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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여, 이라크서 석유 좀 얻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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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부시여, 이라크서 석유 좀 얻었는가?"

<해외 시각> 군사력 이용한 석유확보, 이젠 망상

민주, 공화을 막론하고 미국의 고위 정책결정자들은 오래전부터 군사력은 외국의 석유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 중 하나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신념을 가진 최초의 정치인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었다. 그는 1945년 2월 사우디의 압둘 아지즈 국왕에게 사우디 석유에 대한 미국의 특권적 접근에 대한 대가로 사우디를 군사적으로 보호해줄 것이라고 약속했고, 이 약속은 지금까지도 지켜지고 있다. 루즈벨트 이후의 모든 대통령이 이같은 입장을 공유했으며, 이러저러한 형태로 걸프 지역에 미 군사력을 증강시켜 왔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걸프지역에서 미국의 석유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면 군사력 사용을 결코 주저하지 않았다.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응해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미군 수십만 명을 사우디에 파견한 것은 미국의 군사력을 사용함으로써 중동지역의 무진장한 석유자원을 미국이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절대적 확신 때문이었다. 현 부시 대통령이 2003년 3월 이라크를 침공한 것도 분명 이같은 가정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라크 침공 2년 반이 지난 지금 갈수록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이라크의 상황은 (석유자원 확보를 위한) 군사력 사용이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외국 석유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을 증대시키기보다는 감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군, 석유의 바다에 뛰어들다**

미국이 오로지 석유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많은 고위 관리들이 석유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딕 체니 부통령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는 2002년 8월 해외참전재향군인협회 연설에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그 중 하나로 걸프지역 석유자원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석유산업에 종사하는 체니의 이전 동료들 역시 이라크의 유전을 탐냈다. 한편 네오콘의 핵심 인물들도 석유를 중시했다.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장악하게 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이스라엘에 맞서고 있는 아랍국가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다른 요소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정책결정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특히 부시독트린의 효율성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전쟁은 잠재적 적들의 대량살상무기 야망을 봉쇄하기 위한 실용적이고 정당한 수단이라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책목표의 최우선 순위가 무엇이었든 간에 이들은 한 가지 기본가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것은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기만 하면 무진장한 석유자원을 가진 이라크의 석유 생산량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이라크의 미래 석유 생산량에 대한 이러한 낙관주의는 침공이 시작되기 몇 달 전 워싱턴에서 눈에 띄게 드러났다. 예를 들어 미 에너지부는 2002년 말 이라크 석유자원에 관한 정기보고서에서 충분한 외부투자만 있으면 이라크의 산유량은 이른 시일 내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예측했다. 당시 하루 250만 배럴에서 5백만 배럴 이상으로 금세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국무부의 이라크프로젝트팀(Future of Iraq Project)은 '석유 및 에너지자원 실무그룹'을 꾸려 이라크 석유자원의 민영화, 서방자본 및 기술의 조속한 도입 등에 관한 계획을 세웠다. 한편 이라크인 망명객 아메드 찰라비는 - 당시 미 국방부가 후세인 후임으로 점찍어 놓았던 인물로 현재 이라크 임시정부에서 에너지 담당 부총리를 맡고 있음 - 미국 주요 석유기업의 최고경영자 2명과 만나 이라크 석유자원 개발과 관련해 상당한 이권을 약속했다. 2002년 9월 찰라비는 "미국 기업들은 이라크 석유 개발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석유를 장악한 데 따르는 순수한 금전적 이익 외에 미 행정부의 모든 관리들을 사로잡은 또 다른 이점이 있었다. 이라크 유전에서 생산이 시작되기만 하면 그 수익금으로 전쟁비용은 물론 점령비용까지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백악관 경제보좌관 래리 린지는 이라크의 산유량 증대로 미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에 미군의 이라크 점령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9월 <월 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나면 세계에 공급되는 석유가 하루 300만 내지 500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전쟁의 성공적 수행은 경제에도 좋다"는 것이었다. 이런 종류의 발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당시 국방 부장관 폴 월포위츠가 의회 청문회에서 행한 다음과 같은 발언이다.

"향후 2-3년 내에 이라크의 석유 수입은 500억-1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재건비용을 스스로, 그것도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충당할 수 있는 나라를 점령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의 바다 위에 떠있는 나라"라는 월포위츠의 표현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라크의 석유자원 장악은 전쟁 초기 미 국방부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임이 분명했다. 국방부의 침공계획에는 개전 초기에 이라크 유전 및 시설들을 장악하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들이 포함돼 있었다. 침공 두 달 전인 2003년 1월 24일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기자들에게 "우리의 육상 지휘관과 작전참모들은 가능한 한 빨리 유전지대를 확보하고 보호하기 위한 전략들을 마련했다고 말해도 좋다"고 밝혔다. 미 지상군이 이라크에 들어가는 즉시 특수전투팀을 이라크 각지의 유전지대와 핵심설비 등에 파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라크 침공의 첫 번째 군사작전은 걸프 해상에 설치된 원유선적 시설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2002년 3월 23일 미군의 첫 번째 이라크 석유시설 장악이 성공하자 흥분에 들뜬 <뉴욕타임스> 기자는 다음과 같이 썼다.

"이라크의 2개 석유터미널에 대한 네이비실의 대담한 심야 기습작전은 새벽녘에 성공리에 끝났다. 네이비실은 경무장한 이라크 경비병들을 압도했으며, 이라크의 거대한 석유제국에 대해 무혈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러한 조기 "승리"에 이어 또 다른 승리들이 계속됐다. 예컨대 미군은 핵심 정유시설과 바그다드 시내의 석유부 건물을 장악했다. 이때까지는 모든 게 잘 풀려가는 듯했다. 그런데 바로 그 즈음 사태가 심각하게 악화되기 시작했다. 석유시설과 바그다드 등 주요 도시의 주요 시설들을 모두 보호할 병력이 부족했던 미군은 석유 관련 시설만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이라크인들의 약탈행위를 방치한 셈인데, 이로 인해 미군 및 미군이 후원하는 이라크 임시정부의 권위는 치명적으로 손상되고 말았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미군이 노골적으로 다른 시설의 보호는 무시한 채 석유시설의 보호에만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이러한 미군의 태도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독재자로부터 이라크 국민을 해방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강탈 내지는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이 미국에 대한 분노와 유감을 낳았으며, 이는 다시 미군 점령에 대한 무장저항의 밑거름이 됐다. 이후 부시행정부는 이러한 파국적 사태진전으로부터 결코 회복될 수 없었다.

***불바다에 휩싸인 미 점령군**

이라크 저항세력은 단일조직이 아니며, 이들 다양한 세력들의 의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저항세력의 애매한 이념에서 석유, 즉 이라크 석유와 미군 점령과의 관계가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라크 출신의 석유 컨설턴트인 팔라 알리즈베리는 "저항세력들이 미국의 이라크 석유산업 민영화 계획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저항세력들은 이라크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봐라, 너희들은 지금 너희 나라를 잃고 있어. 한줌밖에 안 되는 억만장자들이 너희들의 소중한 자원을 빼앗아 너희들을 거지로 만들고 있단 말이야."

알리즈베리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이야말로 저항세력이 구사할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는 호소다.

또한 다양한 저항세력들은 이라크 석유 수입으로 전쟁 및 점령 비용을 충당하려는 워싱턴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이에 따라 이라크의 송유관, 산유 및 선적 시설 등에 대한 파괴를 최대 전략목표로 삼고 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2004년 1월부터 올해 9월 7일에 이르기까지 이라크의 석유시설에 대한 저항세력의 주요 공격은 230여 차례, 이로 인한 손실액은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다음은 '국제안보분석연구소(Institute for the Analysis of Global Security)'가 집계한 최근의 공격사례이다.

* 8월 20일: 바그다드와 바이지간 송유관에 대한 공격으로 바그다드 단전

* 8월 26일: 저항세력 공격으로 키르쿠크 북부의 석유 송출 중단

* 8월 27일: 바그다드의 다우라 정유공장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폭파로 1시간 동안 화재

* 8월 29일: 반군, 바그다드의 석유부 건물에 대해 박격포 공격

* 8월 30일: 이라크 송유관 보호를 담당한 부대의 지휘관 모하메드 라샤드 중령, 아침 출근 길에 키르쿠크 자택 앞에서 피살

* 9월 3일: 파타(키르쿠크와 바이지 사이)에서 4km 떨어진 지점에서 송유관 폭파, 키르쿠크에서 (터키) 세이한으로 가는 석유 송출 중단

* 9월 5일: 바이지에서 바그다드로 이어지는 송유관, 사마라 서쪽에서 화재

거의 매일같이 일어나는 이러한 공격으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이라크의 석유 생산량은 실제로 감소했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이라크의 산유량은 미군의 침공 직전인 2003년 1월 하루 260만 배럴에서 2005년 5월에는 190만 배럴로 감소했다. 미국 관리들의 주장대로 이라크 석유가 미군 점령 비용을 충당하기는커녕 이라크 석유 생산을 위해 미국 국민들의 혈세 수십억 달러가 매년 투입되고 있는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현재 미군 병력이 집중 보호하고 있는 이라크 석유시설은 2개다. 하나는 북부의 키르쿠크-세이한 송유관이고, 다른 하나는 남부 걸프만 연안에 있는 해상 선적터미널이다. 북부 송유관의 보호는 '방패특별팀(Task Force Shield)'이 맡고 있는데, 이 팀은 알래스카주 포트 웨인라이트와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에서 차출된 육군 부대들로 이루어진 기동전투팀이다. 걸프해상의 선적터미널은 미 해군 및 연안경비대가 맡고 있다.

석유시설 보호작전은 대단히 위험한 임무인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2004년 4월 자살폭탄 공격조가 작은 보트를 타고 호르 알아마야 선적터미널에 접근해왔다. 미군 순시선이 다가가자 이들은 폭탄을 터뜨렸고 미 해군 2명과 연안경비병 1명이 사망했다. 연안경비병이 전투 중 사망한 것은 베트남전 이후 처음이었다. 이 선적시설은 2003년 3월 <뉴욕타임스>가 "이라크의 거대한 석유제국에 대한 무혈의 승리"라며 장악을 자축했던 바로 그 시설이다.

핵심 석유시설에 병력을 배치하고 송유관 안전을 위해 더 많은 돈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유량을 증대를 위한 미 국방부의 노력은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6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북부에 있는 이라크의 주요 수출 송유관은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장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보호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한편 남부에서는, 거의 보도가 되지 않고 있지만, 종족간 갈등이 유전시설 정상화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 또한 석유시설을 보호하고 보수하기 위한 비용 때문에 석유산업 재건에 투입될 비용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산유량 증대를 가로막는 또 다른 2가지 요인이 있다. 이라크 석유부에 만연해 있는 부패, 장래 석유수입 분배에 대한 쿠르드ㆍ수니ㆍ시아파간의 심각한 의견 차이가 그것이다.

부패와 암시장 거래로 얼마나 많은 석유가 사라지고 있는지를 밝혀내기란 불가능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양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라크 석유부의 시추 담당 국장 무하마드 알아부디는 지난 3월 "행정부의 부패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강탈과 절도는 거의 매일, 각급의 관리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하급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고위 공무원들도 부패에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의) 부패와 관리소홀은 이라크의 장기적 산유능력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지금 당장 산유량을 늘리기 위해, 즉 석유 판매대금을 늘리기 위해 이라크 석유기업들은 잘못된 채굴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원활한 원유생산을 위해서는 적절한 지하수압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시추공에 물을 넣어가며 원유를 뽑아내야 한다. 그런데 이라크 최대의 루말리아 유전에서는 물주입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채굴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무리한 채유가 계속될 경우 루말리아 유전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한 이라크 석유 구매자는 지난 6월말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하수압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원유생산을 계속할 경우 장기적으로 원유생산 능력은 감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석유 수입대금의 분배를 둘러싼 3대 종파간의 분쟁 역시 부패 못지않게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라크 주요 유전의 대부분은 쿠르드족이 지배하는 북부와 시아파가 지배하는 남부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쿠르드족과 시아파는 석유 수입대금의 대부분을 유전이 있는 지역에, 인구비례에 따라 배분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석유자원이 별로 없는 수니파와 바그다드의 중앙정부에 돌아갈 재원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된다.

이 문제는 이라크 헌법초안 작성의 주요한 걸림돌 중 하나였고, 수니파가 최종 초안을 거부한 것도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다. 수니파는 현재의 헌법 초안대로라면 쿠르드족 및 시아파 지역의 분리독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가 3개의 독립국가로 분리될 경우 수니파는 가장 작고 가장 가난한 국가로 남게 된다. 만약 이라크가 3개 국가로 쪼개지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수니파의 소외감이 심해져 이들의 저항활동이 더욱 강화되는 것은 물론, 이라크의 석유활동이 약화되고 외국기업의 투자도 위축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이라크의 석유 생산량은 더욱 줄어드는 셈이다.

***사라져버린 석유**

이와 같은 점들을 종합해 볼 때 이라크의 산유량은 앞으로 수년간 침체상태에 있을 것 같다. 미국의 군사행동이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가져다주기보다는 이라크의 분열을 초래할 것도 거의 분명해졌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희생과 비극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새로 얻어낼 석유는 없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이라크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력 사용이 당초의 목적을 이루기는커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만 것이다.

갈수록 미국이 외국의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지금 이는 대단히 중요한 결론이다. 카트리나가 미 국내 석유산업에 타격을 가하기 이전에 이미 미 에너지부는 미국의 수입석유 의존도가 2002년 53%에서 2025년에는 66%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카트리나 이후 이 비율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미 국내 산유량 증대의 대부분이 멕시코만 심해에서 이루어져 왔고, 바로 이 지역이 지난해 허리케인 이반에 이어 올해 카트리나에 의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이 필요로 하는 석유를 어디에서 조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안데스, 그리고 기타 만성적 불안과 갈등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들이다. 이들 지역만이 미국의 점증하는 석유수요를 충족시켜줄 만한 석유자원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미국의 집중적 관심, 나아가 군사개입의 대상이 될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미국의 점증하는 석유수요를 해외의 불안정한 공급자들에 의존해야 한다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지역에 더 많은 군사력을 파견하려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해외 석유자원에 대한 확고한 장악을 위한 절망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미 국방부가 중앙아시아와 걸프지역,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 끊임없이 새로운 군사기지를 만들려는 것도 사실은 이 때문이다.

이라크에서의 파국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미 고위 정책결정자들은 해외 석유자원을 확고하게 장악하기 위해서는 군사력이 유용한 수단이라는 맹신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라크의 경험이 뻐아프게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이는 환상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미 실패한, 부도덕한 전략을 고집하면서 수많은 미국과 외국 젊은이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보다 합리적이고 도덕적 바탕 위에서 재건하려 한다면 우선 군사력을 이용한 해외 석유자원 확보전략을 포기하고 에너지 보전, 그리고 대체에너지의 신속한 개발에 바탕을 둔 미래지향적 에너지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번역: 박인규)

* 원문은 http://www.zmag.org/content/showarticle.cfm?ItemID=8779에서 볼 수 있다. 원문의 제목은 '더 많은 피, 더 적은 석유: 이라크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미 군사작전의 실패(More Blood, Less Oil: The Failed U.S. Mission to Capture Iraqi Petroleum)이다.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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