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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군경과 팔레스타인 민병대 충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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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군경과 팔레스타인 민병대 충돌, 왜?

하리리 암살 국제재판소 설치 둘러싼 갈등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을 조사할 국제재판소 설치를 두고 내전 일보 직전에 처한 레바논에서 재판소 설치를 찬성하는 레바논 정부군·경찰과 팔레스타인 난민들로 구성된 민병조직이 충돌해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BBC> 방송은 20일(현지시간) 오전 일어난 양측의 교전으로 레바논 보안요원 23명과 팔레스타인 민병대원 15명, 민간인 2명 등 최소 4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1975~90년 레바논 내전 이래 최대의 충돌로 기록됐다.

<AP>통신은 사망자수를 최소 39명, <로이터>는 48명이라고 전하고 있으며 6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사망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정부는 국제재판소 찬성…시리아는 반대

이날 레바논 군경과 충돌한 팔레스타인 민병조직은 팔레스타인의 구 집권 세력 파타당과 연계가 있는 동시에 친 시리아 계열로도 알려진 무장조직 '파타 알 이슬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 서방' 및 '반 시리아' 계열인 현 레바논 정부는 파타 알 이슬람이 시리아 정보기관의 조종을 받고 있으며 국제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와도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사건 직후 아미드 팟팟 레바논 체육청소년부 장관(전 내무부 장관)은 시리아가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사건을 조사할 국제재판소 설치에 반대하기 위해 파타 알 이슬람 요원들을 동원해 충돌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2005년 하리리 전 총리 암살이 시리아 정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됐다고 주장하는 레바논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재판소에 찬성하고 있다.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가 이끄는 현 레바논 정부는 서방 및 사우디와 가깝고, 같은 반 시리아 계열로 총리를 지낸 하리리를 추모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리아는 하리리 총리의 암살에 자신들이 개입한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사건이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은 지난주 하리리 국제재판소 설치를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회람했다.

팟팟 장관은 "레바논의 안보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도 파타 알 이슬람이 레바논의 안정을 저해하기 위한 시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정부 "시리아가 무장조직 동원해 정정불안 조장"

20일 오전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80km 가량 떨어져 있는 트리폴리 시내와 인근 나르 알-바레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 이날 교전은 레바논 군과 경찰이 은행강도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파타 알 이슬람 요원들이 개입하며 촉발됐다.

레바논 당국은 트리폴리 남동쪽 마을인 아미운에서 19일 무장괴한들이 은행에 침임해 12만5000달러 상당의 현금을 강탈해 간 사건이 발생한 뒤 이 조직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여 왔다.

그러나 파타 알 이슬람은 성명을 통해 레바논 군이 지속적 도발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조직의 대변인인 아부 살림은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레바논 군경이) 트리폴리에 있는 우리 형제들을 계속 잡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우리는 레바논에 있는 수니파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레바논 군경이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진입하지 않기로 한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레바논 군은 파타 알 이슬람이 난민촌 주변의 군 초소를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폭발 사고

양측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나르 알 바레드 난민촌 주변에서 양측의 싸움이 벌어져 레바논 병사 1명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레바논 당국은 이 조직이 지난 2월 베이루트 근교에서 3명을 숨지게 한 버스 폭탄테러를 저질렀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 후 레바논 당국은 약 3만 명의 난민이 살고 있는 이 난민촌 주변의 경계를 강화했다.

그러나 파타 알 이슬람은 버스 폭탄테러와 자신들이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바논에는 현재 12개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있다. 이곳에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는 난민 30만~4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난민들이 민병조직 형태의 자경대를 조직해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난민촌들은 레바논 당국의 사법권이 행사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트리폴리 교전이 발발한 이날 오후 수도 베이루트 북부 아쉬라피에 시내 기독교도 거주지에서 강력할 폭발불이 터져 63세 여성 등 최소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해 레바논 정정불안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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