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다 퇴학처분을 받았던 서울 대광고 강의석 군이 법원의 퇴학처분효력정지 결정으로 지난 2일부터 등교를 재개한 뒤에도 개인적으로 벌여왔던 단식투쟁을 한 달이 넘도록 계속하고 있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광고 일부 교사들은 이에 지난 11일부터 강 군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에 들어갔다.
***대광고 교사들 "이제 교사들이 나설 때" 24시간 단식**
대광고 일부 교사들은 지난 11일부터 1명씩 교대로 24시간 동안 릴레이 단식을 벌이며 강 군의 단식 중단을 종용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교무실 책상 앞에 '제자를 살립시다'라고 적힌 푯말을 세운 뒤 매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릴레이 단식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교사 릴레이 단식에는 지금까지 12명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밖에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벌이고 있는 강 군 단식 중단 촉구 서명운동에는 12일 현재 모두 35명의 교사들이 서명을 했으며, 13일부터 대광중학교로도 서명운동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준 대광고 교사는 12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강 군은 한 달이 넘도록 단식을 하면서도 정상적으로 등교해 힘겹게 정규수업을 받고 있다"며 "이에 교사된 입장에서 더 이상 제자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같은 릴레이 단식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교사들이 릴레이 단식을 한다고 해서 모두 강 군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학생신분인 강 군 개인이 아니라 어른인 교사들이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단식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군 "자유 얻기 전엔 쓰러지지 않겠다"**
한편 강 군은 지난 8월 11일부터 13일 현재까지 34일째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으면서도 정규수업은 물론 봉사활동까지 강행하는 놀라운 정신력을 보이고 있다.
강 군은 지난 10일 저녁 다음카페 '미션스쿨종교사랑'에 남긴 글에서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맛난 밥을 먹고 싶다"며 "자유를 얻기 전에는 쓰러지지 않을 것이며, 그 뒤 맛있는 된장찌개를 먹겠다"고 쓰기도 했다.
강 군은 이 글에서 "푸드 뱅크 봉사활동을 하며 음식점에서 경로당에 가져다 드릴 떢복이와 순대를 받았을 때,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시켜 먹는 자장면과 돈까스를 볼 때마다 먹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하지만 미래에는 더 이상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못하게 여겨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군은 또 "밥도 안 먹으니 시간이 많이 남아 요즘엔 20시간 정도씩 공부를 하고 있다"며 "저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을 기억해서라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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