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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극찬한 박근혜씨와 그 추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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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극찬한 박근혜씨와 그 추종자들

[김성훈 칼럼] 그만한 정치인 없다고?

선인들의 덕담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동네 사람들이 높이 우러르는 어진 어른이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좋은 사람이다. 다른 한편, 평판이 아주 나쁜 못된 사람이 좋은 놈이라고 칭찬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나쁜 놈'이다."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하여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의 아주 유능한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그만한 정치인이 몇 사람 없다"고 말하였다.

그럼 대통령 이명박은 어떤 분인가. 거두절미하고, 그의 대표적인 대선공약인 '7·4·7 (연평균 7% 성장, 국민 1인당 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 대국)'은 집권 5년 차인 지금 반 토막 이하로 절망상태이다. 대선 기간 중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공격받았던 전임 두 분의 대통령 각 5년 실적에도 훨씬 못 미친다. 오죽했으면 <한국일보>가 실시한 전문가 집단평가에서 MB 정권은 평균 43점을 받았다. '내가 대학교수를 오래 해봐서 아는데', 이는 학교성적표 상 F(낙제) 학점보다 더 형편없다. 구태여 등급을 매기자면, G(가망 없음) 또는 H(불가능)에나 해당한다.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가 이러하니 세부적으로 MB 체제하 민주주의와 인권 및 남북관계의 역주행, 농정 파탄, 사회 양극화 심화, 내곡동 사저 부동산 취득사례에서 보듯 도덕적으로 완벽한 부패, 친인척 비리 등등 세부적인 항목을 일일이 거론할 필요가 없다. 한마디로 거짓과 시기에 가득 찬 역대 최악의 정권으로 길이 회자(膾炙)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그런 MB가 박근혜 위원장을 '우리나라에 그만한 유능한 정치인이 몇 사람 없다'고 칭찬했으니, 옛사람들의 말대로 하면 역설적으로 박 위원장을 크게 욕보인 것 같다. 마치 박 위원장을 대단히 나쁜 정치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꼴이 됐다.

그렇게 보니까 박근혜 위원장이 이끄는 새누리당에서는 이번 총선에 갖가지 희한한 사람들이 공천되고 있다. 4.3 제주 참사를 '공산도배들이 이끈 폭동'이며, 광주 5.18 민주혁명을 '민중들의 반란'이라고 주장한 사람, 민망한 여성 진화론을 강연 했던 명사, 성추문 구설수에 얽혀 있는 사람들이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되었다. 그리고 여론이 악화되자 마지못해 일부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렸다. 한미 FTA와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고통 받고 있는 농어민과 중소상공업 자영업자, 서민, 노동자의 참상을 아랑곳하지 않고 갖은 거짓말과 오역 투성이의 협상을 주도한 전형적인 '검은 머리' 인사도 버젓이 공천하였다. 이런 사람들을 박근혜 위원장이 직접 천거하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새누리당과 GH(박근혜 위원장)의 정치노선은 아무래도 MB를 닮거나 능가하는 것 같다.

한미 FTA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아는지 모르는지 최루탄에 눈물을 흘리며 국회비준에 앞장섰다. 오로지, 소비자들에게 좋을 것이니 한미 FTA가 좋다고 말했다. 끄덕하면 외국투자기업이 한국 정부를 제3자에게 고발하여 국기를 뒤흔들지도 모를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괜찮다고 한다. 또, 언제는 제주도민들의 동의를 받고 강정 구럼비 해군기지사업을 해야 한다더니, 새누리당의 당권을 거머쥔 지금은 국익차원에서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적극 MB를 거들고 나선다.

솔직히 말해 그분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초로 군사 쿠테타를 일으켰고 유신헌법으로 헌정을 유린한 장본인이다. 철권독재로 수많은 선량한 민초들을 18년 동안 숱한 고통에 빠뜨렸었다. 수많은 학생들과 지식인, 특히 호남사람들을 엄청나게 핍박, 구속, 고문, 투옥시켰다. 그러나 다른 한편, 박정희는 농촌 농민을 뼛속 깊이 사랑했고 챙겼다. 정부에 일부 개방론자들이 쇠고기 등 농축산물의 수입개방을 시도하려 했을 때는 크게 격노를 하였던 애농(愛農)의 화신이었다. 그리고 군인 시절 제주도 중문에서의 애틋한 추억을 잊지 못해 제주도를 친환경적인 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킨 초석을 놓으신 분이시다.

그런데 그 따님께서는 지금 FTA를 찬양하고 제주도 구럼비 폭파를 국가적인 건설이라고 지지하고 있다. 박정희가 만든 공화당의 후신 격인 민정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이끌면서 박근혜 위원장은 바야흐로 바람 앞의 등불 격인 농업 농촌의 미래에 관심이 없다. 세계 최하위권인 우리나라 식량자급률 저하도 오불관언(吾不關焉) 격이다. 하물며 제주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해군기지 건설을 국익이라고 미화하고 있다. 아버지의 유물로서 물려받은 정수장학회도 꽉 틀어쥐고 있다. 남의 정치철학을 물어보기 전에 먼저 박 위원장은 자기의 정치철학이 무엇인지, 애국·애족·애민·애농하던 아버지 정신을 물려받았는지 되려 묻고 싶다.

그분 밑에서 국회의원 해보려고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받은 GH 추종자들에게도 묻고 싶다. 한미 FTA 재재협상 내지는 무효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제주 해군기지와 4대강 죽이기를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그리고 민주화와 인권, 남북관계를 MB 시대 이전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공약을 할 수 있는가. 광주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비극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무엇인가 등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고, 다만 예로부터 정(情)에 약한 한국 사람들의 동정심이나 구걸하고 다니려거든, 또는 '고소영·강부자' 등 수구 기득권과 시대착오적인 맹목적 극우 보수세력을 선동하여 그 단결에나 편승하려거든, 차라리 "나는 유신공주의 남자'가 되지 않겠습니다"라고 MB 식 거짓선언이라도 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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