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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어진 박물관, 내실 있는 전시물로 채워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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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잘 지어진 박물관, 내실 있는 전시물로 채워가야죠"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17] 개관 한 돌 맞는 김홍남 국립 중앙박물관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1945년 해방 직후 경복궁 구내 부속건물에서 시작한 국립중앙박물관... 60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다섯 차례나 옮겨 다녀야 했지만, 지난해 용산에 새 둥지를 틀고, 세계 6대 박물관의 하나로 자리했습니다.. 그리고 오는 28일 개관 1주년을 맞게 됐는데요,

1주년에 앞서, 지난 8월에는 박물관이 문을 연지 61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관장이 취임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의 변화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고리타분하다고 느끼는 박물관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김홍남 관장...

오늘은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남 관장을 초대해서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에서 보낸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첫 여성관장으로의 소감과 포부는 무엇인지, 세계 6대 박물관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 앞으로 준비해야 될 것은 무엇인지 얘기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남 관장입니다.

김홍남 관장은 1948년 경남 진주 출생으로 1971년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습니다. 미국 예일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동양미술사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동양미술 연구원, 미국 스미스소니안 인스티튜트 프리어동양미술관 연구원 메릴랜드주립대학 조교수와 이화여대박물관 관장, 국립민속박물관장 등을 지냈습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와 국제박물관협의회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 8월12일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워낙 바쁘셔서 저희가 박물관으로 왔습니다. 우선 두 달 이상 보내셨는데 바쁘셨죠?

김홍남 : 네. 워낙 큰 규모라서, 그동안 여기 업무를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박인규 : 그래도 박물관 일을 오래 하셨으니까 딱 한 번 보시면 아는 거 아닙니까?

김홍남 : 그렇죠. 다른 사람이 몇 년 걸리는 걸 저는 몇 개월에 할 수 있겠지만(웃음)

박인규 : 10월 28일이 개관 1주년입니다. 나름대로 돌잔치도 준비하실 것 같은데 어떤 걸 준비하고 계십니까?

김홍남 : 돌은 중요하잖아요.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고 해서 축하만찬, 공연행사도 있고, 한국 미술전시.. 추사 김정희 전시도 지금 열리고 있고. 또 어린이교육 심포지엄도 있고, 일반 시민을 위한 박물관 퀴즈 행사도 있고, 최근에 KBS 골든벨 행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이것이 신축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겐하임 박물관 토마스 크렌스 관장의 특별강연을 30일에 하게 됩니다.

박인규 : 관장실을 들어오면서 보니까 역대 중앙박물관의 모습들이 쭉 있더라구요. 경복궁 부속건물에서 시작해서 한 때는 남산에도 가 있다가 덕수궁에도 가 있다가 상당히 넓은 터에 잘 지은 것 같은데, 용산에 새 건물을 짓고 옮겨왔다는 건 박물관으로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김홍남 : 박물관으로서도 의미가 특별하죠. 다섯 번이나 이전했으니까요. 마침내 자체 건물을 갖게 된 건 굉장히 중요하고. 국민들로 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국가를 대표하는 박물관은 하나의 문화적인 심볼이지 않습니까. 그런 박물관을 우리 힘으로, 그 전에는 조선총독부니까 우리 힘으로 지은 건 아니죠. 그래서 우리 힘으로, 또 세계 6대.. 동양 최대의 건축물로 지었다는 것. 이건 정말 우리가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세계 6대 박물관이라는 건 어떤 기준으로 말하는 거죠?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홍남 : 건축적인 규모로 말하는 겁니다. 전시실 규모 등 전체 규모.

박인규 : 물론 전시실이 커야 되지만 내실도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 유물의 내용이나 수량, 양과 질적인 면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김홍남 : 아주 좋은 질문이세요. 솔직히 말해서 규모를 내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그러나 앞으로는 정말 명실 공히 규모와 내용이 부합돼야겠죠. 그런데 현재로,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미술품이 소장품의 대부분입니다. 앞으로는 동양 대표박물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한국 뿐 아니라 최소한 동양유물을 포함할 수 있어야만 그러한 대표적 박물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단 집을 크게 지어 놨으니까 그 안을 훌륭하게 채우는 건 김홍남 관장님이 앞으로 하실 일이라고 생각 되구요. 용산으로 오면서 생긴 동양관이나 어린이 박물관, 기획전시실 등은 예전에 없었던 시설이라고 들었습니다.

김홍남 : 동양관이 있습니다. 아주 큰 발전이죠. 그동안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 국수적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동양관을 만들어서 우리가 좀 더 국제적인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됐는데, 아직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장품이 없어서... 이제 소장품을 계속 사들여야겠죠. 어떻게든 구해야 되는데 지금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박인규 : 어린이박물관의 경우는 세계 박물관 중에서도 상당히 유례가 드문 독특한 아이디어라는 말을 들었는데 맞습니까?

김홍남 : 네. 어른들도 오시면 아주 즐거워 합니다. 그만큼 재밌어요. 앞으로 2,3년을 첫 단계라고 보고 그 단계에서는 고고학적 컨셉트로 많은 어린이를 위한 체험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규모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현재 한국에도 어린이박물관이 몇 개 있지만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어린이박물관 아닐까 생각하고, 동양에서도 아마 이정도의 질과 규모를 보여주는 건 처음일 겁니다.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도서관을 만드신 분을 모신 적도 있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가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전시유물의 수와 양적인 면에서 아직은 부족하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국립중앙박물관이 갖고 있는 자랑할 만한 유물들이 있을 것 같아요. 몇 가지 소개해 주시죠.

김홍남 : 우리나라에서 자랑할 유물들은 다 여기 있어요. 지금 우리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대학에서 배우는 모든 역사, 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건 다 여기 있으니까요. 국보, 보물... 전부 해서 한 4백 점이 있고,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거라면 금관들. 신라 무덤들에서 나온 금관들, 백제 무령왕릉에서 나온 것들을 위시해서, 또 너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륵반가사유상 두 개... 81호와 78호가 있습니다. 감산사 것도 여기 와 있고.

박인규 : 6대 박물관으로서 덩치에 걸맞은 내실을 기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씀하셨는데 세계적으로 미국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이나 워싱턴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파리의 루브르, 대영박물관 등이 꼽히는데 우리가 당장 거기까지 쫓아가기는 어렵겠지만 아시아의 국립박물관들.. 예를 들면 일본이나 중국, 대만 등과 비교하면 수준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김홍남 : 동경국립박물관이 동경의 대표 박물관입니다 우리와 비유되는. 그런데 동경국립박물관 같은 경우는 동양 전체를 다 전시하고 있죠. 그런 반면에 거긴 전부 합니다.

박인규 : 일본의 유물 뿐 아니라 빼앗고 훔쳐간 유물들도 있나보죠?

김홍남 : 물론 그런 면도 있고, 또 박물관 역사가 우리보다 오래됐고. 우리와 비유되는 데는 중국 국가박물관이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궁박물관이 있는데요, 중국은 아직 중국유물이 주입니다. 그동안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우리가 앞으로 적어도 동경국립박물관 수준으로는 가야 되지 않을까

박인규 : 박물관이 그 나라의 유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대표적인 유물을 가질수록 권위있는...

김홍남 : 당연하죠. 그리고 우리 것만 갖고 있는 건 교육적으로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국제적인 시야를 키워주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이번에 생긴 동양관을 보니까 인도네시아나 다른 나라 것도 있던데...

김홍남 : 동남아시아의 경우는 그쪽 박물관들과 교류협정을 하고 대여를 받고 있습니다. 빌려온 물건들이에요. 일본도 마찬가집니다.

박인규 : 앞으로도 그런 걸 계속 확충해 나가려면 어떻습니까? 국가적인 지원이 충분합니까?

김홍남 : 국가의 지원은 한국유물을 살 수 있는 정도는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동양관을 제 모습을 갖추게 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죠. 그래서 앞으로 한 5년간은 동양관의 자리 잡기를 위한 유물구입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박인규 : 관장님으로서 국회나 정부에 대한 로비도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김홍남 : 그렇습니다. 쫓아 다녀야 됩니다.

박인규 : 입장료가 2천원이더라구요. 2천원으로 운영이 될까 싶은데, 나머지는 전부 다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겁니까?

김홍남 : 현재로는 그렇습니다.

박인규 : 결국 국가지원이 굉장히 중요한 거로군요.

김홍남 : 네. 루브르, 메트로폴리탄...어느 나라의 박물관을 가도 입장수익으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메트로폴리탄에 그렇게 많이 가도 입장수익이 전체 예산의 15% 미만입니다.

박인규 : 외국의 선진적인 박물관은 국가의 지원 말고 민간에서 기부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까?

김홍남 : 그런 것이 활성화 돼 있죠. 미국은 캐네디 대통령 시절에 기부정책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기부법이 만들어지면서 세제혜택이 아주 활성화 돼서 그때부터 미국의 박물관은 급진적 발전을 보였습니다.

박인규 : 국립중앙박물관이 국제적,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외국의 유물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최근에 한,중,일간의 교류를 위해서 박물관장협의회를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소개 좀 해주시죠.

김홍남 : 한, 중, 일 국가대표 박물관의 관장 세 명이 일단 모였어요. 모여서 우리 토론의 결과로 결국은 그동안의 박물관들이 구미 박물관의 개념에 입각한 전시체제를 갖추고 있었고 좀 모방적이었다는 얘기도 나왔고. 그래서 앞으로 동양문명권에서의 박물관들이 동양문명의 위대했던 역사를 다시 돌아보고 다시 동양의 입장에서 재정리하고, 동양문화를 재창출하는 데에 다 같이 힘을 모으자. 그러기 위해서는 동양의 각 국가대표 국립박물관들이 연대를 하는 게 좋겠다. 그래서 전시, 학술교류, 경영의 노하우 교류 등을 하자. 그래서 아시아국립박물관 협의회를 발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내년 10월에 첫 발족 총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박인규 : 잘 활성화 되면 우리 전시물이 일본이나 중국에 가기도 하고, 서로간에 교환도 할 수 있겠네요. 아시아를 비롯한 외국 유물 확보의 필요성을 말씀하셨지만 역으로, 예를 들어 최근에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이 93년만에 일본에서 왔습니다. 이렇게 외국에 부당하게 나간 우리 문화재들을 되찾는 일, 쉽진 않겠지만 그런 것도 나름대로 추진하고 계십니까?

김홍남 : 그 이슈는 지금 굉장히 국민들의 관심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이걸 두 가지 입장에서 봅니다. 하나는, 병인양요에서 불란서가 근대에 우리 아카이브의 일부를 빼앗아 간 것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경위를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걸 반환시키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다른 유물들... 불란서 파리 루브르에 있는 것, 또 메트로폴리탄, 대영박물관, 세계 전역의 박물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은 그 경로가 굉장히 다양해요. 그것을 반환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또 세계 역사를 보면 항상 그래 왔어요. 나폴레옹이 어디 가면 빼앗아 오고 빼앗기고. 일종의 문화교류이고, 또 어떻게 보면 한국의 유물들이 그런 박물관들에..... 우리가 일부러 보내서 지금 한국실을 만들거든요.

박인규 : 알릴 필요도 있다.

김홍남 : 예.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부정적인 선입관은 안 갖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그렇게 명백하게 부당하게 빼앗긴 건 찾아야 된다. 우리 같은 경우 11개가 지방까지 포함해서 국립박물관이 있다고 들었는데 큐레이터.. 학예사는 몇 분이나 계십니까?

김홍남 : 학예사는, 다 합하면 한 2백 명 될까요...

박인규 : 박물관의 질을 높이는 문제 중에서 그런 유물들에 대한 연구나 대중홍보 측면에서 학예사 숫자도 비약적으로 늘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김홍남 : 저도 학예사지만 교육전문직, 홍보마케팅 전문직, 디자인 전문직, 출판 전문직, 이런 데에 정말 사람이 필요합니다.

박인규 : 유물만 연구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홍남 : 왜냐 하면 우리는 이미 복합문화공간이 돼 버렸어요. 그런데 우린 아직도 직제가 없습니다. 학예직 밖에는 어떤 직제도 없어요. 그래서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요즘은 뭐든지 셀프마케팅 시대라고 하는데 그런 부분도 또 관장님이 하셔야 될 일이네요. 취임하시면서 행복하게 일하자, 주눅들지 말고 웃으면서 씩씩하게, 생기롭게 박물관을 만들어 보자고 말씀하셨다던데 그것도 그런 취지신가요? 그런데 박물관 하면 유물만 갖다 놓고 아무 일도 안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은 것 같아요.

김홍남 : 그렇지만 와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는 8백 석의 극장이 있고, 네 개의 식당이 있고, 네 개의 뮤지엄숍도 있고. 여기는 완전히 하나의 복합문화공간입니다. 공원이 있구요. 물론 박물관이기 때문에 전시실이 중심입니다. 그러나 전시실만 보지 않고 전체적인 복합문화적 체험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게 고리타분하고 케케묵은 박물관은 옛날 얘기에요.

박인규 : 예전에 문화재청장 하시는 유홍준 교수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하셨는데, 유물이 있다고 해도 그걸 어떻게 효율적으로 인상깊게 관객들에게 전하느냐, 그런 전시기법에 대한 노하우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김홍남 관장님께서도 오랫동안 큐레이터를 하셨기 때문에 본인의 박물관 전시에 대한 철학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생각으로 추진하십니까?

김홍남 : 좋은 전시는 좋은 영화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도, 예를 들어 춘향전을 임권택 감독이 만든 것과 다른 사람이 만든 것과는 다르잖아요. 같은 내용인데 맛이 다르죠. 음식도 마찬가지에요. 그런 것처럼 전시도 그 연출감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전시연출은 계속 경험과 안목으로 자꾸만 노하우 축적이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좀 더 입체적인 전시로 지향해야 될 거고. 현재 우리 전시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다들 와서 만족해하고, 좀 더 스토리가 있는 전시로 끌고 가려고 우리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관장님께서 앞으로 이런 전시는 해보고 싶다. 이런 게 있습니까?

김홍남 : 제가 큐레이터 출신이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하고 싶은 전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이제는 관장이 나서서 말하기보다는 자율적으로 맡기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최근에 어떤 일간지에서 박물관 건물은 크게 지어놨는데 왜 외국인 관람객이 그렇게 없느냐고 비판했던데, 실제로 없는 겁니까? 없다면 왜 그렇습니까?

김홍남 : 솔직히 말해서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 하면, 우리가 사대문 안에 있지 않다는 입지적인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사대문 안에 있을 때는 경복궁, 청와대, 박물관을 묶어서 패키지로 오게 되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아무런 문화 이웃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 하나 댕그랑 고립된 섬이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용산공원을 건립하는 데 있어서 그런 배려가 있어야 돼요.

박인규 : 자체적인 노력도 해야겠지만 전체가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될 필요가 있다.

김홍남 : 그렇죠. 왜냐 하면 외국인들은 거의 다 패키지로 옵니다. 그런데 안 되는 거예요.

박인규 : 최근에 보니까 박물관에도 부모님들이 자녀를 많이 데려오는데 어떤 아이들은 뛰어다니기도 하고, 박물관에 올 때 어떤 식으로 유물들을 보는 게 좋다. 말하자면 제대로 된 성숙한 박물관 관객이 되려면 이런 것이 필요하다.. 그런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홍남 : 제가 박물관에 오시는 시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특히 자녀를 데리고 오시거나 단체로 오시는 분들이(성인을 포함) 박물관에는 침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란스럽게 떠들 때 다른 사람들의 감상이... 영화관에 갔을 때 말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조용히 관람하시는 게 중요하고, 자녀들이 뛰어다니는 건 정말 막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입장 전에 사전 교육을 좀 시켜서 들여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관람객의 수준도 박물관의 수준이 될 수가 있으니까요. 제가 알기로 중앙박물관장의 임기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계시는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을 위해서 뭔가 나름대로 끌어가고자 하는 방향은 어떤 건지 마지막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홍남 : 아무래도 규모에 걸맞은 내실을 기하는 것. 또 명실 공히 동양대표 박물관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 그리고 동양문화 발전에 지금까지 한국이 역사적으로 공헌해 왔지만 앞으로도 공헌하는 데 기여하고, 그리고 한국의 미래문화의 창출에 이바지하는 것. 이런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가 관장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박인규 :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한국 시민이나 외국인이나 꼭 가보고 싶은 박물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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