은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와 꽂히게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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