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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한미FTA 반란군 진압'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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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한미FTA 반란군 진압'의 자충수

[기자의 눈] 옹색한 '집권당 책임론'…'뉴딜' 파산 자초

한미 FTA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여당 의원은 13명. '소수'에 불과한 반란군에게 김근태 의장을 포함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공개 경고장을 날리며 '내부의 적'으로 매도했다.
  
  김 의장이 직접 날린 경고장의 핵심은 "국정운영에 대해 정부와 공동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 집권여당 구성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것과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았다"는 것. 청와대 쳐다보기가 민망해진 데에 따른 당혹감과 당 의장으로서의 리더십에 흠결이 간 데 대한 불쾌감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정부와 공동 책임을 져야 할 집권여당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목전까지 차오른 위기감이 자발적 반란을 조직한 것으로 봐야 옳다. 한미 FTA에 대한 여권 내부의 '가장된 평화'가 깨졌다는 것이다.
  
  김 의장이 애써 이를 외면함으로써 그의 경고장은 오히려 자신에게 돌아올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의장의 경고장은 추후라도 김 의장이 '한미 FTA 반란군'을 이끌 자격의 박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채운 족쇄
  
  김 의장은 지난 5월 4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강연에서 "지금 추진되고 있는 한미 FTA는 정부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너무 준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협약의 특성상 비밀을 준수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최소한 국회와 상의하고 보고해야 한다. 적절한 통제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의장이 된 뒤에도 "제2의 IMF가 될 수도 있다"고 수차례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의원들이 "한미 FTA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졸속적인 협상 추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한 '반란 동기 및 목적'과 거의 일치한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의 반란군 진압은 '제2의 IMF'로 갈지 모를 위험한 협상에 대한 사실상의 협조이자, '당정청 공동 책임론'의 굴레에 자신의 소신을 속박한 셈이 됐다.
  
  이 대목에선 과거 1차 이라크 파병 논란 당시 반대론을 이끌었던 김근태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 뒤에는 소신을 꺾고 '집권여당의 책임론'을 내세워 끝내 표결에선 찬성표를 던진 일과 겹쳐진다.
  
  이 같은 선례에 비춰볼 때, 김 의장이 비록 '협상 신중론'을 마음 속에 견지하고 있다고 해도, 또한 추후 한미 FTA에 대한 당론 결정 과정에서 어떤 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지난 6월29일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 "한미 FTA는 우리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기본 전제와 사후 철저한 보완대책을 강구한다"는 합의의 틀을 깨는 일은 없으리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또한 새삼스럽게 한미 FTA가 체결되면 국가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심화되고 내수경제가 침체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각계의 우려를 끄집어 낼 것도 없이 김 의장이 한미 FTA에 관한 자신의 운신의 폭을 제약함으로써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 대타협' 구상을 스스로 위축시키는 결과를 낼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양극화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뉴딜과 한미 FTA가 병립 가능한지에 대한 답을 미루는 사이에 김 의장의 뉴딜은 점점 더 한미 FTA를 추진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좌파 신자유주의'를 닮아가고 있다.
  
  일부 우리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만약 내년 안에 한미 FTA가 체결되면 김 의장의 '뉴딜'은 있으나마나한 것이 되리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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