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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위중'…중동 평화 먹구름 짙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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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위중'…중동 평화 먹구름 짙어져

총선·정착촌철수 등에 연쇄적 영향 미칠 듯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뇌출혈로 인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샤론 총리는 5일 7시간 동안의 2차 뇌수술을 받은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뇌 안의 대량출혈은 막아 혈압, 맥박 등은 일단 안정을 되찾은 상태지만 여전히 위중하다고 밝혔다.

샤론이 수술을 받은 하다사 병원의 의사 슐로모 모르-오세프는 수술 후 "CT 촬영 등으로 검사해본 결과 뇌출혈은 멈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아직까지는 좀더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뇌출혈로 인한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샤론 총리는 4일 저녁 네게브 사막에 있는 개인농장에 머물던 중 통증을 호소해 앰블런스로 예루살렘의 하다사 병원으로 이송됐다.

샤론 총리는 지난달 18일 가벼운 뇌졸중으로 쓰러져 한 차례 입원한 후 치료를 받아 왔으며, 당초 5일 오전 뇌졸중의 원인이었던 심장의 구멍을 봉합하기 위한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의사들은 샤론 총리의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미국 뉴올리언스에 있는 옥스너병원의 신경외과 의사인 로버트 펠버그는 뇌졸중 중 약 10%를 차지하는 뇌출혈은 "모든 뇌졸중 중 가장 위험한 병"이라며 뇌출혈 환자 중 50%가 한 달 안으로 사망한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재집권 가능성 짙어져**

샤론 총리의 정계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중동 평화에 또다시 짙은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이끌어갈 기둥이 없어지면서 이스라엘 강경파들이 다시 득세할 경우 어렵게 끌어오던 '평화 로드맵'은 깨지고 양 진영은 유혈충돌의 소용돌이로 다시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샤론을 좋아하는 사람이건 혐오하는 사람이건 그가 이스라엘 건국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 정치의 중심이자 거인이었다는 점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1982년 레바논 전쟁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샤론이 '갈릴리에 평화를'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군사작전을 통해 레바논 남부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본부를 공격해 1800명을 학살했던 오점이 있긴 하지만 국제사회는 샤론만이 중동 평화를 정착시킬 유일한 정치지도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강경파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를 밀어붙인 샤론 총리였지만, 애초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가자지구에서의 광범위한 정착촌 건설을 추진했던 것도 샤론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주변국들의 군사적 위협이 줄어들고 팔레스타인과의 충돌로 이스라엘의 안보에 위협을 느끼자 샤론은 유대 국가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부 지역을 양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같은 이유로 가자지구 철수를 관철시켰던 샤론은 독립 국가를 세우겠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주장을 수용해 일부 땅을 포기한 첫 번째 이스라엘 정치지도자가 됐다.

샤론은 가자 철수 다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지만, 서안지구 정착촌에서의 일방적인 철수가 다음 단계로 점쳐졌고 그에 대한 이스라엘인들의 지지가 급조한 카디마당의 지지율 1위를 뒷받침했다.

***팔레스타인 총선에도 영향 줄 듯**

그러나 샤론이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날 경우 들어설 강경파들은 정착촌 유지 정책을 고수할 것이 분명하고 팔레스타인 자치국가 건설에도 제동을 걸고 나설 가능성이 짙다. 지난해 11월 리쿠드당을 박차고 나와 만든 카디마당의 미래부터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노동당 당수에서 밀려난 후 샤론과 힘을 합친 시몬 페레스 전 총리와 에후드 올메르트 현 부총리가 있기는 하지만, 페레스 전 총리는 고령이고 올메르트 부총리는 정치적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샤론을 계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그렇게 될 경우 3월 28일 총선에서 강경파인 벤야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다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고 사실상 샤론의 사당(私黨)인 카디마당은 해체되거나 리쿠드당에 재흡수 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렇게 되면 1월 25일로 예정된 팔레스타인의 선거도 오리무중에 빠지고 대(對)이스라엘 극한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샤론 총리는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 선거참여를 허용할 수 없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인 하마스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만 충족시키면 허용할 수도 있다는 속내를 드러내 왔다.

그러나 샤론 총리의 복귀가 불가능해질 경우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인들의 선거 참여 불허가 그대로 굳어지고 팔레스타인의 반발이 뒤따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자신들의 뜻대로 선거가 치러지지 않을 경우 선거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의 정치조직에서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따라서 이스라엘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져 정상적인 선거가 불가능해질 경우 팔레스타인의 내적인 정치 상황도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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