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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정동영 "선거구제 빼고 범개협안 전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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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병렬-정동영 "선거구제 빼고 범개협안 전면수용"

상견례서, 현안 놓고는 '언중유골' 팽팽한 신경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14일,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 최병렬 대표를 방문했다. 이날 정 의장은 김정길, 신기남 상임중앙위원과 김영춘 당의장비서실장과 전날 입당한 박영선 대변인과 동행했다.

정 의장이 열린우리당 의장 당선 인사차 가진 자리에서 두 여야 당수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포즈를 취하는 등 기자 출신 선후배로서의 애정을 과시했지만, 정치개혁안 등 정국 현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드러내며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 "의원정수는 양보 못해"**

정 의장은 "15대때 국민들의 분노가 극심해, 낙천ㆍ낙선 운동으로 많이 떨어졌다"며 "그런데 4년뒤에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정치권을 불신하는 국민들의 우려를 전했다. 정 의장은 "범국민정치개혁시민연대 정치개혁안의 아버지는 최병렬 대표이고, 어머니는 박관용 의장"이라며 "4년뒤에 다시 낙천ㆍ낙선 운동이 안나오도록 혁명적으로 정치개혁안을 받자"고 주장했다.

이에 최 대표는 "국회의원 정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범개협안의 지역구 1백99명, 비례 1백명의 안에 부정적 입장을 표한 뒤 "이외에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최 대표는 "우리는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을 10만~30만으로 해서, 지역구 의원이 늘어나는 대신 비례대표를 줄이고, 그 대신 여성을 위한 양성평등선거구를 도입하는 것이 당론이었다"며 "그런데 양성평등선거구가 보통선거에 위배되니, 비례대표를 줄이거나 비례대표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 중 선택해야 한다"고 의원 정수 문제에 대해 종전의 당론을 재확인했다.

최 대표는 "열린우리당에서 주장하는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을 11만~33만명으로 하자는 주장은 농촌지역에서 4개 군이 하나의 선거구로 될 수 있어 사실상 소선거구제가 아니고 관리도 불가능하다"며 "인구가 늘었는데, 인구 증가분을 열린우리당에서 전혀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정, "의원정수 빼고 범개협안 다 받자"**

이에 정 의장이 "그렇다면 의원 정수 문제는 정개특위에서 협상하도록 하고 범개협안의 정치자금법 등 나머지 부분을 전부 받자"며 "최대표는 12월말까지 각당 협상이 안되면 범개협안을 받자고 한 걸로 아는데 이 입장이 바뀐 것이냐"며 물었다.

최 대표는 이에 대해"국회의원 정수 부분을 제외하고 범개협안과 우리 당의 당론이 다를 것이 없다"며 "오히려 지구당 폐지나 후원회 폐지 등은 우리 한나라당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개특위 간사로 활동했던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내가 증인인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최 대표 얘기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며 "돈 안쓰는 선거, 선관위 권한 강화 등의 문제를 한나라당 소속 정개특위 의원들이 모두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그러자"선관위 권한 문제는 우리 당 소속 의원이 개인적인 얘기를 한 것이 언론에 보도된 것 같은데, 그것은 우리 당 당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의 당선으로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정개특위안으로 논란이 이어질 기미가 보이자 김영춘 의장비서실장이 "오늘은 맛보기로 이 정도만 하자"고 양측에 자제를 요청했고, 최 대표는 이에 "나는 1명 대 5명으로 토론을 했다"며 불편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모두 정치하는 사람들인데 국민이 원하는 것을 열린우리당만 알고 우리가 모르는 것 아니다"고 말하자, 정 의장은 "선거구 빼놓고 다 받는다는 뜻으로 이해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최 대표가 "역시 입심이 좋다"며 농담을 건넨 뒤, 사진 포즈를 주문하는 기자들의 요구에 최 대표는 "악수로 되겠냐"며 어깨동무를 하는 다소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측, '열린우리당' 당명 놓고 신경전**

이날 양측은 '열린우리당' 당명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최 대표가 열린우리당을 계속 '열린당'이라고 호칭하자, 김정길 상임중앙위원이 "당명은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불러줘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에 최 대표는 "'우리당'은 정당이름으로 문제가 있다"며 "우리 스스로도 구분할 수 없으니..."라고 하자, 김 위원은 "그렇다면 우리은행에 먼저 시비를 걸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영선 대변인도 "열우당은 열열이 우호적인 당인가"라고 합류했다.

정 의장도 "'한나라당'도 처음엔 어감이 이상해 우리가 '딴나라당', '당나라당'이라고 시비를 걸기도 했다"며 "그래도 열린우리당이라는 이름으로 인지도를 높이는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쓴 소리 백출**

최 대표와 정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이날 연두기자회견과 관련해서 입장 차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최 대표는 "대통령이 언제 입당하시냐"고 묻자 정 의장은 "곧 입당하실 것"이라고 답했고, 이에 김영춘 비서실장이 "측근비리 수사가 마무리되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선거본부장인 것 같다"며 공격하자, 정 의장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보신다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에 김정길 상임중앙위원이 "노무현 대통령도 동지 아니냐"고 묻자, 최 대표는 "그 쪽은 다른 것 같다"며 노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최 대표는 정 의장에게 "몽골기병이 온다기에 문앞에 탱크를 배치하려고 했다"고 농담을 건네고, 신 위원에게도 "신 의원이 TV에 나오면 제일 무섭다. 웃는 낯으로 하자"고 말했다. 박영선 신임 대변인에게도 "대변인이 제일 무섭다"며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어제 택시기사 식당에 갔는데, 거기에서 '정치인은 인간이 아니다'고 말하더라"며 "정치인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한나라당의 '차떼기'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개혁, 민생 챙기기는 한 목소리**

최 대표와 정 의장은 국민을 위한 민생 정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에게 질세라 한 목소리를 냈다.

최 대표는 "궁극적으로 정권을 얻고 뺏는 정치라지만, 국민을 위해서는 여야가 다 동지라고 생각한다"며 "매일 삿대질이나 하고 욕설이나 하면 국민들이 피곤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에게 "새 지도자가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정 의장도 "정치개혁을 해 놓고 이번 선거에서는 민생투어, 민생챙기기 경쟁으로 나서면 국민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최 대표 방문을 마친 후, 자민련 당사를 방문해 김종필 총재를 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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