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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큰 문제 없어, 앞으로 사태진전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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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아직은 큰 문제 없어, 앞으로 사태진전이 중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23]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경태 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내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년 정부전망치인 4.6%보다 낮은 4.3%로 잡았고, 민간경제연구소는 이보다 훨씬 낮은 3%대로 잡고 있습니다.

북핵사태로 긴장과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국내기업과 외국인들의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보이고 소비심리도 냉각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최근에는 경기부양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경태 원장을 초대해서 북핵사태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펼치는 것이 좋은가 또 북핵사태가 오늘부터 열리는 한미 FTA 4차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경태 원장입니다.

이경태 원장은 1947년 부산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산업연구원 부원장,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교육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했으며 98년부터 2001까지 대외경제정치연구원 원장을 지낸 데 이어 지난해부터 다시 원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 벌써 2주일이 됐는데 북한의 핵실험이 한국경제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경태 :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지금은 소강상태라고 보여집니다. 핵실험을 한 당일에는 우리 금융시장에 상당히 큰 충격을 줬죠. 주가도 많이 떨어지고 환율도 많이 올라갔지만 다음날부터 회복돼서 지금은 거의 금융시장은 핵실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외국인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평가도 이번 핵실험이 한국경제에 대해서 근본적 악재로 작용할 것 같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상황은 앞으로의 사태 진행 여하에 따라 더 긴장이 고조될지 또는 더 대화국면으로 들어갈지가 불확실하지만 불안요인은 잠재적으로 잠복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외국인 말씀을 하셨지만 핵실험을 한 10월 9일에는 국내의 개인투자가들은 대체로 주식을 파는 쪽이었고 외국인 투자가들은 많이 사서 주가를 보태줬다고 평가되고 있는데, 그걸 약간 더 진전시키면 외국의 이른바 큰 손들은 북핵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게 아니냐... 그런 시각도 있는 것 같아요. 이원장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경태 :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파는데 외국 기관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한 이유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해석하려고 노력해 왔죠. 최근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계속 우리 주식을 팔고 순매도 입장에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그 날은 순매수를 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보면 순매수를 한 날도 있고 순매도를 한 날도 있고, 적어도 최근에 외국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순매도의 입장을 바꾼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해석하기를 아마도 기관투자자들이 과거 한반도에서의 북핵을 둘러싼 몇 번의 위기상황을 보니까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고 곧 회복되더라. 그걸 알고 단기매매차액을 노린 행동의 결과가 아니었겠느냐.. 저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반면에 한국 정부의 경제위기관리시스템에 대해서는 약간 점수를 주기 어렵다. 일부 고위관리께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이경태 : 제가 보니까, 재경부에서는 핵실험 이후 즉시 경제동향팀을 가동해서 우리 금융시장의 동향, 외국 투자자들의 동향을 즉시즉시 파악하는 걸 봤습니다. 그리고 최근 와서 부총리의 발언을 보면 경기부양책의 필요성, 특히 북핵 때문에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나오면 경기부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크게 봐서 근본적으로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은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어떤 사태가 진행된 이후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것과 북핵사태 이후 시장의 불안심리가 부분적으로 생기고 그게 더 가중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선제적인 정책 제시나 선제적 메시지를 보내는 데에서 약간 기민하지 못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 일단은 진정국면이라고 하지만 지난주 초만 해도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많았고. 그럴 경우 과연 어떤 영향이 올 것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전망이 있었는데.. 만약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우리 경제에도 상당히 타격이 크겠죠?

이경태 : 아무래도 그렇다고 봐야 됩니다. 2차 핵실험설이 나온 후에는 중국까지도 2차 핵실험을 하면 굉장히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었거든요. 북한이 만약에 2차 핵실험을 한다면 경제제재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훨씬 더 경화될 가능성이 있구요, 그렇게 되면 북한이 받는 경제적인 충격이 더 커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경우에 북한이 즉시 자기 입장을 굽히고 대화국면으로 나올 것이냐, 현재까지 북한의 행동으로 미뤄볼 때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 같지는 않거든요. 북한도 거기 대응해서 또 다른 추가적인 사태를 악화시키는 추가적 행동을 한다면 결국 긴장의 에스컬레이터가 되고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도 높아질 수 있고. 제가 그 당시 염려했던 것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국지적이지만 사전에 계획된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게 아니냐. 그렇게 될 경우 일시적으로 국내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고. 지난 10년동안 한반도에서는 그런 군사적 긴장이 없었습니다. 내국인, 외국인을 막론하고 우리 시장 참여자들이 군사적 긴장에 전혀 훈련이 안 돼 있고 익숙지 않거든요.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저는 전망합니다.

박인규 : 그 당시 이경태 원장께서,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이스라엘을 봐라. 이스라엘처럼 하면 준전시상황, 위기상황이라도 경제를 관리해 나갈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스라엘의 예를 드신 겁니까?

이경태 : 최악의 상황까지 갔을 경우 우리 경제가 거덜나는 게 아니냐는 일종의 공황심리가 있었어요. 제가 이스라엘의 경우를 한 번 들여다 봤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니까 이스라엘은, 잘 아시겠지만 수십년 동안 중동국가들과 많은 전쟁을 했고 전쟁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군사적 긴장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이스라엘이 적어도 4,5%의 경제성장을 계속했고 1인당 국민소득이 18000불 정도로 높거든요. 그리고 금년도에 들어와서 특히 헤즈볼라와 큰 전투를 했는데도 금년도 경제성장전망이 4% 정도로 나오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외자도 금년도에 한 20억불 정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래서 제가 우리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최악의 경우로 가더라도 이스라엘보다는 덜할 텐데 이스라엘을 보면 거시경제의 운용을 건전하게 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동맹을 튼튼히 유지하면 결국 그런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유지되고 경제성장을 계속할 수 있더라. 그래서 국지적인 도발이 있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고 해도 우리가 너무 공황상태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권오규 경제부총리께서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지는 않겠지만 경기관리를 좀 해야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경기관리라는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됩니까?

이경태 : 제가 한 말이 아니라 해석이 쉽지 않지만, 결국 경기부양이건 관리건 이렇게 해석합니다. 정부의 거시정책은 어느 나라 정부든 다 하고 있습니다. 거시정책의 기본적 목표가 뭐냐면 실제경제성장률이 그 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보다 더 높아지거나 떨어졌을 때 인플레를 막고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서 긴축적인 정책을 쓰기도 하고 경기부양책을 쓰기도 하는 것이거든요. 제가 볼 때는 부총리의 경기관리라는 것도,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이 4% 이하로 떨어진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몇 퍼센트냐에 대해서, 어떤 사람들은 4.5%라고 하고 낮게 잡아서 4%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 성장률이 4% 이하로 떨어지면 상당히 국내의 실업이나 국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많이 줄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좌시할 수 없다. 거시적인 수단을 써서 경제를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하도록 해야겠다 하는 의미로 썼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해서 정부나 민간기업에서 여러 가지로 평가가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서민들은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북한의 핵실험 하나의 부정적 요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관리가 가능하다고 본다면, 새로운 요인이 추가가 됐는데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정부에서 해야 될 일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이경태 : 권오규 부총리가 이미 내년도에 재정집행을 조기에 실행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발언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사태가 더 긴장국면으로 들어가고 경제가 만약 4%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할 겁니다. 예를 들어서 재정 면에서 보면 내년도 예산구성을 보면 복지관련지출은 많이 늘어난 반면 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한 경제관련지출은 별로 늘지가 않았거든요. 그런 부분의 지출을 더 늘린다든가 또는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투자세공제제도를 도입하고 확대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또 금리정책도, 지금 미국도 추가적 금리인상이 당분간 없을 거라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그런데, 경기가 만약에 더 악화되면 금리인하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박인규 : 오늘부터 제주도에서 한미FTA 4차협상이 열립니다. 여당의 고위관리께서는 그런 말씀도 하신 것 같아요. 북한핵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라도 한미FTA가 빨리 성사돼야 한다. 말하자면 북핵사태와 한미FTA를 연결시키는 생각도 하고 계시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경태 : 그렇게 1대 1로 너무 연결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분위기상으로는 북핵사태 이후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한미 양국이 공히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한미FTA가 결렬되면 상당히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분위기상으로는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 쪽에서 일방적으로 미국의 안보협력이 필요하니까 한미FTA협상에서 양보를 좀 더 하자든가, 이렇게 소위 안보와 경제적인 실리를 바꾸는 협상은 별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FTA협상은 국민들의 반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협상결과에 대해서 엄중하게 볼 겁니다. 그래서 협상에서 우리가 주고받은 결과가 한미 양국이 서로 공히 윈윈할 수 있는 결과가 돼야 할 겁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북한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남북간의 경제협력을 어떻게 끌어가야 될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나서 유엔에서 상당히 강력한 대북 경제제재를 결의했습니다. 대북경제제재가 북한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일부에서는 북한은 6.25 이후 50년 동안 제재를 당했기 때문에 이번 제재가 별 의미가 없다고 보는가 하면, 중국이나 한국이 제재를 가하면 상당히 타격이 갈 수 있다고도 보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또 중국 같은 나라는 어떻게 제재할 것인지..

이경태 : 조금 전에 말씀하신 두 가지 견해가 다 맞는 것 같은데요, 우선 북한 경제는 지금 외부로부터 수혈이 없으면 지탱할 수 없는, 자생력을 완전히 잃은 경제입니다. 경제제재가 전면적으로, 또 중국 한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들의 확실한 공조 하에서 이뤄지면 나중에는 북한경제의 붕괴까지도 가능한 얘깁니다. 지금까지 대북경제제재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얘기는, 예를 들어 일본이 제재를 강화하면 중국이나 우리나라가 지원해 주는 상황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유엔의 제재는 주변 5개국이 전부 참여한다는 데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이 북한의 생명선이라고 볼 수 있는 에너지와 식량의 지원을 전면 금지할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죠. 중국의 대외전략상 미뤄볼 때, 그렇다면 이번 제재가 북한에 대해서 과거와 비교해서는 굉장히 큰 타격을 주겠지만 북한체제의 붕괴까지 이어질 정도로 강력한 제재는 아닐 것이다. 중국이 그걸 바라지 않고 어떤 의미에서는 대한민국도 바라지 않고.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과거에 비해서 이번 제재가 장기간 지속되면 북한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사실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명이 많았구요. 그것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도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원은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개성공단도 상당히 관심이 되고 있는데 개성공단을 철수한다고 할 경우에, 일부에서는 그동안 투자한 게 얼마고 거기 있는 민간기업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 그런 지적도 있는 것 같아요. 개성공단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이경태 : 개성공단사업을 완전 중단하는 경우 남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로는 미미하다고 봐야죠. 그러나 그동안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액이... 아마 공단조성, 인프라 건설, 그리고 지금 15개 정도 들어간 기업들의 투자를 다 합쳐서 거의 2천8백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되면 첫째 지금 입주해 있는 기업이 퇴출해야 되니까 기업들에게 아주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업들에 대해서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보상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올 겁니다. 두 번째는, 개성공단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완성되면 쉽게 말씀드려서 지금 창원 정도의 규모가 될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북한경제에 대해서는 엄청난 비중과 파급효과를 가질 것이고, 또 남한경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비중을 갖게 될 겁니다.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에 대해서 우리가 결정할 때 고려해야 될 사항 중 하나가, 이 두 가지 사업은 계속해서 확장국면에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가지는 독자적인 영향력이 커지는 거거든요. 그러면 나중에 북한이 다시 이런 위험한 행동을 했을 때 남한이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더 커지는 거죠. 그런 전략적인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물론 국제사회의 제재움직임에 공조해야 되고 북한에 대해서도 우리가 확실하게 뭔가 제재를 할 수 있다는 학습효과를 줘야 되지만, 이것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전략적 의미를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미FTA에서 개성공단의 원산지 표시가 중요한 이슈 아닙니까.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표시와 대미수출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들... 협상의 문제긴 하지만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경태 : 이건 핵실험 이전에도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FTA협상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남한 제품으로 인정받는 건 쉽지가 않고, 다만 앞으로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북핵문제가 진전되면 그때 가서 다시 협의할 수 있다든가 하는 일종의 유보적인 걸 넣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들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곤 했었죠. 그런데 핵실험 이후에는 그런 얘기조차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더 줄어들었습니다. 협상의 타결을 위해서 본다면 이걸 너무 높은 비중을 두는 게 실익에 부합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죠.

박인규 : 남북경협의 딜레마라고 할까요... 우리 정부를 비롯해서 민간에서 북한의 핵은 용납할 수 없고, 뭔가 행동을 보여줘야 되고. 다만 장래의 남북교류를 생각하면 경제협력을 완전히 끊을 수도 없다고 말씀하셨고,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 인정할 수 없지만 경제교류는 계속해야 된다. 그런 걸 어떻게 행동의 수준에서 보여줘야 될지, 어느 정도가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이경태 : 참 쉽지 않은 문제 같아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조심하는 것은 북한에 대해서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도 있고, 이런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있을 때 우리나라가 주도하지 못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경우에는 이미 북한이 핵실험을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해 모든 나라들이 엄중한 경고를 했거든요. 그랬기 때문에 핵실험에 대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엄중한 조치를 해야 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죠. 그러면서도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습니다만 남북경협이 갖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의미를 볼 때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정말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박인규 : 어쨌든 북한의 핵실험이 한국경제의 또 다른 위기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경제를 제대로 끌어가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이경태 : 우리의 내년도 경제전망이 금년보다는 좀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 전망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설상가상으로 북한 핵문제가 더해지면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는데 이럴수록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 조치들.. 규제를 더 완화한다든가.. 이런 것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국제협력, 국제공조의 중요성이 더 커집니다. 이런 사태가 올수록 경제의 불안심리가 가중되는데, 이럴 때 우리가 국제공조를 긴밀히 해서 국제공조가 공고하고 확실한 이상 북한이 아무리 핵을 갖고 장난을 쳐도 우리 한반도에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상은 없다는 확신을 시장참여자들에게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유연한 대응과 국제공조가 중요하다. 아무튼 북한 핵실험 문제가 잘 풀려서 한국경제가 한 번 더 도약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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