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인도와 핵협정을 체결함으로써 국제협약들과 수십 년 전통을 이어 온 미국의 초당파적 핵 정책을 뒤집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7일 지적했다.
〈IHT〉는 이날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밥 허버트의 글을 전재, 이라크에서의 재앙적인 전쟁을 부추기기 위해 핵 위협에 관한 그럴듯한 주장들을 펴 온 부시 대통령이 이 같은 협정을 맺음에 따라 인도는 연간 핵무기 생산을 2-3배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등을 들려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어느 지역에서건 핵무기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일조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수십 년간 미국의 법과 NPT 조항들은 핵무기를 취득하고도 NPT 가입을 거부해 온 인도에 대해 핵연료 및 원자로 부품 판매를 차단해 왔는데 부시 대통령이 이러한 정책을 뒤집어 핵무기 확산의 길로 한발짝 더 가까이 가게 됐다는 것이다.
칼럼은 지금까지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이른바 핵클럽의 회원국 이외의 국가들로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가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핵무기 확산을 악화시키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1960년대에는 머지않아 수십 개 국가들이 추가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지금까지 핵무기가 확산된 국가는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북한도 포함하자면 4개 국에 불과하다는 것.
IHT는 이어 핵무기 비확산 전략의 초석은 NPT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려는 국가들과 핵에너지 기술공유를 거부하는 것이었음에도 부시 대통령이 인도에 예외 조치를 인정함으로써 상황이 변하게 됐다고 밝혔다.
리처드 닉슨부터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공화.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은 인도가 30년 이상을 원해 왔던 핵협력 협정의 체결을 거부해 왔다.
IHT는 또다른 칼럼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방문이 양자 차원에선 성공적인 것으로 간주될지 몰라도 지구적 관점에선 안정과 미국의 영향력에 대해 득보다는 해를 끼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미국이 인도에 치우침으로써 미국의 오랜 우방인 파키스탄 내 친미 감정을 강화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친 탈레반 감정에 직면해 있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권력유지를 더 용이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슬람 세계에선 미국의 이러한 행태가 미국내 반(反)무슬림적인 태도의 또다른 사례로 비쳐질 수 있다고 칼럼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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