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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올해 인플레이션 1500000%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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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올해 인플레이션 1500000% 예상"

하루에 두 배씩 올라…"사람들이 화폐를 믿지 않는다"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27년 째 철권통치를 이어가고 있는 아프리카의 짐바브웨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한 해 인플레이션이 150만%에 달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는 민심이반과 정부불신으로 이어져 무가베 정권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남아 있는 연금이 우표 값도 안 돼"
  
  크리스토퍼 델 짐바브웨 주재 미국 대사는 21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50만%의 인플레이션이 허황된 얘기로 들리겠지만 지금 분위기에선 과한 예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짐바브웨 정부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55% 상승했고 연간 인플레이션으로 계산해 전년과 비교하면 4350%가 올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와 무관한 경제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은 실제 인플레이션은 1만1000% 이상이며 여기에 가속도까지 붙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
  
  살인적 인플레이션은 암시장 환율을 통해 체감할 수 있다. 델 대사는 "지난주엔 1파운드에 16만ZD(짐바브웨 달러)였던 암시장 환율이 금주엔 40만ZD로 올랐다"고 전했다. 달러의 경우 정부는 1달러당 250ZD로 환율을 고정해 뒀지만 암시장에선 1달러를 갖고 가면 25만ZD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한 사람이 하루에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출금 한도를 150만ZD로 제한하고 있어 수중의 돈으로는 하루치 생필품을 사기도 벅찬 상황이 됐다.
  
  시시각각 오르는 물가 때문에 벌어지는 진풍경도 적지 않다. 골프장에서는 골퍼들이 음료수를 사 먹고선 그 자리에서 값을 지불하려고 골프장 측과 실랑이를 벌이기 일쑤다. 18홀을 다 돌 동안 음료수 값이 얼마나 더 오를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최근 연금회사로부터 더 이상 공지문을 보낼 수 없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의 구좌에 남아 있는 자금이 우표 값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 실물경제는 물물교환의 시대로 되돌아갔다. 일용 노동자인 리차드 무콘도 씨는 임금 대신 받아온 비누 몇 개를 시장에 가서 옥수수 빵 두 바가지와 바꿨다.
  
  토니 하우킨스 짐바브웨 대학 경제과 교수는 "시골엔 더 이상 현금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돈은 생기자마자 써버려야 하고 현물을 쥐고 있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는 것이다.
  
  이에 델 대사는 "모든 것이 불안정하다"며 "사람들은 통화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화폐를 발행하는 정부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델 대사는 이미 짐바브웨 경제가 붕괴 위기에 처했고 이로 인한 분열과 불안정이 무가베 정권의 결말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 익명의 한 구호단체도 "올해 내 짐바브웨 경제가 붕괴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에는 군부나 여당 등 무가베 비호 세력 내에서마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주 현역 군인과 퇴직 관료를 포함한 6명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짐바브웨 법원에 기소됐으며 이들이 모의한 쿠데타에 여당 인사들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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