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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되는 차베스의 핵개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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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되는 차베스의 핵개발 프로젝트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 <94>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5월 "핵개발에 뛰어들겠다"고 천명한 후 최근 이를 실행하기 위해 아르헨티나로부터 실험용이 아닌 발전용 원자로를 구입할 의사를 밝혀 미국-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5월 22일 베네수엘라의 '알로 프레지덴테'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도 핵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며 "이를 위해 이란과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었다.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가 구입의사를 밝힌 아르헨티나산 원자로는 지금까지 아르헨티나가 호주와 알제리, 이집트, 페루 등지에 판매한 실험용 원자로가 아닌 발전소용 원자로이며 아르헨티나 국립원자력연구소가 설계한 중급원자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원자로에 현지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립원자력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 원자로에 대해 "우리는 아직까지 한번도 이 원자로를 제작한 경험이 없지만 완벽한 수준의 설계도면을 자체기술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 원자로가 완성되면 우리의 기술수준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원자로 구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확인하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구입을 희망하는 원자로의 판매는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협약을 완전하게 지키는 틀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간 경제협력과 양국 정상 간의 밀접한 관계 유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의혹에 찬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의 원자로 구입의사 표명은 단순한 핵에너지의 확보가 아니라 다른 목적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기도 하다. 베네수엘라는 왜 아르헨티나가 보유 중인 설계도면만 보고 원자로 구입 의사를 표명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아르헨티나가 보유한 우주과학기술도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만일 베네수엘라 정부가 핵개발과 관련하여 이란과 협력할 기미가 보이면 우리 정부는 베네수엘라와의 핵 협력을 모두 백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약 5만 톤에 가까운 우라늄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원자력기술 개발을 위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기술협력 협정을 맺고 있다. 또한 최근 차베스 대통령은 이란 및 북한과의 관계도 부쩍 강화하면서 핵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신의 핵 개발은 "에너지와 의학, 농업발전 등을 위한 평화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베네수엘라가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하게 되면 부수적으로 핵무기의 재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남미공동시장 정회원국이 된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고 있으며 최근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베네수엘라 방문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정부는 베네수엘라의 핵에너지 개발프로젝트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양국(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은 국제 핵확산금지조약을 준수하는 수준에서 원자로 판매행위가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정회원국 자격을 획득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미국가들과 명실상부한 공동체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베네수엘라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보유하고 있는 원자력기술과 전략로켓 등의 기술을 보다 더 쉽게 획득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최근 스페인에서 폐막된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에서 메르코수르 임시회장을 맡고 있는 우루과이 레이날도 기르가노 외무장관은 "오는 12월부터 베네수엘라는 메르코수르의 정회원 자격을 가지게 된다"면서 "메르코수르는 카리브 해안에서부터 남극해까지 그 지역을 넓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남미공동시장 정회원국 자격 발표 후 차베스는 스페인에서"이제 중남미를 위한 때가 왔다. 21세기는 라틴아메리카의 시대"라고 목청을 높였다. 핵개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차베스가 말한 '중남미를 위한 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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