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총은 "지금 판세는 의사들이 대통령 당선을 결정하는 중요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면서 "무상의료를 포함한 보편적 복지공약은 결국 세금, 보험료를 폭등시키고 결국 젊은 사람들이 그 부담을 다 뒤집어써야 한다"는 내용을 "카톡, 페이스북, 인터넷"에 알리자고 나섰다. 이글은 새누리당 심용식 위원(시대정신 이사, 자유주의(뉴라이트)전북포럼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과 같은 주장으로 거짓 선전을 하는 전의총과 같은 일부 의사들에 대한 비판 글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들의 그야말로 황당한 주장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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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우롱
이 자들은 정말 국민이 바보인 줄 안다. 새누리당은 심 위원은 "새누리당이 영리병원 찬성"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책 흑색선전"이란다. 이게 무슨 말인가? 새누리당이 영리병원을 찬성한 바 없다니. 그럼 지난 정권 한나라당에서 영리병원 허용법안을 이명박 정부와 함께 5차례나 발의한 사실을 정말 모른다는 말인가. 아래 표를 보라.
▲ 이명박 정부 시기 정부여당의 영리병원 추진현황 ⓒ보건의료단체연합 |
그것도 영리병원허용만 추진한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시절 정부여당은 개인질병정보를 민영보험회사에 넘겨주는 보험업법, 건강관리서비스를 민영화하자는 건강관리서비스법, 병원에서 채권을 발행하도록 허용하자는 병원채권발행법, 우회적 영리병원 허용법안인 병원경영지원사업 허용 법안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의료민영화법을 발의했다.
새누리당의 국민통합위원이라는 심용식 삼성전주병원장은 자신의 당에서 무슨 법을 발의했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그건 한나라당이고 우린 새누리당이야' 라는 대답을 하고 앉아 있는 것인가? 단언컨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이 모든 의료민영화 추진은 곧바로 재추진될 것이 분명하다.
이 중에는 삼성병원이나 현대병원 등 재벌병원에는 떼돈을 벌어주지만 동네의원들은 망하게 만드는 원격의료 허용방안도 있다. 동네의원들을 대표한다는 대한의사협회의 현 지도부는 자신들의 회원들에게 이런 정책 내용을 제대로 알리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지 모르겠다.
동문서답
▲ ⓒ뉴시스 |
'3대 비급여'인, 간병비, 특진료, 병실료에 대해 '추후'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정책이라고 강변하는데, 박근혜 후보 공약집에 간병비에 대한 공약은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설립" 딱 한 가지뿐이다. 즉 "가족단위의 사회공헌 활동을 점수화해서, 가족 중 노인의 간병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축적된 점수를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금 요양병원 환자의 88%, 종합병원 환자의 49.7%,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등) 환자의 72%가 간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부모는 맞벌이로, 아이들은 입시로 시간을 낼 수가 없다. 그런데 가족의 사회봉사 점수로 노인을 돌보라는 것이 박근혜 후보 공약의 전부다. 추후 간병재정을 대겠다니? 이건 내가 대통령 되게 해 주면 하겠다는 박근혜 후보의 TV토론의 뉘앙스와 어딘가 닮지 않았는가?
근거 없는 모략
셋째 '어르신 임플란트 건강보험' 에 필요한 예산이 3000억 원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 새누리당 심 위원은 임플란트에 대한 재정은 3000억 원을 추계해놓았으므로 어금니부터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근거는 없다. 다만 그렇게 추계가 됐단다. 자신이 주장하면 그것이 근거가 되는 것. 이 또한 누구랑 참 많이 닮지 않았는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들의 상실 어금니 수는 평균 4.86개이니 65세 이상 노인의 상실 어금니 총 개수는 2700만 개쯤이다. 노인 임플란트 재정추계(본인부담금 30~50%로 가정)를 했을 때 적게 잡아도 약 8조5000억 원~12조 원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심 위원은 "노인 임플란트만 20조가 소요되고 어금니만 적용한다 해도 10조 원이 든다는 것은 근거 없는 모략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상대방에 대해 "모략"이라는 말까지 쓰려면 자기주장 최소한의 근거를 밝혀야 상식이다. 그런데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의료분야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아니라면 아닌 것이고, 새누리당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란다.
급여와 비급여에 대한 무개념
넷째 자기 공약을 제대로 모르고 있거나 의료제도 기초 개념 헷갈리기.
새누리당의 본인부담 상한제는 저소득층의 의료비상한을 50만 원으로 낮추었기 때문에 좋은 것이고, 민주당의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도 비급여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란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다르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현재 200~400만 원으로 되어있는 본인부담상한제를 50에서 500만 원으로 10개로 세분한 것뿐이고 3대 비급여(병실료, 특진료, 간병비) 등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 의료비 경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도 의료비 문제는 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의 문제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공약자료집에 나온 공약은 이러한 비급여를 포함한 100만 원 상한제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새누리당 심 위원 자신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 위원이 내게 반론한 글을 보면, 위와 같은 비판을 해 놓고 그다음 단락에는 "민주당의 비급여 건강보험 적용은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비난하고 있으니 말이다.
비급여를 포함하지 않았으니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주장과, 비급여를 포함하였으니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주장을 어떻게 글 하나에 동시에 쓸 수 있단 말인가? 설마 병원장이 급여/비급여의 개념을 모른 척하는 것? 여기서 나는 조류의 머리에 대한 비유를 쓰고 싶은 강렬한 유혹을 느낀다.
세금폭탄론
마지막으로 드디어 세금폭탄론이 등장하셨다.
새누리당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비급여의 급여화)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를 도입하면 13조 원에서 20조 원이 들고 이는 국민에게 세금폭탄, 보험료 폭탄이 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는 과도한 재정추계다.) '복지국가'에 대한 주된 비판도 바로 이 '세금폭탄론'이다.
그러나 실제로 서구의 복지국가를 보면 서민들에게 세금폭탄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과 재벌, 그리고 보수 이데올로기에 물든 집단들이 주장하는 '세금폭탄론'은 재벌들과 부유층 즉 자신들이 내야 할 세금을 주어를 바꾸어 마치 서민들이 내야 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다. 재벌과 부유층에게 4년 동안 감면해준 88조 원, 4대강에 들인 22조 원, 여기에 재벌들이 사내보유금으로 쌓아놓은 수백조 원이면 복지재원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필자는 민주당이나 문재인 후보에 그다지 기대하는 바가 없다. 민주당이 과연 노동자 서민의 편에서 재벌들과 극소수 부유층에 대한 부자증세를 할 것인가는 여전한 의문이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부자들에 대한 계속적인 감세를 통해 이명박 시기만큼이나 국고를 털어 부자들과 재벌들에게 나누어줄 것이라는 점은 너무도 분명하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의료는 물론 전기, 가스, 철도 등 공공부문 민영화와 재벌규제완화와 특혜부여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재벌들에게 가져다 바치자는 정책을 이명박 정권 내내 공공연하게 추진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집단이다. 그리고 그들이 추진할 정책은 서민들에게는 공공요금폭탄, 물가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다. 나는 의료공약만 보더라도 박근혜보다는 문재인과 다음 5년을 싸우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입만 열면 거짓말에, 국민을 바보로 아는 부정부패 집단에 정권을 5년간 또 맡긴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참으로 역겹다. 내일 우리가 투표해야 하는 이유다.
▲ ⓒ보건의료단체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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