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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는 지금 해상전쟁게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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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는 지금 해상전쟁게임 중"

김영길의 '남미리포트'〈149〉

"미국이 침공해 온다면 베네수엘라 내의 모든 유전을 폭파시키겠다."
   "미국이 쿠바를 공격하면 쿠바 방어를 위해 피를 흘리겠다."
 
최근 서방언론들이 전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미국을 향한 호전적인 발언들이다. 그러나 하나같이 왜 이런 발언들이 나왔는지에 대한 배경설명이 없다. 거두절미하고 차베스가 오는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인기몰이 식 발언이라는 자의적인 해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남미 현지에서는 차베스의 이런 발언들이 현재 카라카스 인근 카리브해 연안에서 미 해군이 남부사령부(u.s. army's southern command )와 합동으로 핵 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까지 동원한,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해 베네수엘라 정부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지언론들은 이를 두고 "카리브해에서 벌어지는 해상전쟁게임"이라는 평가를 하면서 "이 해상훈련은 전 세계를 향한 무력시위를 겸해 미 해군 최신예무기들의 전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연히 쿠바의 카스트로와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과민반응을 일으킬 만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남미의 군사전문가들도 "미 해군과 카리브해 연안국가들의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에는 콜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자마이카, 온두라스, 니카라과,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해상훈련은 물론 육상기동훈련과 지역군사훈련을 겸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사면초가 형국이 된 쿠바와 베네수엘라가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거들고 있는 분위기다. 
 
베네수엘라 국방부의 한 고위간부는 이에 대해 "만일 미군이 이번 대규모 훈련을 통해 우리를 협박하려는 의도라면 그들은 실수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어느 선까지 베네수엘라 해상으로 접근하는지를 지켜 보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여서 현재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주변은 준전시 상황과 다름없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쿠바를 자극하고 있는 이번 훈련에는 조지워싱턴호를 비롯해 순양함 몬테레이(uss monterrey), 구축함 스타우트(uss stout) 등 4척의 전함이 투입됐으며 육ㆍ해ㆍ공군을 망라한 대규모 훈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은 이달 초 이미 시작되었고 오는 5월 하순에 끝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훈련을 미군의 막강한 군사력과 기동력을 차베스와 카스트로에게 과시하는 무력시위용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미리 예정된 통상적인 군사훈련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군 당국은 "이 훈련은 미군의 군사력 시위가 목적이 아니라 이 지역에서 매 4년마다 치러지는 통상적인 훈련"이 라고 밝히고 "이번 훈련은 불법이민감시 훈련과 카리브해 연안국가들의 군사기술지원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현지언론들은 최근 차베스가 미국과의 항전의지를 다지며 문제의 발언을 하게 된 건 이 민감한 시기에 윌리암 브라운필드 베네수엘라 주재 미 대사가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전격 방문한 후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를 향한 무력시위 성격인 대규모 군사훈련에 베네수엘라 주재 미 대사가 참관한다는 것은 그 진의가 무엇이든 통상적인 외교 관례를 무시한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브라운필드 미 대사는 이에 대해 "나의 훈련 참관은 사전에 이미 알려진 것이며 3주 전에 베네수엘라 정부에도 통보했다"고 밝히고 " 우리 정부는 베네수엘라 국방부에 이번 훈련의 참관단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비록 훈련상황이기는 하지만 카리브해를 완전 장악한 대규모 군사합동훈련이 차베스로서는 사방에 적을 둔 형국이라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미국을 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필요를 느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이번 훈련이 종료될 때까지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강성발언들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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