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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정신병원 부인은 가출, 아이 셋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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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정신병원 부인은 가출, 아이 셋은 누가…"

[토론회] "쌍용차 사태 국회가 아니면 해결할 수 없다"

"용역 문제가 사적 영역이라는 말에 반대한다. 가장 사적인 공간인 가정에서도 남편이 부인을 때리면 경찰이 개입하지 않느냐.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용역의 폭력이 발생했을 때 반드시 공권력이 개입해야 한다." (이도흠 한양대 교수)

2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민주통합당 중앙당사에서 민주통합당 쌍용자동차 특위가 주최한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국민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권력의 노조 탄압 문제와 회계조작 의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민주통합당 쌍용차 특별위원회가 나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쌍용차 사태 관련 특별 소위원회'를 구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통합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토론회에 앞서 쌍용자동차 사태 사진전에 참석했다. 김정우(왼쪽)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과 함께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세상에 어떤 공권력도 식량 공급을 차단할 수는 없어"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2009년 8월 6일까지 77일간 지속한 쌍용차 노조의 옥쇄파업사태에서 경찰과 사측이 노조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경찰과 사측의 공권력 남용을 비판했다.

장 의원은 사건 발생 당시 사측이 물·식량 공급 차량을 7월 16일부터 전면 통제했고 경찰의 임무 카드에 이러한 사실이 임무로 기재돼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세상의 어떤 공권력도 이런 권력을 가지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사측은 발암물질이 포함된 최루액을 헬기를 이용해 공중에서 살포했으며 5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전자총인 테이저건을 노조원의 얼굴에 발사하기도 했다. 앰네스티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01년부터 미국에서 테이저건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최소 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미국 내에서 테이저건 규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장 의원은 노동자와 가족이 받는 경제적 압박도 엄청났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 본부는 옥쇄파업 기간에 회사 직원과 용역경비업체 직원이 부상을 당했다며 57명의 쌍용차 해고자와 정직자들에게 약 4억 원을 청구했다. 경기 경찰청은 쌍용차노조 등 3개 단체와 노조원들을 상대로 22억 6000여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하기도 했다.

노동자 해고 위해 회계조작?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쌍용차의 회계조작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 의원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근거가 된 2008년 말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에 대한 의혹부터 차근차근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회계 장부를 조작해서 손실을 과다하게 책정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노동법에 따르면 기업이 정리해고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2001년 대법원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해 인원감축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고 판시했다.

은 의원은 "안진회계법인의 '2008년 감사보고서'가 약 5000억 원의 손상차손을 불법적으로 계상해 정상회사가 파산상태의 재무구조를 갖게 됐고 이를 근거로 삼정 KPMG가 인력 구조조정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지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손상차손은 건물 등의 자산이 낡아서 미래에 그것을 팔았을 때 현재만큼의 값을 받지 못하게 되며 생기는 손해액을 뜻한다.

2009년 2월 6일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법원은 삼정 KPMG를 '경영진단 및 정상화 방안'에 관한 전문 회계법인으로 선임했다. 삼정 KPMG가 쌍용차의 관리보조자가 된 것이다. 은 의원은 삼정 KPMG의 '쌍용자동차 경영 정상화 방안 검토 보고서'가 사측의 인력 구조조정을 정당화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존재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회계를 조작해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과장했다는 것이다.

은 의원은 "2008년 재무제표에 쌍용차의 손상차손액이 과도하게 책정돼 부채 비율이 168%에서 561%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고정재산에 대한 감액손실 적용이 금지돼 있음에도 이를 적용했다고 은 의원은 말했다.

국회 진상조사 아니면 방법 없어…반드시 진상조사 해달라

권지영 심리치유센터 '와락' 대표는 "지난 2009년 8월 옥상에서 경찰에게 집단구타를 당한 노동자는 아직도 정보과 형사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망상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분은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부인은 가출했다. 그 집의 아이 셋은 대체 무슨 돈으로 살며 누가 돌봐주겠느냐"고 울먹였다.

권 대표는 "(해고자 중)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사람이 너무 드물다"고 해고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전하며 사회의 관심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병우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은 민주통합당이 국회의 진상조사를 주도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대형 회계법인이 왜 이런 무리한 회계조사를 했겠느냐. 그들도 결국 돈을 벌자고 한 일이다"라며 "국회가 아니면 진상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쌍용차 정리해고와 관련된 청문회를 다음 달에 개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오는 27일 환노위 전체회의를 열어 위원회 소관 법안을 상정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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