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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후보' 美 사형수, 끝내 '형장의 이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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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후보' 美 사형수, 끝내 '형장의 이슬'되나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감형 판단에 달려

악명높은 조직폭력단 설립자였으나 수감 생활 중 청소년들에게 폭력 조직에 들어가지 말 것을 촉구하는 책들을 써내 5차례나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미국인 사형수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51)가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로스앤젤레스 상급법원의 윌리엄 파운더즈 판사는 지난 11일 연방대법원이 윌리엄스의 상고를 기각한 사실을 적시하며 윌리엄스의 사형 집행일을 오는 12월 13일로 확정한다고 24일 선고했다.

파운더즈 판사는 법정에서 수십 명의 사형제 반대론자들이 방청객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사형 집행 영장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윌리엄스, 누구인가**

스탠리 윌리엄스는 고등학생이던 197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고교 동창과 함께 크립스파(派)라는 조직폭력단을 설립했다.

그 후 1979년 백인 편의점 점원 1명과 모텔을 운영하는 아시아계 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1981년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그는 살인 혐의를 부인해 왔다.

윌리엄스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샌프란시스코 샌퀜틴 감옥에서 수형생활을 하면서 조직폭력단에 가담했던 젊은날의 과오를 뉘우치고, 청소년 폭력조직 가입 근절을 위한 국제적 운동을 펼치며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을 저술했다.

그같은 공로를 인정받은 그는 노벨평화상 후보에 5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4차례 올라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 중 한 명이 됐다. 그의 이야기는 배우 제이미 폭스 주연의 TV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러나 윌리엄스의 살인 혐의에 대한 재판은 계속됐고 샌프란시스코 항소심에 이어 연방대법원도 지난 11일 상고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각하, 로스앤젤레스 상급법원이 결국 사형 집행일을 확정하기에 이르렀다.

연방대법원의 각하 직후 그의 변호인들은 LA검찰이 흑인 배심원들을 모두 배제해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으며, 그가 유죄를 자백했다는 증언들은 조작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에게 '정의'란 무엇일까**

사형대에 오를 날만 남은 윌리엄스에게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감형 결정이다. 윌리엄스의 변호인단은 11월 8일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만나 사형을 종신형으로 감해 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지사의 결정에 의해 사형수의 형을 덜어줄 수 있는 캘리포니아 주법에 의해 감형된 경우는 196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주지사가 정신 이상자 1명을 감형해 준 후 한번도 없어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법정에서 선고 과정을 지켜본 윌리엄스의 변호사 피터 플레밍은 "윌리엄스의 재판은 미국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한 사람에 대한 재판이었다"며 "그의 업적은 책과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퍼져갔다"며 안타까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법정 밖에서는 사형제 폐지운동을 벌이는 시민들이 "사형은 복수와 폭력을 가르친다" "사형제도를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적은 피켓 시위를 벌였다. 윌리엄의 수많은 지지자들도 "윌리엄을 살게 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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