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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죽이지 마라"

9일 정부-노동계 대격돌, 화염병시위 재연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이제는 죽을 수 없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자."

'죽어야 하는' 현실과 '죽을 수 없는' 울분과 '죽기를 각오한' 싸움. 이 산자들의 세상에 왜 이토록 죽음이 난무하고 무엇이 일하는 사람들을 전사로 만들고 있는가. 더 이상 밀릴 곳 없는 노동자들의 울분이 9일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사진 1>

9일 3시경 "더 이상 죽이지 마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린 가운데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2003노동자대회는 전국의 5만여 노동자들로 꽉 찼다. 지난 몇년간 최대 규모의 노동자 운집이다. 이들은 △비정규직 차별 해소 △손배가압류제도 개선 △파업현장 경찰 투입 자제 △비폭력 불법파업 불구속 수사 원칙 등을 주장하고 개혁적 노동정책을 포기하고 재벌과 기업을 대변하는 강경한 노동탄압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를 규탄했다.

<사진 2>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근 노대통령의 발언에는 노동자는 투쟁해선 안 되고 투쟁하면 구속하겠다는 협박만 있을 뿐 해결의지가 전혀 없다"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고 밝혔다.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위원장은 "오늘부터는 손배가압류, 구속, 파병 모두 무효"라며 "불량정부는 불량종자 뽑듯이 뽑아내야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현장의 발언도 이어졌다.

***"집권하는 순간 그들만 민주화됐다"**

노동조합 활동 한지 1년 됐다는 세원테크 이철호씨(21)는 노조위원장의 분신에 격앙돼 "강제전업과 강제특근 안하려고 조합활동했는데 한 사람은 구사대에 맞아 죽고 한 사람은 분신해 위독하다"며 "제발 전면 총파업해서 우리들의 현실을 바꿔내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며 민주노총 지도부를 규탄하는 발언도 나왔다. 쌍용자동차 이창근 위원장은 "언제까지 이런 추모사를 듣고 있어야 하냐"며, "지도부는 새로운 결단을 내려 서울역이 아닌 현장에서 파업을 이끌라"고 말했다.

<사진 3>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위원은 추모사에서 "노무현의 돼지저금통이 아직도 감동스럽냐"고 물으며 "영남연대, 호남연대가 아닌 노동자민중의 연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세상은 죽어도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격렬한 화염병 시위 충돌**

오후 6시반경 집회가 끝나고 광화문과 종로 쪽으로 나가려고 했던 시위대는 시청 앞 프레스센터와 광화문 교보생명 건물 앞을 전경차로 막고 기다리고 있던 93개 중대 1만 여명의 전경들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일부 시위대는 쇠파이프를 들고 7백여개의 화염병을 던지며 밤 늦게까지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벌였으며, 방패와 곤봉을 마구 휘두르는 전경들에게 '때리지 말라'는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출범이래 화염병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4>

이 충돌로 이호(37, 대우차 창원노조)씨가 한 때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민주노총 집계에 따르면 중상자 56명, 경상자 1백여명, 경찰부상 44명이고 노동자 1백1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오후 7시40분께 명동성당과 여의도 한강 둔치로 이동, 정리집회를 벌인 뒤 자진 해산했다.

<사진 5>

민주노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12일 하룻동안 총파업에 돌입키로 했으며, 최소한 20여만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이달에는 농민, 노점상, 한국노총, 전교조 등의 대규모 집회와 오는 17일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의 방한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까지 예정돼 있어, 11월내내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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