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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하리리 특별법정 설치 결의…레바논에 또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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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하리리 특별법정 설치 결의…레바논에 또 '회오리'

레바논 북부 교전 재개…러, 美 역할 비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0일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용의자 재판을 위한 특별 국제재판소 설치를 결정했다.
  
  이로써 하리리 국제재판소 설치 문제로 내전 일보 직전에 놓여 있는 레바논의 정정은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이날 투표를 통해 재판소 설치에 대한 구속력 있는 결의를 반대 없이 찬성 10표 대 기권 5표로 채택했다. 기권국은 중국,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카타르였다.
  
  결의는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의 요구에 따라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공동으로 마련한 것으로 국제재판소 설립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레바논 내 각 정파들 간의 합의가 먼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제법정 설립협약을 6월 10일자로 발효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는 6월 10일까지 레바논 의회가 재판소 설치에 실패하면 국제재판소 설치에 대한 유엔과 레바논 정부 간 협정을 자동 발효시켜 레바논 이외 지역에 유엔 헌장 7장에 따른 재판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러 기권…일방적인 재판소 설치에 회의적
  
  하리리 전 총리는 지난 2005년 2월 대규모 트럭 폭탄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유엔은 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시리아는 하리리 암살사건 이후 발생한 대규모 항의시위 때문에 29년 간 주둔해 온 레바논에서 철군했지만 자신들이 암살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레바논 내부에서도 국제재판소 설치에 반대하고 있는 친시리아 진영(헤즈볼라 등)과 서방의 지원 아래 국제재판소 설립을 추진하는 시니오라 총리 정부(반시리아, 하리리 추모 입장)가 반목을 거듭하고 있어 실제 재판소 설치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친시리아 진영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레바논 내 갈등도 보다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리리 암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가 결의 채택을 통해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결의 채택으로 레바논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리아 정부는 "유엔 헌장 7장에 따른 국제재판소 설치는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며 레바논 상황의 악화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면서 "재판소에 대한 시리아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기권표를 던진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레바논의 모든 정파의 지원을 받는 재판소만이 효과적인 재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의에 따른 일방적인 재판소 설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암살자 처벌은 지지하지만 재판소 설치가 오히려 레바논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미국의 레바논 군수 지원 비판
  
  한편 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민병대 '파타 알 이슬람' 간의 교전이 29일 오후 재개됐다.
  
  이날 교전은 레바논 정부군이 민병대가 은신 중인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 인근 '나르 알 바레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포격을 퍼부으며 시작됐다. 양측은 지난 20일 첫 교전 이래 지금까지 정부군 31명, 민병대원 60명, 민간인 20명 등 최소 111명이 숨졌다. 이날 충돌은 양측이 휴전에 합의한 지 1주일만에 벌어진 일이다.
  
  레바논 정부군은 20일부터 시작된 양측의 충돌이 이슬람 극단세력인 파타 알 이슬람에 의해 시작됐다고 주장하며 그 단체가 하리리 국제재판소 설치를 반대하는 시리아의 지원을 받고 있고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도 연계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레바논 정부군이 은행강도를 잡는다며 파타 알 이슬람을 먼저 공격해 최초의 교전이 벌어졌고, 29일 재개된 교전 역시 정부군의 공격으로 촉발됐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레바논 정부의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비등하다.
  
  레바논 정부군은 정부군이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진입하지 않고 치외법권을 인정한다는 양측의 협약을 깨고 난민촌에 진입하고 총격과 포격을 가했다.
  
  미국이 지난주 교전 발생 직후 레바논의 요청에 의해 수송기, 탄약, 기타 군수품 등을 지원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30일 베를린에서 열린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레바논에 대한 미국의 군수 지원은 레바논의 불안정을 가속화한다며 군수 지원에 대한 국제 협정을 따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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