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카스트로 "선한 하나님은 부시가 아닌 나를 보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카스트로 "선한 하나님은 부시가 아닌 나를 보호"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262> 부시의 '장군'에 '멍군'으로 대응

미 중앙정보국(CIA)이 마피아까지 동원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를 독살하려 했다는 사실이 공식문건을 통해 최근 밝혀진 가운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카스트로가 죽기를 희망한다는 뉘앙스가 담긴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8일 "어느 날 선한 하나님께서 피델 카스트로를 데려갈 날이 올 것"이라면서 "카스트로 사망 이후를 대비해 쿠바 민주주의에 대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쿠바 언론들은 "미국 교회에서나 나올법한 말이 뉴 포트의 해군대학교에서 부시의 입을 통해 나왔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지금 세계전역에는 상당수의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진 나라들(쿠바, 베네수엘라, 북한, 이란, 이라크 등)이 존재한다는 등 아주 고명한 어조로 쿠바를 비난했다"고 꼬집었다.
  
  쿠바 일간지 <그란마> 등은 "부시는 마치 쿠바의 현 상태에 대해 진정으로 염려를 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며 선한 하나님에게 (왜 빨리 카스트로를 데려가지 않는가 하는) 넋두리를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 해군대학교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 "우리의 이웃나라들 가운데 유일하게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못한 나라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쿠바"라면서 "쿠바 국민들도 자유를 누리며 살아야 한다는 게 나의 강한 신념"이라고 말했다.
  
  부시는 이어 "쿠바의 민주화는 우리의 관심사이며 쿠바 국민들도 옛 체제 속에서 억압을 받는 것 보다 더 낳은 삶을 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쿠바 언론들에 따르면 백악관 출입기자단 가운데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백악관 대변인에게 "부시 대통령의 이 발언은 카스트로가 사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느냐"고 질문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 측은 "대통령께서는 불가피한 상태(카스트로의 늙고 병든 상태)를 이야기했을 뿐"이었다고 짧게 해명했다.
  
  카스트로 "미 중앙정보국은 살인기계"
  
  그러자 카스트로가 직접 나섰다. 그는 "선한 하나님의 보호를 받고 있는 백악관의 관리들과 그 두목(부시)은 수천 년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진 다음 "나는 왜 부시 등 수많은 미 대통령들이 나를 암살하라고 명령을 내렸는데도 아직까지 살아남았는지 그 이유를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선한 하나님이 나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맞받아쳤다.
  
  카스트로는 또 쿠바의 <반항하는 젊은이들(후벤뚜드 레벨데)>이라는 일간지에 '살인기계'라는 제하의 기고문까지 보내 "미 제국주의는 냉전기간 동안 쿠바를 향해 경제제재 조치는 물론 갖가지 공작을 통해 지속적으로 나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며 "미국은 중앙정보국 요원들을 살인기계로 키웠다"고 비난의 톤을 높였다.
  
  그는 이어 미 정보기관들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범인 리 하비 오스왈드를 쿠바로 보내 케네디 대통령에 대한 암살 음모를 쿠바와 러시아에 뒤집어씌우려는 공작을 진행했었다고 폭로했다.
  
  카스트로는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한 오스왈드는 단독범이 아니라 조직적인 공작에 의한 하수인에 불과했으며, 오스왈드는 이 공작에 철저하게 이용당한 하나의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는 그 근거로 당시 멕시코 주재 쿠바 대사관이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인사를 통해 오스왈드의 쿠바 비자 신청을 받았었는데 그의 최종 목적지는 러시아로 돼있었다고 공개했다. 미 정부 당국이 오스왈드를 쿠바를 통해 러시아로 피신시키려고 했다는 얘기다. 물론 쿠바 정부는 오스왈드에게 입국비자를 발급해 주지 않아 그 계획이 무산됐다는 게 카스트로의 주장이다.
  
  카스트로는 마지막으로 부시 미 정부를 향해 에이브러햄 링컨이 말한 "당신은 몇 사람을 잠시 동안 속일 수가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을 언제까지나 바보로 만들 수는 없다"는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기고문을 마쳤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