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사 처음으로 지상파방송사가 직장폐쇄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경인방송(iTV)의 대주주인 (주)동양제철화학은 13일로 파업 35일째를 맞는 전국언론노조 경인방송지부에 맞서 12일 늦은 저녁 2개 용역업체 직원 1백여명을 동원, 기습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경인방송 회사측은 12일 저녁 11시 무렵 용역업체 직원 1백여명을 동원해 회사 정문 등 모든 출구를 봉쇄하고 13일 새벽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회사측의 갑작스런 직장폐쇄로 철야농성 중 고립됐던 조합원 5∼6명은 이에 놀라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동료 노조원들에게도 긴급 연락을 취해 새벽에는 용역업체 직원들과 경인방송지부 조합원 1백여명 사이에 회사 진입을 놓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회사측은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14일 오후 6시까지 업무 복귀 여부를 담당 국장에게 통보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회사측은 직장폐쇄 때에도 출입이 가능한 노조 사무실 출입조차 원천봉쇄하고 있다.
노조측은 새벽 3시까지 용역업체 직원들과 크고 작은 실랑이를 벌이다가 방송위원회가 위치해 있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로비로 자리를 옮겨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측은 현재 오전 8시부터 다시 회사 정문 앞에서 조합원 1백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측은 14일 오전 11시 경인방송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등 향후 언론 현업단체, 지역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대대적인 대주주 규탄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경인방송지부측은 "사전에 직장폐쇄 고지도 없이 20세기의 망령인 '구사대'를 동원해 방송사를 점령한 것은 야만적인 폭거에 다름 아니다"라며 "이는 대주주인 (주)동양제철화학이 국민들의 공공재산인 지상파방송사를 얼마나 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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