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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로또, 전 국민의 도박꾼화 초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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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터넷 로또, 전 국민의 도박꾼화 초래할 것"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12] '도박산업 규제 및 개선을 위한 전국네트워크' 김남근 변호사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의 심각성 때문에 부랴부랴 사행성게임근절대책을 마련한 지 겨우 한 달이 경과한 지난 9월. 정부가 오는 11월부터 인터넷 로또복권의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도박을 할 수 있도록 온라인 창구를 열어주는 것은 사행심을 조장할 뿐이라는 우려 때문인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도박산업 규제 및 개선을 위한 전국네트워크의 정책자문위원인 김남근 변호사를 초대했습니다 인터넷 로또발행 허가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정부가 예상하는 대로 전자복권 활성화가 불법적 사행시장을 흡수할 것인가? 국내 도박산업의 정비를 위해서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가?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김남근 변호사입니다. 김남근 변호사는 1963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현재 법무법인 부평종합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일하면서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도박산업 규제 및 개선을 위한 전국네트워크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우선 어떤 단체인지 설명해 주시죠.

김남근 : 2000년대 들어와서 정부가 운영하는 도박산업들이 경쟁적으로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 도박산업마다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고 그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장외발매소를 많이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경마는 전국적으로 장외발매소가 42개 있구요. 경륜, 경정이 각각 16개, 11개 있습니다.

박인규 : 경마가 벌어지는 현장이 아니라 바깥에서도 할 수 있다는 말이죠..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남근 : 도박산업의 대원칙은 도심으로부터 먼 곳에 설치해야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경마도 도심에서 먼 과천에 있고, 경륜같은 경우도 광명시, 경정은 미사리에 있는데 수익성이 떨어지니까 거기까지 올 필요 없이 도심에서 즐기라고 도심 한 가운데나 역전으로 장외발매소를 늘리기 시작했죠. 지방도시에서는 거의 도박시설들이 없었는데 갑자기 새로운 도박시설들이 들어오게 되니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죠. 그런 지방도시에 도박시설이 들어오는 걸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03년도 경에 만들어진 게 전국에 300여 개 시민단체가 모여서 도박산업 규제 및 개선을 위한 전국네트워크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도박산업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아보자는 취지군요. 바다이야기 사태가 정말 대단했는데, 거의 가라앉을까 말까 하는데 인터넷으로 로또복권을 발행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게 지난 9월 말에 허가됐어요. 인터넷 로또복권이라는 게 왜 그렇게 문제가 되는 겁니까?

김남근 : 도박산업은 이용하기 불편해야 되는데 그걸 자꾸 편하게 해주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도박을 편하게 이용하기 시작하면 도박중독자가 많이 늘어나게 되고 도박중독자들이 파산하게 되면 사회가 그들을 부양해야 되기 때문에 사회적인 비용도 많이 늘어나게 되거든요. 어느 나라나 도박산업에 대해서는 마약과 같이 철저한 통제정책을 쓰고 있는데 인터넷 로또나 바다이야기 사태 문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로 도박산업을 육성하고 수익성을 점점 늘려주기 위한 방편으로 도심 한 가운데 장외발매소를 만들어 줬는데 그것도 부족하니까 인터넷으로 베팅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인터넷 베팅을 허용해 주는 게 되는 거거든요.

박인규 : 지금까지 로또는 어떻게 발행됐기에 인터넷 로또가 문제가 되는 겁니까?

김남근 : 지금까지는 발매소에 가서 직접 사야 됐었는데 이제는 집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으로 살 수 있다는 거죠.

박인규 : 그럼 전 가정과 직장이 도박시장이 되는 거네요.

김남근 : 문제는 이것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이미 인터넷 베팅을 요구하고 있었던 경마나 경륜, 경정이 가만있을 리 없고 우리도 해달라고 할 것이고. 또 스포츠토토복권을 발행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면서 작년에 복권법시행령을 개정해서 복권의 종류나 당첨금 등을 자신들이 맘대로 결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을 추진한 적도 있었는데, 결국은 그럼 다른 복권들도 인터넷으로 발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봇물 터지듯 올라오게 될 겁니다.

박인규 : 좀 심하게 말하면 전 국토의 도박장화, 전 국민의 도박꾼화가 되겠네요.

김남근 : 도박공화국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되는 것이죠.

박인규 : 정부에서는 인터넷 로또 발행을 하면서 1인당 베팅 한도를 정해 놓고 구입연령도 성인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 오히려 불법 사행성 시장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데 동의하십니까?

김남근 : 문제는 베팅한도를 어떻게 확인하느냐는 것입니다. 지금 경마의 경우도 1일 베팅 10만원, 경륜 경정 5만원, 강원랜드 30만원이라는 베팅 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거든요. 하루에 천만원씩 잃었다는 사람도 숱하게 되고. 그게 가능하려면 도박 이용자가 베팅 한도를 지켜서 베팅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시민단체에서는 ID카드를 발행하자는 겁니다. 그 카드를 넣으면 그 날 다른 베팅을 했는지 얼마를 했는지 확인 되니까 바로 베팅한도가 지켜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시설이 없는 경우, 경마도 창구가 여러 개니까 창구마다 돌아다니면서 하루에 수백 만원을 베팅했다는 사람도 있고. 전화베팅까지 허용된 상태기 때문에 전화로 베팅해서 천만원을 잃었다는 사람도 있고 그렇습니다.

박인규 : ID카드는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왜 채용이 안 됐을까요?

김남근 : 한국 마사회 얘기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데요, 실제로 이미 그런 카드가 만들어졌고, 실제 비용은 시스템을 만드는 데 드는 것이지 카드를 백만 장 2백만 장 만드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와 유사한 것으로 이미 서울랜드나 에버랜드 등 놀이장에서는 그런 카드들을 발행하고 있거든요. 반대하는 이유는 결국 그렇게 엄격하게 베팅한도를 지키면 수익성이 아마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인데... 그런 도박산업의 폐해를 막겠다는 취지라면 반드시 ID카드를 만들어서 베팅한도를 확인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되는 것이죠. 이렇게 이미 베팅한도를 정해 놓은 도박산업에서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인터넷 로또를 발행했을 때 과연 베팅한도를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느냐가 의문인 것이죠. 그리고 불법도박을 흡수하기 위해서 합법도박을 양성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맞는 측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합법도박이 너무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합법도박을 통해서 이미 도박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그렇게 되면 점점 정도가 심해져서 당첨금이 더 높아지는 걸 원하고 사행성이 더 높은 걸 원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런 분들이 합법도박의 단계를 거쳐서 불법도박으로 넘어가게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처음에 말씀하시면서 2000년도 이후에 도박산업이 커져서 수익성이 약화됐다고 하셨는데 보면 도박이나 복권을 정부부처에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이유에서 복권사업 같은 걸 하는 겁니까?

김남근 : 도박산업을 개인들이 했을 때는 폐해들이 훨씬 크기 때문에 관리가 안 되니까 정부가 관리 운영하는 것은 개인이 하는 것보다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건 처음에는 경마 한 가지였다가 올림픽을 하면서 체육을 진흥하겠다고 경륜, 경정이 만들어지고 그 다음에는 폐광지역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내국용 카지노를 만들고, 관광진흥을 하겠다고 외국인용 카지노를 많이 늘리고 복권도 한 두 종류였다가 갑자기 정부가 많은 기금들을 모으겠다고 로또와 같은 아주 사행성이 높은 복권들을 발행하게 되고. 스포츠토토복권처럼 체육진흥을 하겠다고 새로운 복권을 발행하고.. 그러다 보니 정부가 운영하는 합법적 도박산업의 종류가 굉장히 많아지고 규모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액이 급속히 늘기 시작하고. 지금 1년에 합법적인 도박산업의 매출액이 15조원 정도 됩니다. 경마도 한 5조원 정도. 이렇게 너무 빨리 도박산업들이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따른 폐해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과연 기금마련에 도움이 됩니까?

김남근 : 문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15조원 중에 실제로 기금으로 만들어지는 건 0.5%도 안 됩니다. 몇천억 정도가 만들어지는 건데 예를 들어 70년대 정부의 예산이 굉장히 작았던 시절에 백억 2백억의 기금을 만들기 위해서 경마라는 도박산업을 정부가 시작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회적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산이 백조원이 넘는 시대인데 불과 몇천억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정부가 15조원이나 되는 거대한 도박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전혀 사회적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거든요. 당장 15조원의 수입을 얻는 게 눈에 보이지만 도박중독자가 양산되면 그들을 치료하는 비용이 들고 그들이 파산하면 그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되거든요. 지금은 그 가족과 친지들이 어렵게 어렵게 버티고 있지만 결국 다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실제로 그 비용들을 따져보면 15조원보다 훨씬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든다고 통계도 나와 있습니다. 결국 사회적으로는 이익보다 피해가 훨씬 큰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점검 없이 도박산업을 계속 확대시키는 정책을 쓰고 있어서 문제제기를 하는 거죠.

박인규 : 일각에서는, 태백 강원랜드 같은 경우는 태백을 살리기 위해서 카지노를 만들었는데 관광 레저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역시 도박산업 같은 게 좀 있어야 관광단지가 산다, 상쇄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김남근 : 시민단체에서도 도박산업을 전부 없애고 우리나라를 성인군자의 나라로 만들자고 하는 건 아닙니다. 도박산업의 대원칙이 있습니다. 인구의 한 5%정도는 도박산업에 빠지기 쉬운 성향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의지가 약하고 모험심이 강하고, 도박중독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분들의 얘기로는 통계적으로 그 정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나 도박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의 원칙은 접근성의 원칙이거든요. 도심에서 먼 곳에 설치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도박도시인 라스베가스는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것이고 말레이시아는 우리로 따지면 백두산 정상에 카지노가 있거든요. 우리도 그런 원칙 때문에 태백이라는 산중에 카지노를 설치했고 과천이나 김해 경마장도 도심에서 먼 곳이기 때문에 설치가 된 거거든요. 처음에는 그나마 이런 원칙과 룰을 지키면서 시작했는데 점점 원칙이 바뀌면서 도박산업이 많이 늘어나서 수익성이 떨어지니까 그걸 만회해 준다면서 도심 한 가운데에 도박시설을 설치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장외발매소인데, 그건 말이 달리는 걸 화상으로 보고 베팅하는 시설만 있는 겁니다. 가족을 데리고 가서 즐기는 관광레저적인 성격은 전혀 없는 100% 순수한 도박시설입니다. 그런 것이 도심에 많이 늘어나서 전국적으로 벌써 42개나 됐고 경륜과 경정도 16개, 11개로 늘어났고. 이제는 집안에서도 할 수 있게 인터넷 베팅을 해달라고 하고. 경마 같은 경우는 이미 전화 베팅까지도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다시 원칙을 지키라는 겁니다. 다시 산중에 카지노를 만들고 전국에 하나 만들고, 이런 것들은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된 거니까 그런 것들을 허용할 수 있는데 자꾸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장외발매소를 늘리고 가정과 직장 안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인터넷 도박까지 허용하는 건 안 된다는 거죠.

박인규 : 인구의 5% 정도는 도박에 중독될 수밖에 없는 분들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국내에서 도박에 빠졌거나 중독된 분들의 숫자는 어느 정도입니까?

김남근 : 통계에 의하면 18세 이상 성인 중 약 9%인 약 3백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도박중독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복권을 계속 정기적으로 사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고. 그리고 성인의 약 3% 정도인 백만 명 정도는 치료가 필요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가산를 탕진한다든가 해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박을 상당히 양성화 하는 정책을 쓰는 나라인 미국보다도 우리나라가, 미국의 성인들 중에서 병적인 도박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약 1.1%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3%니까 3배 정도 많은 문제가 있는 거죠.

박인규 : 제가 어떤 TV프로그램을 보니까 알콜중독보다 훨씬 무섭던데요. 알콜중독은 체력의 한계가 있어서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에 한계가 있는데 도박은 베팅액이 한 없이 올라간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에 도박중독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기관이 있나요?

김남근 : 문제는 정부가 이렇게 많은 도박산업을 육성하면서도 막상 그 도박산업을 이용하다 중독에 빠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혀 외면하고 있다는 겁니다. 통계자료도 만들지 않고 있고 그들을 치료하는 클리닉을 잘 만들고 있지 않습니다. 강원랜드나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상담소는 있지만 이용률도 매우 떨어질 뿐더러 전문성도 많이 떨어지고. 각 종합병원의 정신과에서 도박치료 전문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건 굉장히 적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가 좀 적극적으로, 도박클리닉을 늘려나가야 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박인규 : 그래도 믿을 수 있는 기관이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도박산업을 관리하는 것인데 수익성이라는 이유로 도박산업을 자꾸만 키우고자 하고.. 문제가 많긴 많네요. 지금부터는 대책을 중심으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도박을 잘 모르시거나 안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도박이 그렇게 문제가 많다면 국내에서 모든 도박을 금지시켜 버리면 해결되는 거 아니냐... 그런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전면적인 금지는 어려운가 보죠?

김남근 : 이슬람 국가 같은 경우는 도박을 전면전으로 금지하는 나라도 있습니다만 대부분 나라에서는 도박을 전면 금지하는 나라는 없구요. 그렇게 했을 경우 나타나는 피해는 미국의 금주법을 생각해 보시면 알 겁니다. 술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니까 마피아 등이 불법적으로 술을 판매해서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이 일어났듯이 도박을 다 금지하면 불법도박이 크게 성행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정부나 공적인 기관에서 도박산업을 운영하면서 어느 정도 통제 관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양이 얼마가 돼야 되느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지금처럼 각 행정기관마다.. 농림부는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한국마사회를 계속 키워주겠다고 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자기가 하고 있는 경륜, 경정을 계속 키우겠다고 하고, 복권도 로또가 커지면 스포츠토토복권이 죽으니까 그걸 또 키우겠다고 하고, 건교부는 주택복권을 키우겠다고 하고. 서로 경쟁적으로 키우다 보니 너무 도박산업의 종류나 매출규모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거든요. 외국의 경우에는 주로 논의되는 것은 그 양을 얼마나 할 것인가 하는 총량적 기준을 정하는 것에 대한 활발한 토론들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면 매출액을 지금보다 반으로 줄여야 된다. 복권의 종류는 몇 개 정도만 해야 된다. 장외발매소는 전국 광역 단위로 한 개 정도만 만들어야 된다. 이렇게 전체적인 도박산업의 총량의 기준들을 정하는 합의를 하려는 논의가 활발한데, 우리는 어디에도 이런 논의를 하는 데가 없고 정부 기관들은 오로지 자기가 하고 있는 도박산업을 키우려는 욕심만을 부리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무분별한 경쟁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겠네요 전체적으로.

김남근 : 그렇습니다. 그래서 시민단체에서는 국무총리 산하의 사행산업통합관리위원회라는 걸 만들자는 겁니다.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사행성 게임까지.. 전국의 도박산업들에 대해서 총량적 기준을 합의하는 민관 합동의 기구를 만들자는 것이구요. 만든 기준에 따라서 장외발매소는 전국에 광역 단위로 하나씩만 있어야 된다고 하면 다른 부분들은 폐지하고 줄여나가야 되는 거죠. 신설을 금지해야 되는 거죠. 그 기준에 의해서 각 행정기관들이 도박산업에 대한 육성과 관리정책을 펴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구요. 실제로 외국의 경우 게임위원회라는 사행산업통합관리위원회 같은 게 있어서 도박시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위원회에서 도박시설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오고 시민단체나 종교단체에서도 와서, 거기서 계속 활발한 토론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서 유지할 수 있는 도박산업의 총량이 얼마인가를 합의해 나가는 거죠.

박인규 : 사행산업통합관리위원회 같은 걸 만들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서 정부에서는 관심을 보이고 있나요?

김남근 : 정부가 상당히 반대했기 때문에 법안이 국회에 2년 전에 이미 상정됐지만 지금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반대하는 이유가 뭡니까?

김남근 : 예를 들면 이중규제다. 문화관광부가 가장 많은 도박산업들을 관리하고 있는데 우리가 관리하면 된다.. 그런 것이고. 그런데 도박산업을 직접 양성화하는 정책을 쓰는 곳이 관리하면 안 된다. 바다이야기 사태를 봤듯이 문화관광부에 다 맡겨 놨다면 아마 더 큰 혼란이 일어났을 겁니다. 민주주의라는 건 견제와 균형이기 때문에 그렇게 도박산업을 관리하고 양성하겠다는 부분과 그걸 견제하겠다는 부분이 서로 독립돼 있어서 서로 견제하게 만들어야지 한 곳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게 저희 입장이거든요. 그런데 문화관광부가 위윈회를 만들더라도 계속 자기 산하에 두겠다고 주장했었고, 나중에는 국무총리 산하에 만들자는 얘기가 됐었는데 사무처는 또 문화관광부가 꼭 하겠다. 독립된 행정기구가 있는데 사무처는 독립돼 있지 않고 다른 행정기관이 하는, 그런 행정기관은 있을 수 없거든요. 그래서 문화관광부를 통과했다가 그 법이 법사위원회에서 다시 반려돼서 다시 국회에서 논의해야 될 상황인데요, 바다이야기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에 이제는 정부도 쉽게 반대하기 어렵고, 이번에는 통합관리위원회법이 통과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바다이야기 사태가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고 국회나 정부에서도 사행성게임 근절대책을 마련하고 그랬는데, 정부에서 마련한 대책에 대해서 시민단체 입장에서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김남근 : 정부는 사행성 게임들을 여전히 오락으로 보고 소위 412룰이라고 4초를 초과해서 게임이 이뤄지게 하고 베팅은 한 시간에 만원 이상 못 하게 하고 거기서 나온 당첨금이 2만원 이상 나오지 못하게 하면 그건 양성화 할 수 있다는, 아직도 그런 주장을 계속 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사행성게임 업자들은 그렇게 하면 수익이 안 생긴다는 겁니다. 그 룰대로 하면 한 달에 5백만원씩 적자를 본다고 합니다. 결국은 게임은 412룰에 맞춰서 게임기는 나오게 할 것이고 시중에 나온 게임기를 불법 개조하거나 승률조작을 해서 운영할 것이거든요. 전자식 게임기는 특히 승률조작이 매우 쉬워서 상당히 통제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13000개나 되는 사행성 게임자들을 그대로 양성하게 하고, 바다이야기만 해도 게임기가 10만 개나 되는데 그건 도저히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거든요. 그러면 불법 개변조나 승률조작이 된 게임들이 성행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원칙적으로 베팅이나 배당을 시스템으로 하는 게임들은 사행성 게임으로 판정을 해서 시장에 못 나오게 해야 되는 거죠. 꼭 필요하다면 관광특구와 같은 도심에서 먼 곳에, 정부가 철저히 통제 관리하는 시스템 하에서, 그것도 목적이 있어야 되거든요. 공익기금을 낸다든가 하는.. 그런 것과 연계시켜서 아주 제한적이고 극히 예외적으로만 관리가 가능한 정도로만 허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인규 : 이번에 도박산업 정비를 위해서 다음 대선까지는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사항을 발표한 게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건지 소개해 주시죠.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남근 : 첫 번째는 사행성 게임에 대해서는 412룰과 같은 기교적인 방식이 아니라 베팅과 배당을 시스템으로 하는 게임은 다 사행성 게임으로 규정하자는 겁니다. 그리고 문화관광부는 그런 베팅과 배당을 하는 게임을 육성하려고 하지 말고, 실제 일본의 닌텐도나 소니처럼 학습진흥에 도움되고 여가에 진흥이 되는 게임들을, 세계적인 경쟁력 있는 게임들을 육성하려는 데 더 집중하라는 겁니다. 두 번째로는 정부가 하고 있는 5대 도박산업,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의 성장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이걸 일단 5개년 계획을 세워서 반으로 줄이라는 겁니다. 현재 매출액이 한 15조원 정도 되는데 그걸 한 절반으로 줄이고, 기금은 결국 7,8천억 정도 마련이 되는데 그건 정부 예산으로 반은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정부 예산이 100조원 되는 시대에 3,4천억을 마련하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반은 예산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매출액은 연차적으로 계속 줄여나가야 된다는 것이구요. 세 번째로 도박이용자, 중독자에 대한 것을 고려하는 정책은 없습니다. 정책이라는 것은 자꾸 도박산업을 운영하는 산업에 있는 사람들은 바로 달려와서 로비하고 항의하고 하니까 그들의 이해는 계속 반영돼서 커지고 있는데, 그걸 이용하면서 중독돼서 파산하고 그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들이는 가족이나 친지들의 어려움이 같이 고려돼야 되는데 이런 도박중독자와 이용자들에 대한 대책이 빠지다 보니 정책균형이 완전히 상실됐습니다. 그래서 두 부분의 균형을 맞추고 특히 도박중독자들을 위한 클리닉이나 상담소를 많이 만들라는 것이구요. 그 다음에는 사행산업통합관리위원회를 만들어서 정부 내에서 사행산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게임물등급위원회라는 게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것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사행성, 음란성, 폭력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볼 수 있는, 시민단체나 종교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돼야 된다는 겁니다.

박인규 : 어쨌든 11월이 되면 로또를 인터넷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계십니까?

김남근 : 정부가 도박산업에 대한 철학과 정책적 방향이 없다는 게 적나라하게 드러난 거라고 보여지구요. 인터넷 로또가 로또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인터넷 경마, 인터넷 경륜, 경정으로 다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은 반드시 정부가 철회해야 된다고 보여지고.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저희 시민단체들은 적극적으로 철회를 요구하는 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박인규 : 도박이 인생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좋은 오락거리가 될 수도 있는데 거기에 인생을 거는 건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정부가 좀 합리적인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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