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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노조, "(주)태영,'구찌핸드백'으로 SBS 등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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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노조, "(주)태영,'구찌핸드백'으로 SBS 등 모욕"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계기로 삼을 것'

MBC가 '구찌 핸드백' 사건과 관련해 조만간 해당 관계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SBS 내부에서 이번 사건을 놓고 노사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SBS의 대주주이자 이번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변탁 (주)태영 부회장은 "(구찌 핸드백은)단순히 학교 선후배모임에서 기념선물로 주어진 것 이었다"고 해명했지만, SBS노조 측은 "이는 변명에 불과하며, 두 방송사 언론인들을 모욕한 것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맞섰다.

***변 부회장 "연말연시 선물로 준 것…두 방송사에 사과"**

변탁 (주)태영 부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사과성명을 내어 "(당시)자리는 원래 문경중학교 후배인 강성주 보도국장의 '자랑스런 문중인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했으나 연말연시가 겹쳐 경동고 후배인 신강균 차장 등을 더 초대하게 됐다"며 "기념 선물로 핸드백을 준비했으나 참석자가 늘어 연말연시 선물 성격으로 참석자 모두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변 부회장은 이어 "먼저 MBC측에 사과드리며 저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강성주 보도국장, 신강균 차장, 이상호 기자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SBS도 이 사건과 하등의 관계가 없지만 태영이 지배주주이기 때문에 뜻하지 않게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데 대해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변 부회장은 윤세영 SBS 회장의 처남으로, (주)태영의 주식 2.08%를 소유하고 있다. (주)태영에는 변탁 부회장 이외에 변건, 변용 씨 등 윤 회장의 처남들이 일부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주)태영의 최대주주는 24.98%의 주식을 소유한 윤 회장의 장남 윤석민 SBSi 대표 겸 (주)태영 대표이사 사장(비상근)이다.

***노조 "철저한 해명과 관련자 문책이 우선"**

그러나 SBS노조(위원장 최상재)는 변 부회장의 사과만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10일 저녁 성명을 내어 "변 부회장은 시가 1백만원 상당의 명품 핸드백을 선물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물의 성격을 연말연시 선후배간의 기념 선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면서 "또 "(주)태영을 비판보도한 담당기자를 자리에 동석시킨 배경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이런 태도는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핵심을 비껴가는 물타기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일상의 선물 수준을 훨씬 넘어선 고가의 선물과 향응을 제공하고도 단지 선후배 사이에서 오갈 수 있는 일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MBC와 SBS는 물론 전체 언론노동자에 대한 모욕이자 모독에 해당한다"며 "철저한 해명과 관련자 문책 없이 앞으로 더 건실한 기업경영을 하겠다고 말하는 (주)태영의 태도는 이번 사건의 의미와 파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노조는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MBC의 관련 인사가 사퇴하고 해당프로그램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주)태영은 변명으로 일관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할 것"이라며 "분명히 경고하지만 SBS노조는 이번 사태를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완성하기 위한 또 하나의 계기로 삼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계 "SBS, 이번 기회에 대주주와의 관계 청산해야"**

한편 언론계 안팎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애초 고가의 '구찌 핸드백'을 선물로 제공한 (주)태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 공동대표 김영호·이명순)는 10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MBC는 그들이 속한 회사가 전체적으로 치열한 반성을 하고 있는 반면 사건의 원인제공자인 (주)태영, 그리고 당연히 공분해야할 SBS 회사측은 아직까지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로비와 술수로 성장한 대주주 태영의 부도덕한 행위가 곧바로 SBS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되는 구조를 극명히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언개연은 이어 "SBS의 건강성과 생존을 위해서는 최소한 윤 씨 일가의 퇴진을 통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진실을 새삼 확인해 주고 있다"며 "SBS가 또다시 외부의 비판에 의해 개혁 대상으로서 곤혹을 치르지 않기 위해 SBS 노사 모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주주인 태영·윤 회장과의 잘못된 관계를 끊어내는 데 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이사장 이명순)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사실은>으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던 SBS 대주주 태영의 변탁 부회장은 인맥과 학맥을 이용해 제작진과 부적절한 만남을 갖고 '뇌물'을 제공하려 하는 등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무마시키려 했다"며 "우리는 SBS가 시대착오적인 방식으로 기득권을 지키려하지 말고, 사회적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방송사를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충고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SBS노조가 발표한 성명서의 전문이다.

***태영은 보다 철저한 해명과 관련자 문책을 단행하라!**

SBS의 대주주인 (주)태영은 명품 핸드백 파문과 관련해, 오늘 (10일) 변탁 부회장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서 (주)태영의 변 부회장은 "지난해 말 선후배 송년모임 사건으로 언론계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돼 "피해를 입은 MBC간부와 기자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 부회장은 시가 1백만원 상당의 명품 핸드백을 선물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물의 성격을 연말연시 선후배간의 기념 선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주)태영을 비판보도한 담당기자를 자리에 동석시킨 배경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핵심을 비껴가는 물타기에 다름 아니다. 일상의 선물 수준을 훨씬 넘어선 고가의 선물과 향응을 제공하고도 단지 선후배 사이에서 오갈 수 있는 일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MBC와 SBS는 물론 전체 언론노동자에 대한 모욕이자 모독에 해당한다.

(주)태영의 사과문만 보면, 과연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철저한 해명과 관련자 문책 없이 앞으로 더 건실한 기업경영을 하겠다고 말하는 (주)태영의 태도는 이번 사건의 의미와 파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처사이다.

SBS노동조합은 지난 성명서에서 (주)태영의 철저한 자기고백과 함께 응분의 책임을 스스로 질 것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MBC관련 인사가 사퇴하고 해당프로그램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주)태영은 변명으로 일관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할 것이다. 분명히 경고하지만 SBS노동조합은 이번 사태를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완성하기 위한 또 하나의 계기로 삼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2005년 1월 10일 S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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