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6일 키움닷컴 증권사에 대해 "5천8백억대의 자금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며 추가적 폭로공세를 펼쳤다.
홍 의원의 추가 폭로 공세는 전날 노무현 대통령 관련 '괴자금' 1천3백억원의 증거로 제시했던 하나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가 위조된 것으로 판명남에 따라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이를 희석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K증권 계좌 5천8백억원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홍 의원은 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K증권은 자산을 가진 회사가 아닌 것으로 알고 위탁 수수료를 받기 위해 거래하는 증권회사로 안다"며 "그런데 K증권 관련 계좌에는 CD 1천2백억원이 더 있고, 금융채 형태로는 3천3백억원이 들어있어, 어제 제기한 1천3백억원을 더해 총 5천8백억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날 추가 폭로한 자금이 전일 제기한 1천3백억원과 관련돼 있다는 증거로 "단기간에 계좌번호가 모두 순서대로 돼있다"며 "어제 이 부분을 말하지 않은 것은 확인이 아직 덜 됐기 때문인데, 차제에 이 부분도 밝혀 달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K증권 관련 금융거래내역과, 모종교단체 관련 금융거래내역 등의 자료를 정리해 오늘, 내일 중으로 특검에 수사의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 5천8백억원의 자금도 노 대통령과 관련된 자금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어떤 집단과 관련돼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전일 제기한 1천3백억원에 대해서는 "해당 자금이 노 대통령과 관련돼있다는 제보가 서너 차례 들어왔고, 이 제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믿고 있다"고 노 대통령 관련 자금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CD는 가짜일 수 있으나, 계좌는 존재"**
한편 홍 의원은 "중앙일보 보도를 보고 당황했다"며 "CD 자체는 가짜인지 진짜인지 알 수없다"고 밝혀 사실상 위조된 CD일 수 있다고 시인했다. 6일자 중앙일보는 K증권이 제공한 CD원본의 복사본과 홍 의원이 제시한 CD사본을 대조해, 6개 대목에서 차이가 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시중에는 워낙 위조된 CD가 많이 돌아다녀, 처음 CD를 입수했을 때 가짜일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CD에 기재된 예금구좌를 확인했다"며 "CD사본 입수 후 확인해 본 바 금액, 만기일, 계좌번호 등이 하나은행 계좌와 일치했다"고 계좌는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5일 키움닷컴증권과 하나은행이 홍 의원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부분에서 홍 의원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는 못해 그 신빙성에 더욱 의심이 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나은행측은 5일, "1천3백억원어치가 아니라 공공 금융기관과 대형 투신사에 각각 3백억, 5백억원씩을 중개했을 뿐"이라며 "우리 회사는 8백억원만을 중개했고, S증권회사에서 나머지 5백억원을 중개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홍 의원은 "내가 확인한 CD13개는 전부 K증권을 통해 발행된 것"이라며 "어떻게 S증권이 K증권을 통해서 (CD를 발행) 할 수 있는 지 이해가 안간다"고 주장만을 펼쳤다.
또 'K증권의 한 해 CD평균거래액은 5천억원대에 달하고 실제로 거래가 오고가는 것이 아니라 위탁 수수료를 받기 위한 거래를 한다고 하더라'는 기자의 말에 홍 의원은 "K증권이 위탁 수수료를 받기 위해 거래한다는 말은 여러 번 했다"며 "단지 그 자금의 원천이 적절한 기업 거래로 생긴 것인지, 어느 세력의 비자금인지, 이를 밝혀 달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과는 상관없는 내 문제"**
홍 의원의 5일 폭로는 당내에서조차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당내 한 소장파 의원은 "한나라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모두 부심하고 있는 마당에 찬물을 끼얹은 격으로 우리 당의 부정적 이미지가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네거티브 전략으로는 더 이상 표를 못 얻는다는 점이 지난 대선 때 확인된 바 있으며, 지금도 노 대통령을 아무리 때려도 한나라당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홍 의원은 "이 문제는 내 개인의 문제"라며 "당 지도부와는 의논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개인 의원 자격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몰매를 맞을 때는 내가 맞겠다"면서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야당 의원으로 이런 의혹제기도 못하냐"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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