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여야 의원 23명 "한미FTA는 위헌" 심판청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여야 의원 23명 "한미FTA는 위헌" 심판청구

여당 의원이 대통령 상대 권한쟁의소송은 '초유의 일'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의원 23명이 7일 한미 FTA 협상에 대해 사실상의 위헌 소송을 냈다.

여야의원 23명이 7일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것. 이들은 한미FTA 협상의 진행 추이를 지켜보고 추가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한미FTA 일방적 추진 국회의 권한 침해"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를 소송상대로 하는 이번 소송에는 한미 FTA 연구의원 모임 대표인 열린우리당 김태홍 의원을 비롯해 강창일, 유기홍, 유선호, 유승희, 이경숙, 이기우, 이상민, 이인영, 임종인, 정봉주, 최규성, 홍미영 의원 등 여당 의원 13명이 참여해 파문이 예상된다. 소송에는 손봉숙 민주당 의원과 민주노동당 의원 9명 모두가 참여한다.

이들은 소장제출에 앞서 발표한 소송취지문에서 "정부는 한미FTA협상 체결 과정에서 대통령의 조약체결권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삼권분립의 원칙을 침해하고 국회의 조약체결, 비준 동의권이 성실하게 이행되지 않아 국회는 거수기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현재 국회 한미 FTA 특위 소속 의원들에 한해 협상정보를 일부 공개하고 있지만 요식적인 수준에서 시간과 인력을 제한하고 제출된 자료 또한 영문으로 준비하고 있어 이와 같은 정부의 부작위는 삼권분립을 명시하는 헌법정신에서 어긋나 있다"고 지적했다.

7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심판청구를 대리하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찬진 변호사는 "한미FTA가 국민의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헌법 60조는 이러한 경우 비준에 관한 동의를 구하도록 명문화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정부 수립 이후 조약 체결과 비준에 국회가 사전 동의한 예는 없으나 잘못된 헌법적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與 지도부 "유감스럽다" vs 의원들 "좌시할 수 없는 수준"

대통령과 정부를 상대로 집권 여당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말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한미 FTA 협상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대거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새로운 당청갈등으로 번질 소지가 다분하다.

또 아직 당론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한미 FTA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당내 갈등도 예상된다. 특히 여당 지도부는 이들의 행위를 심각한 파열음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강봉균 정책위 의장은 당 회의에서 "권한쟁의소송에 우리당 의원들이 참여한 것이 유감스럽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 의장은 "당은 당 특위를 만들어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고 국회에서도 한미 FTA 특위를 만들어 협상단계마다 특위에서 점검하는 제도와 장치를 갖고 최대한 우리의 국익이 지켜지는 협상이 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다른 견해 가진 의원들은 당내 특위, 국회 특위를 통해 협상이 제대로 되도록 뒷받침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심판청구에 참여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상당한 부담감을 갖게 됐다. 특히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홍 의원은 이번 소송문에 서명하느냐를 두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오늘 아침만 해도 여당 상임위원장이라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름을 빼려다가 다시 넣었다"며 "당 지도부로부터 비난성 발언을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김한길 원내대표가 전화를 해 충분한 상의 없이 심판 청구를 해 유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몸짓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정부와 미국이 추진하는 협상의 속도가 도저히 좌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 '교통순경'이 나선 것"이라며 "당내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당과 청와대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심판 청구와 동시에 협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내지 않은 것도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정면으로 맞부닥쳐 코피 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을 지원하는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이번 청구에 직접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많은 의원들이 FTA 추진 속도와 협상 쟁점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이번 3차 협상이후 쟁점이 명확히 부각되고 미국의 요구가 노골적으로 드러날 경우 많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보다 공개적이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