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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회장, 경인방송 노조 와해 배후조정", 문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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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회장, 경인방송 노조 와해 배후조정", 문건 발견

언론·노동계 규탄 기자회견, 여야 “국회 차원 조사” 가세

경인방송(iTV)의 대주주인 (주)동양제철화학(회장 이수영)이 노조 와해를 배후조정한 문건이 폭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언론·노동계는 즉각 “동양제철의 조직적인 부당노동행위 사실이 밝혀졌다”며 반발했고, 여야도 배후로 지목된 인물이 현 경총 회장인 이수영 회장인 점을 감안해 철저한 국회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회사-경총-용역업체 ‘자문단’ 구성해 조직적 대응**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경기·인천지역 노동단체, 전국언론노조 경인방송지부 등 언론 현업·노동단체 대표들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인방송의 대주주인 (주)동양제철화학의 노조 와해 대책문건을 폭로했다.

이날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주)동양제철화학은 노조측이 제안하고 있는 ‘공익적 민영방송 설립’ 요구에 대해 △공익적 민영방송 요구를 포기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고 △대주주에게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며 △사장공모추천제는 노조세상을 만들자는 것 △방송개혁이라고 하나 이는 자본과 노동의 싸움일 뿐 등으로 정의내리고 있었다.

노조 와해 논란 때마다 불거지는 ‘블랙리스트’도 빠지지 않았다. 문건에는 노조의 핵심간부는 물론 팀장급 중간간부와 공채 3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29명에 대해 형사고소의 대상으로 분류해 법적대응에 나서는 방안이 정리돼 있었다. 실제로 경인방송 회사측은 지난 15일 리스트에 올라 있는 상위 7명에 대해 이미 형사고소를 한 상태다.

문건에는 또, 회사 경영진이 경총·용역업체 등으로 구성된 일명 ‘자문단’의 도움을 받아 노조파업을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방안도 들어 있었고, 노조 전산망 폐쇄와 노조문서 삭제 지시, 관할 경찰서 주요 간부들과의 만남을 의심케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방송위원회 재허가 추천 막바지 국면을 바라보는 (주)동양제철화학측의 의중도 잘 나타나 있었다. 문건에는 △노조가 지면 구조조정 △iTV 프로덕션을 통한 분사계획 추진 △허가취소되면 청산절차 밟을 것 등의 내용도 메모돼 있었다.

언론 현업·노동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문건으로)동양제철화학은 직장폐쇄를 자행한 뒤 노조를 외해시키려 했던 현 경영진의 만행을 배후에서 조정한 것이 드러났다”며 “이제 동양제철은 방송계를 떠나는 것만이 마지막 남은 유일한 살 길”이라고 비판했다.

이훈기 전국언론노조 경인방송지부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 뒤 이어진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주)동양제철화학은 지난 30여년 동안 소다회를 생산해 오면서 폐석회 3백20만톤을 인천 학익동과 용현동 주변에 불법적으로 쌓아 놓는 등 환경오염은 물론 국민 생존권까지 위협했지만 경인방송은 대주주의 이익에 봉사하며 이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다”며 “이에 경인방송 구성원들은 국민 앞에 무릎 끓고 사죄하며, 앞으로 공익적 민영방송 설립을 통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우리·민주노동당 “국회 조사 뒤 상응한 조치”**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열린우리당 환경노동상임위원회 소속 이목희·김영주 의원과 국회 문화관광상임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도 참석해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영주 의원은 “한 달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경인방송의 파업은 단순한 노사간의 대립이 아니라 언론개혁의 중요한 화두이자 대주주의 부당한 경영권 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싸움”이라며 “언론기관이 직장폐쇄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을 국민 모두에게 알리고 대주주의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를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목희 의원도 “문건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경영진과 대주주가 그동안 심각한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온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수영 회장이 경총회장인 점을 감안해 철저히 진상조사를 벌여 잘못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수영 회장은 16일 오후 신학림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전 사원이 총급여의 50%를 삭감하는 안을 받아들이지 않는한 어떤 대화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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