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대한 반대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한국 시위대에 충격탄 6발을 발사했다고 시인했다.
30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경무처의 공보업무 담당자인 청탓컹(張德强) 수석경정은 시위진압 과정에서 공격적인 무기를 지니고 경찰관을 폭행하려는 시위자들을 상대로 6발의 충격탄을 발사했다고 29일 밝혔다.
홍콩 경찰이 사용했다는 충격탄은 CTS(Super Sock Beanbag)으로 불리는 시위진압용 장비로, 나일론 헝겊 안에 화학합성물을 넣은 탄환을 주로 다리 등에 발사해 물리적 충격을 줌으로써 근육을 경직시켜 시위자를 제압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폭동 단계에서 사용되는 고무탄과는 다른 것이다.
지난 21일 홍콩에서 구속된 농민들을 만나고 온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전농 소속 농민 3명이 홍콩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았다고 전해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청 경정은 충격탄은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보다 인도적인 무기'라며 "시위진압 전술 차원에서 각목 등을 경찰에게 휘두르는 시위대를 향해 사용했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또 시위진압 과정에서 충격탄 외에 최루탄, 최루액, 물대포 등 모두 6종의 무기를 사용했다며 "이들 무기의 사용을 은폐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홍콩 경찰 측은 강 의원이 고무탄 발사 논란을 제기하자 "시위 현장에서 고무탄 사용을 지시한 적 없다"며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충격탄이 비살상용 무기라 하더라도 머리나 급소에 잘못 맞을 경우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홍콩 내부에서도 이 장비의 사용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홍콩 경찰은 충격탄 사용이 내부지침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여부에 대해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며 충격탄을 맞은 시위대원들이 적극 나서서 보다 상세한 진술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충격탄은 지난 1970년대에 미국에서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졌을 때 경찰이 처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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