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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극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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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 연극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20] 국제연극평론가협회 서울 특별총회 김윤철 조직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우리나라의 근대연극은 1902년 조선황실이 우리나라 최초의 공연장인 협률사를 정동에 세우면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률사는 당시 운영 책임자인 이필화에 의해 1906년 문을 닫게 됩니다. "연극이란 배우나 천한 무리가 생계를 위해서 벌이는 구차한 행위에 불과할 뿐" 이라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연극문화에 대한 관료층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제자리를 잡지 못한 채 문을 닫게 된 건데요, 그 후 신극운동이 일어나면서 국립극장인 원각사가 1908년 문을 열게 되고 이인직의 <은세계>를 시작으로 한국의 연극은 자유롭게 대중과 만나게 됩니다.

시대의 갈등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성장해온 한국연극 100년..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쟁쟁한 배우와 연출가 극작가들도 있지만, 연극을 평가하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온 비평가들도 있는데요,

이번에 국제연극평론가협회 5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특별총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국제연극평론가협회 50주년 기념 서울 특별총회 조직위원장인 김윤철 교수를 초대해서 특별총회의 주제와 내용은 무엇인지 특별총회 개최가 한국연극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국제연극평론가협회 50주년 기념 서울 특별총회 김윤철 조직위원장입니다. 김윤철 위원장은 1949년 생으로 미국 브리검 영 대학교에서 연극학 박사를 받았고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제연극평론가협회 부회장, 연극전문지인 "연극평론"의 편집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등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우선 서울 특별총회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제가 듣기로는 국제연극평론가협회 정기총회가 2년마다 지난 3월에 정기총회를 했다고 하는데 서울에서 다시 총회를 하게 됐어요.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김윤철 : 이 협회가 1956년도에 파리에서 시작되고 50년이 지났는데 특별총회라는 이름의 총회를 갖기는 저희로서도 처음입니다.

박인규 : 국제연극평론가협회가 생기고 나서 처음이다.

김윤철 : 예. 2년 마다 여러 나라를 순회하면서 정기총회를 했는데 이번에는 50주년이라는 남다른 의미도 있고, 향후 50년을 내다보면서 그동안의 연극과 비평의 관계를 좀 더 밀접하게 만들어 보는 총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국제연극평론가협회 총회라는 게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윤철 : 그렇습니다. 아시아 국가가 이 협회에 가입하기는 굉장히 일찍부터였어요. 예를 들어 일본만 해도 창립된 지 4년 만인 1960년도에 가입을 했고 저희는 81년도에 뒤늦게 가입했는데 적극적인 유치가 그동안 없었고, 그러나 협회 본부 차원에서는 아시아 연극에 대단히 관심이 많고, 서양연극이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동양연극에서 해독제와 탈출구를 찾으려고 하면서 연극미학적으로 굉장히 관심이 많았는데 아시아의 회원국가들이 별로 호응을 못했죠. 다행히 우리는 다른 나라들보다 개방적이고 바깥을 향해서 관심도 많고 우리 것을 알려야 할 필요성도 강해서 한국이 가장 적극적인 아시아 국가로 참여하고 있죠.

박인규 : 김윤철 교수께서는 국제연극평론가협회 부회장을 9년째 맡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국제연극평론가협회가 어떤 단체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윤철 : 전 세계에 40여개 회원국을 갖고 있고 회원 수는 한 3천 명 됩니다. 각 나라마다 해마다 여러 가지 사업을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연극의 현장과 비평과의 관계를 새롭게 더 강화시키고, 관객과 예술가들을 연결해 주는 역할에 대해 늘 우리 스스로를 개혁해야 된다.. 찾아야 된다는 목적 하에 비평세미나를 통해서 젊은 비평가들을 훈련시킨다든지, 또 이런 총회를 통해서 그때의 가장 중심적인 화두가 될 수 있는 주요 주제를 갖고 며칠 동안 계속해서 콜로키엄과 심포지엄을 하면서 현장 예술가들과 만남을 시도합니다. 이러면서 근본적으로 연극비평과 연극 자체의 활성을 목표로 전 세계 평론가들이 모여서 고민하고 토론하는 기관이죠.

박인규 : 세계적인 연극평론가들이 처음 아시아에서 한 데 모였다는 데서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이번 특별총회는 몇 나라에서 몇 분이나 오십니까?

김윤철 : 지금 34개국. 원래는 35개국이었는데 마지막에 모로코에서 아프리카 쪽에서 유일하게 참가하길 희망했던 사람이 갑자기 부모님이 위독하셔서 1개국을 제외하게 됐어요. 그래서 현재 34개국에서 98명 정도 참여합니다.

박인규 : 대략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김윤철 : 본 총회 자체는 21부터 25일까지 계속 되고, 그 중에 22일에 개막식이 있으면서 그날부터 3일 동안 새로운 연극성과 비평이라는 주제로 15분의 세계 현대연극에 대한 발표를 듣고. 더욱 중요한 게 더 특별총회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 것은 저희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상을 제정했어요. 평론가들은 이제까지 상을 주기만 하지 받는 대상은 아니었는데 그러다 보니 세계 연극에 상당히 기여를 하면서도 그것에 대한 recognition이 적절하게 없는 부분이 문제가 좀 돼서, 비평가 뿐 아니라 비평적 사고에 영향을 끼친 위대한 저술가들에게 상을 주자. 그래서 탈리아상을 제정했고 그 1회 수상자로 에릭 벤틀리라고 하는, 제가 연극 공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 분 책으로 공부했을 만큼 체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그분이 결정돼서 틀리아상 시상식이 25일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협회가 가장 중점적인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젊은 비평가 세미나가 19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지고, 그런 행사들이 주요 본 행사입니다. 사실 저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국제공연예술제에 공연되고 있는 한국연극들, 그리고 한국을 정말 대표할 수 있는 축제 이외의 연극들을 보여주는 공연관람 일정을 가장 중점사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선은 전 세계에서 100명 가까운 평론가들이 온다면 한국에서 좀 내놓을 만한 연극을 그 분들에게 보여주는 게 상당히 의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서울공연예술제를 상당히 준비하셨다고...

김윤철 : 그게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제일 큰 목적이죠. 아시아 연극에 관심이 많은데 볼 기회가 없었고, 특비 보통 서양 사람들은 아시아 연극 하면 주로 전통 연극을 생각해요. 저는 이번에 전통도 전통이지만 현대 아시아 연극을 체험해야 되지 않느냐. 아시아에 전통 밖에 없느냐 일너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현대연극을 많이 소개하려고 애쓰고 있고, 공연예술제 프로그램으로는 <아름다운 남자>. 한국의 대표적 극작가이면서 연출가인 이윤택이 쓰고 남미정 연출로 작년에 상당히 화제를 모았고 여러 상도 탔던 작품이죠. 이 작품을 비롯해서, 한국의 정말로 대표적인 여배우... 뿐만 아니라 이 정도 기량이면 정말 어디 나가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여배우가 김성녀라는 배우인데, 이 배우의 장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노래도 하고 열 몇 개의 역할을 자유자재 넘나들면서 모노드라마지만 전혀 모노드라마 같지 않은 총체적인 연극을 만들어내는 김성녀의 <벽 속의 요정>. 남편 손진책씨가 연출을 했지만. 그래서 그 작품은 여러 사람들이 한국의 대표적 여배우로 한 번 보여주자고 뜻을 모아서 특별 초청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만을 위해서 별도 공연을 갖기로 돼 있고. 그 다음엔, 이젠 젊다고도 할 수 없지만 한국의 젊은 연극인을 대표하는 작가 겸 연출가가 박근형이라고 있습니다. 이 분은 본능적으로 연극적인 감각이 현대적인 작가죠. 글쓰기가, 이 분이 서양연극을 접한 적도 없고 나가서 공부한 적도 없지만 대단히 세계적인 흐름과도 맥이 통하고 그러면서 우리 얘기를 현대적으로 재밌게 구술해 내는 보기 드문 작가에요. 그 분이 올해 발표한 <경숙이, 경숙아버지> 이 두 작품을 특별공연으로 초청했고,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참가하고 있는 김광보, 박정희... 두 대표적인 한국의 연출가의 <억척어멈>이라는 브레히트의 작품과 <4.48 사이코시스>라는 현대 유럽에서 아주 선풍적으로 공연되는 사라 케인이라고 영국의 요절한 천재여류희곡작가가 있어요. 이 분의 <4.48사이코시스>라는 작품 등을 보여주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무래도 이번 대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5분의 평론가들이 콜로키엄인 것 같은데, 주제를 '새로운 연극성과 비평'으로 잡으셨어요. 새로운 연극성이란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연극성이 달라져야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김윤철 : 이건 사실 제가 제안하고 발제문을 써서 정한 주제인데, 제가 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어서 유럽의 여러 축제를 많이 초청받아서 다녀 보면, 우리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요즘 연극은 종래의 연극적인 개념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별종의 연극들이 상당히 많이 형성되고 있어요. 그것들이 과연 연극이냐 아니냐를 구시대적으로 따지는 단계는 아니고, 이 포스트모던 시대 자체가 경계 허물기를 기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런데 여하간 종래의 연극에 대한 개념 가지고는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평론가들이 현상을 이론화 하는 게 그들의 본분이니까 이렇게 새롭게 변화하는 연극을 이론적으로 어떻게 개념화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럼 이렇게 변화하는 연극과, 그것을 관객과 예술가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해줘야 하는 평론가가 어떻게 중개해야 될 것이냐. 이런 게 사실 평론가에게 상당히 중요한 임무가 되고 있죠. 대표적으로 얘기하면 혼종의 연극이라고 해서 퓨전이라고 보통 얘기하는 그런 형태의 연극이라든지. 또 종래까지 드라마, 포스트드라마, 포스트모던.. 이런 여러 가지 얘기가 있지만 중심적으로는 텍스트가 중심인 연극이거든요. 대본, 이야기 중심 연극인데 요즘은 텍스트에 대해서 대단히 비우호적이에요. 텍스트를 부정하고 허물고 해체하는..

박인규 : 이른바 스토리라인이 별로 없는..

김윤철 : 그렇죠. 정적이고 풍경적인 연극이 좀 지배적이고, 그러한 것들을 우리가 연극적으로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그래서 이번에는 아시아권, 유럽권, 미주권으로 나눠서 세계 전체의 현대연극을 보고하는 자리가 될 것 같아요. 현대연극의 큰 맥락을 조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박인규 : 새로운 연극의 조류들을 한 자리에 모여서 얘기하고 이론화 해보는 자리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아까 말씀하신 중에 국제연극평론가협회가 생긴지 50년 만에 처음으로 상을 만들었다. 탈리아상을 에릭 벤틀 리가 받는다고 하셨는데, 저도 잘은 모르지만 이름은 들은 것 같아요. 상당히 나이가 많으신 걸로 아는데 어떤 분이십니까?

김윤철 : 올해 90이 되셨고, 이미 1940년대 현대 세계연극에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이 동독의 베르톨트 브레히트, 프랑스의 아르토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브레히트가 지속적인 영향을 아직도 미치고 있는 20세기 최고의 인물이죠. 브레히트가 전쟁을 피해서 미국으로 망명 왔을 때부터 벤틀리와의 우정이 시작돼서 벤틀리가 브레히트의 서사극이론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부정하는 형태의 현대적 연극의 개념을 창시했다면, 그것을 미국이나 영국 등 영어권에 가장 통찰력 있게 핵심적으로 잘 전파한 사람이 이를테면 에릭 벤틀리에요. 브레히트에 대해서 책도 참 많이 썼고, 그리고 둘의 우정은 얼마나 연극계에 화제가 됐는지 찰스 마로니츠라는 대단히 실험적인 연출가 겸 작가가 브레히트와 벤틀리를 주인공으로 한 <사일런트 파트너>.. 침묵의 동업자들이라는 희곡을 만들어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될 만큼 이 둘의 관계는 연극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합니다. 바로 그 브레히트를 이를테면 이론화 하고 그 이론을 더 정리해서 세계에 소개하는 역할을 벤틀 리가 주로 했고, 벤틀리는 또 이론가일 뿐 아니라 배우도 연출도 극작가도 하고 만능연극인이에요.

박인규 : 이 분 나이가 90이 되셨는데 이번에 오십니까?

김윤철 : 그래서 제가 걱정이 돼서 이메일을 보냈죠. 상을 드리기로 했는데 오실 수 있겠냐.. 그랬는데 오겠다고 얘기하셨어요. 지금 관절염이 있어서 마지막 순간에 의사가 도저히 비행하면 안된다고 하기 전에는 반드시 가겠다. 그 이유가 재밌어요. 왜 그렇게 연로하심에도 불구하고 꼭 오시고 싶어 하느냐고 여쭤 보니까, 요즘 지식인에 대한 사회적인 감사나 인정이 너무 없다고 분노하고 있더라구요. 이 반지성주의에 대한 어떤 분노. 그래서 이것이 비평이라는 것으로 대표되는 지식활동에 대한 하나의 궁극적인 인증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자기가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했어요.

박인규 : 특별강연도 계획돼 있는 걸로 아는데요..

김윤철 : 물론 가장 중요하게는 시상식 때 수상소감을 하실 거고, 그것 말고 이 분이 사실은 게이거든요. 그래서 그걸 굉장히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던 분이에요. 한 20년 넘게, 그래서 연극도 게이 시어터 쪽으로 상당히. 그래서 만약 한국의 게이컬쳐가 있다면 그 대표자들을 만나고 싶어 하기도 하고, 두 군데서 특별강연 요청이 있어서 마련했습니다. 하나는 제가 몸담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이 분을 모셔서 특별 강연을 가질 것 같고, 또 하나는 성균관대학에서. 성균관대학교는 유교로 세워진 학교니까 게이에 대한 얘기는 못 하고 레볼루션... 혁명과 이론이라는 주제로 연극적인 새로운 혁명에 대한 얘기를 좀 하실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혹시 프로그램을 듣는 청취자 중에서 연극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언제 어디로 가면 됩니까?

김윤철 : 콜로키엄은 22일부터 3,4일 동안 아침 9시 반에서 1시까지 여는데 장소는 동국대학교 예술극장입니다. 참가는 자유롭게 하실 수 있고.. 좌석이 있는 한 오시면 됩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한국 연극계의 현실에 대해서 말씀 나눠볼까 합니다. 아시아 처음으로 서울에서 총회가 열린다고 말씀하셨지만 그것 자체가 한국 연극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한국 연극에 대해서 국제적인 평론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김윤철 : 우선 지금 한국 자체가 상당히 관심의 대상이 됐어요. 전과 달리 한국이 대단히 다이나믹하다는 느낌을 참 많이 주고, 이번에 사실은 1년에 두 번 총회를 하면서 이렇게 많이 참석하리라 예측도 못했을 만큼.. 토리노에서 한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류 탓도 있겠지만 한국 자체의 사회의 역동성이 국제적으로 많이 알려져서 굉장히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 있구요. 연극적으로 얘기하자면 한국 연극이 오히려 전통극을 가지고 순회하는 것보다는 현대연극을 가지고 순회할 때 많은 성과를 얻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특별히 아시아의 대표적인 연출가가 싱가포르의 옹킨센이라고 하는 연출자가 문화상호주의적인 연극을 많이 만들면서 서양을 많이 투어하고 있는데, 한국에 아주 비슷한 성격의 연출자가 하나 있어요. 예를 들면 양정웅이라고 이 젊은이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렸던 세계실험연극제에서 그랑프리를 타고, 또 올해 폴란드 그단스크라는 곳에서 있는 유럽 최대의 셰익스피어 연극제에서 또 그랑프리를 탔어요.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또 특별히 이윤택, 오태석 이런 분들이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굉장히 호응도가 높습니다. 특히 오태석 선생 같은 경우 세계 연극의 가장 메카라고 얘기하는 영국 런던의 바비칸 센터에서 오태석의 <로미오와 줄리엣>불러다가 초청공연을 할 만큼, 거기서 한 번 공연했다고 하면 국제적으로 예술성을 인정받는 거거든요. 그리고 최승훈 연출가의 <햄릿머신>. 작고했지만 독일의 하이너 뮬러라는 포스트모던한 작가의 햄릿머신을 연출해서 유럽을 투어하고 있고. 이렇게 서양 작품을 아시아 사람이 현대적으로, 아시아적으로 만든 한국연극들. 이런 것들이 저희가 모를 정도로 외국에서는 주목받고 있고.

박인규 : 저희가 잘 모르는 사이 상당히 한국 연극의 국제화나 세계화가 진행됐군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윤철 : 예. 그래서 저희가 투어를 하다 보면 가장 놀란 건, 이번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폴란드에서 열리는 디알로그 페스티벌.. 대화연극제라고 해서 유럽의 대표적인 연극제인데, 거기 아트디렉터가 크리스티나 마이스너라는 분인데, 저와 교제가 오래됐는데 이번에 한국에 초청을 받아서 왔다가 엊그제 돌아갔어요. 이번에 만났는데 내년도에 열리는 디알로그 페스티벌에 한국의 날을 하나 갖겠다. 여기 와서 연극을 보고, 한국의 날을 하나 지정해서 공연도 하고 평론가들이 와서 한국 연극을 소개도 하는 특별 주빈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할 정도로. 우리가 내부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더 뜨거운 관심과 더 좋아하는 태도로 우리 연극을 바라보고 있구나. 그리고 연극의 강국인 리투아니아에서도 한국 연극을 내년 축제에 초대하겠다고 저한테 작품 선정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고.

박인규 : 우리 연국에 대한 평가가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후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김윤철 : 그럴 수도 있는 것이, 아무래도 외국에 나가는 건 우리 중에서 엄선된 작품들이 나가서 대표성이 좀 있는 거죠.

박인규 : 제가 연극판을 깊이 들여다 보고 드리는 말씀은 아닌데, 일반 언론매체 등을 보면 연극의 상업성이랄지, 예를 들어, 심하게 얘기하면 벗기기를 한다든가, 뮤지컬 일변도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보도들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어떻습니까?

김윤철 : 저는 정치인을 닮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사실은 언론의 태도도 좀 문제죠. 왜냐면 벗기는 연극은 아주 극히 일부인데 언론보도의 대상이 돼요. 시청률이나 구독률과 관련지어서 기사를 선택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거든요. 그래서 진지하게 연극하는 사람들은 그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곤혹스러워 합니다. 우리가 피땀흘려 만든 연극에는 관심을 안 갖고 말초적인 연극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보도되는 거 아니냐. 사실 저도 그게 대단히 유감스러운 사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연극이 다양한 것이 좋습니다. 뮤지컬도 있어야 되고 개그성 연극도 있어야 되고 동시에 아주 예술적이고 철학적, 실험적인, 이런 다양성이 공존하는 것이 건강한 연극문화지, 모두가 예술연극을 지향한다고 해서 다 머리아픈 연극 할 수도 없는 거니까요.

박인규 : 어쨌거나 이번 국제연극평론가협회 서울특별총회가 우리 연극을 세계에 알리기도 하고, 또 우리 연극인들이 세계의 평론가들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도 있고, 또 한국 연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회가 될 것 같은데 어떤 각오로 하고 계신지 마지막으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윤철 : 우선 기본적으로는 세계 연극의 흐름을 우리가 알아야겠다. 우리 연극인들에 대한 교육적인 목적과, 또 하나는 반대로 우리 연극을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홍보적인 측면을 겨냥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평론가들이 1주일 정도 자리를 비우고 여기까지 왔으면 도리상 여기서 본 연극에 대해서 쓰지 않을 수가 없어요. 평론가들이 갖고 있는 100여 개의 매체에서 한국 연극을 자세히 소개할 겁니다. 그러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도 한국연극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집중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국제적, 국내적인 목표 양쪽을 다 겨냥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국제연극평론가협회 50주년 기념 서울 특별총회, 모쪼록 성공적으로 치르셔서 한국 연극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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