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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치이는 한인 사진 게재…'막장 언론' 비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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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치이는 한인 사진 게재…'막장 언론' 비난 쇄도

<뉴욕포스트> 사진 기자, 구조 외면하고 촬영만

사진기자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구해야 할까? 아니면 그 순간을 기록해야 할까?

이 질문에 뉴욕 시민들은 '구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전철역에서 50대 한인 남성이 지하철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사진 기자가 구조는 하지 않고 사진 촬영만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문제의 사진을 게재한 곳은 언론 재벌 루퍼드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뉴욕포스트>라는 신문이다. 뉴욕에서 발행되는 이 신문은 4일 자(현지시간) 1면 전면에 지하철 철로에 떨어진 남성과 이 남성을 향해 돌진하는 지하철을 찍은 사진을 싣고 '이 사람이 곧 죽는다'는 제목을 달았다.

1면에 이 사진과 문구가 들어간 신문이 발행되자 이를 본 독자를 비롯, 각지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가 지하철 선로에서 몇 초 후면 죽음을 맞이할 남성의 사진을 올려 독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문제의 사진을 찍은 프리랜서 사진기자 R. 우마르 아바시의 사진을 발행했었던 뉴욕 뉴스사이트 고다미스트의 반응을 보도했다. 고다미스트는 다른 뉴스 회사들이 문제의 사진을 재발행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인 행위인지 의문이 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사진기자인 아바시가 선로에 떨어진 남성을 도와줄 시간이 충분했다는 비판 의견을 실었다.

뉴욕시 통근자 권익단체인 '스트랩행어스 캠페인(Straphangers Campaign)의 대변인은 <USA투데이>에 <뉴욕포스트>의 커버 사진은 정말 재앙적이지만 우리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 커버사진을 본 순간 숨이 턱 막혔다고 밝혔다.

사진에 대한 비난이 일자 아바시 기자는 선로에 떨어진 남성을 끌어올리기엔 힘이 약해서 직접 나설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구조에 나서는 대신 열차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려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플래시를 터뜨린 것이 선로에 떨어진 남자를 도와주려는 시도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가 있다. 미국 시사잡지 디 아틀랜틱 와이어의 알렉산더 압도스 산토스는 "지하철 기관사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플래시를 터뜨렸다고 하는데, 아마 이 플래시가 기관사의 시야를 가렸을 것"이라며 "플래시를 터뜨리는 것이 플랫폼 아래에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및 페이스북 등 SNS에 올라온 시민들의 반응도 아바시 기자의 행위에 대한 비난 일색이었다. '뉴스가 넘어서는 안 될 윤리적 선을 넘었다', '뉴스가 선정주의에 점령당했다' 등 이른바 황색언론(옐로 저널리즘)을 비판하는 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 뉴욕시민들은 모두 양과 같다며 남자를 구하기 위해 용기 있게 나선 사람이 없었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한편 지하철에 치여 사망한 한인은 엘름허스트 지역에 거주하는 한기석(58) 씨로 밝혀졌다. 그는 3일(현지시간) 낮 12시 30분쯤 맨해튼 49스트리트역 플랫폼에 서 있다가 덩치가 큰 20대 흑인 남성과 이야기 중 이 남성이 떠밀어 선로로 떨어졌다. 플랫폼에 다시 올라오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지하철에 치였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3시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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