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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가 이란 핵무기를 들여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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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가 이란 핵무기를 들여온다고?"

김영길의 '남미리포트'〈148〉베네수엘라 보수언론의 황당한 보도행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베네수엘라 일간 〈2001(www.2001.com.ve)〉은 익명의 미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베네수엘라와 쿠바로 핵무기를 보내기로 비밀협상을 체결했다고 보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보도는 지난달 카라카스 일간 〈VEA〉의 "베네수엘라 정부가 북한에서 핵무기를 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카라카스 현지의 반(反)차베스계 언론들이 집중적으로 핵무기 구입 문제를 제기해 차베스를 압박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력 사용의 명분을 쌓기 위해 베네수엘라 언론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한동안 베네수엘라 언론계가 시끄러울 전망이다.

"차베스를 위한 이란의 미사일" 이라는 제하의〈2001〉 기사는 "차베스가 쿠바의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부제를 달아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합동으로 핵 미사일을 구입, 카리브해 연안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주 베네수엘라 정부대표단이 이란에서 개최된 제3회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권리를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곧바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시찰하면서 이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주장했다.

〈2001〉은 또 "문제의 미사일이 미국의 스파이위성과 항공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유조선을 이용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그러나 이 미사일들은 결코 베네수엘라나 쿠바로 인도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알리 로드리게스 아라케 외무장관은"황당한 보도"라고 일축하고 "최근 불합리한 언론보도가 극에 달한 느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라케 장관은 이어 "우리는 이란과 어떤 무기거래도 없었다"고 단언하고 "우리의 군사관계 거래는 공개적이고도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세계를 파괴하는 대량살상무기들을 감축하는 데 오히려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힌 아라케 장관은 "우리는 다만 평화적인 목적의 핵에너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지 TV매체들과 긴급 인터뷰를 요청한 아라케 장관은 "이번 보도는 이란을 공격하려는 미국이 구실을 만들기 위해 선전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맹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2001〉은 문제의 기사가 외신을 타고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세계적인 화제로 부상하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기사내용의 출처확인을 요구하며 강력하게 항의하자 20일 온라인상의 기사는 삭제 조치했다.

이란과 미국간 긴장이 고조하는 등 민감한 때에 터져 나온 이란과 차베스 간의 핵 커넥션 보도를 두고 현지언론들 역시 "확인되지 않은 이런 터무니없는 보도는 이란과의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베네수엘라 언론들이 이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미확인 정보를 확인절차 없이 보도한 몇몇 언론사들의 윤리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남미 현지의 일부 언론들도 이번 기회에 오보와 조작 등 중남미 언론들의 고질적인 윤리 문제를 바로 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를 높이며 이에 대한 차베스의 대응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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