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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주지사'와 '칭송받는 사형수'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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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주지사'와 '칭송받는 사형수'의 인연

노벨상 후보 사형수의 운명, 곧 슈워제네거가 결정

갱단의 두목으로 시민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수감 중 청소년들에게 폭력조직에 가담하지 말 것은 가르치는 책을 써내 노벨 평화상과 문학상 후보에 6차례 올랐던 사형수 스탠리 윌리엄스의 운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법적 구제절차가 없는 가운데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사형감면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감면 결정이 없다면 윌리엄스는 13일(현지시간) 정오 약물투입 방식으로 사형에 처해진다. 따라서 그에게 남은 시간은 나흘이다.

***제이미 폭스 "그를 죽여서는 안 된다"**

슈웨제네거 주지사는 지난 8일 윌리엄스의 변호사와 검사들을 불러 마지막 청문회를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청문회에서 윌리엄스의 변호인들은 무죄를 주장하기보다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검사들은 증거가 확실하고 살해방법이 잔인했다는 이유로 법원의 결정대로 그를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지난주 사형집행을 중지해달라는 변호인들의 요청을 기각했고, 연방 대법원도 재판재개 요청을 거부했다.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와 제시 잭슨 목사 등은 윌리엄스가 24년 간의 복역생활에서 보여준 범죄예방 노력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며 구명운동을 벌여왔다. 윌리엄스는 2006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다시 오르기도 했다.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다룬 TV 영화에서 윌리엄스 역을 맡았던 배우 제이미 폭스는 청문회가 끝나고 "그를 죽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며 감형을 호소했다.

캘리포니아 주법에 의하면 주지사가 사형수 변호인의 청원을 받아들이게 되면 사형집행 대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으로 형량이 낮춰질 수 있다.

***공화당내 반대 압박도 높아져**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어떤 결정을 언제 내릴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윌리엄스의 변호인들과 지지자들은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이것은 사람의 목숨이 걸린 문제다. 주지사로 있을 때 이를 결정해야 하니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이런 상황이 두렵다"는 과거의 언급에 한가닥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1967년 이후 지금까지 사형감면 청원이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는 점에 비춰 슈워제네거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그가 사형감면에 대한 당내 반발을 고려하는 정치논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경우에는 감면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최근 유명한 민주당 인사를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임명해 소속 정당인 공화당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형감면 결정을 내릴 경우 그의 당내 기반은 더욱 악화되리란 것이 〈AP〉 통신의 분석이다.

윌리엄스에 대한 청문회가 있던 8일 공화당 내의 보수성향 조직은 2006년 주지사 선거에서 슈워제네거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을 공화당 지도자들에게 요청하며 압박을 가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참모들은 사형집행 결정일 직전인 12일 주지사가 최종 결정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스탠리 윌리엄스는 지난해 출간한 한 책에서 감옥에 들어가기 전인 1976년 캘리포니아의 한 해변에서 있었던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의 조우를 소개했다.

당시 서로의 체격을 보고 감탄했던 갱단 두목과 오스트리아 출신 보디빌더가 '칭송받는' 사형수와 그의 운명을 쥐고 있는 주지사로 다시 만난 셈이다. 이들의 인연이 과연 어떻게 이어질까. '테미네이터 주지사'의 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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