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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학대하지 말라"

윤재석의 지구촌 Q&A <38> 패스트푸드 체인 KFC의 수난

Q)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entucky Fried Chicken)이 올 들어 동물학대 혐의로 연속해서 시만단체의 엄청난 항의에 직면했다는데 이번엔 팝 가수들이 가세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모양이던데요.

<사진> www.kfccruelty.com 화면 캡쳐 받아 쓸 것 저작권은 PETA(사진설명 KFC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미 시민단체 PETA의 홈페이지)

A) 뉴욕타임스는 21일 미국의 대표적인 힙합 싱어인 러셀 시몬즈(Russell Simmons)가 KFC와 싸우고 있는 시민단체 '동물의 윤리적 처우를 위한 사람들'(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의 운동가로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시몬즈는 21일 KFC의 본거지인 켄터키주 루이빌의 유력 일간지 루이빌 쿠리에 저널(The Louisville Courier-Journal)에 KFC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전면광고에 PETA의 로고가 그려진 모자를 쓴 채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으로 등장했는데요.

이 광고는 PETA관계자가 쓰고 시몬즈의 서명이 들어있는 광고문안엔 KFC의 지주회사인 염 브랜즈(Yum Brands)의 데이빗 노벅(David Novak)으로 하여금 가금류(家禽類) 공급자들에게 양계와 도살 방법을 개선하도록 촉구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실었습니다.

시몬즈는 이 서한에서 "KFC가 매년 소모하는 닭 7억5천만 마리에 대해 행하고 있는 행위는 비문명적이고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KFC의 (닭을 다루는) 관행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PETA가 내릴 때까지 모든 KFC 체인점 불매운동을 선언한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앞서 비틀즈 출신 영국 팝스타 폴 매카트니도 7월 23일 루이빌 쿠리에 저널에 같은 방식으로 닭들에 대한 잔인한 행동을 줄이라는 동물 권리 옹호론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는 KFC가 닭들에 대한 잔인한 행동을 묵과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닭의 권리 옹호에 발벗고 나섰는데 그는 "만약 KFC가 불행한 병아리들에게 대하고 있는 방식대로 개와 고양이들을 다뤘다면, 동물학대로 제소됐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시몬즈와 매카트니는 채식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Q) PETA나 시몬즈 매카트니 등이 KFC에 대해 동물학대를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근거는 뭔가요?

A) KFC용으로 공급되는 닭의 샤육과 도살 과정에서 심각한 동물학대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양계업자들은 닭을 키우면서 50년전보다 6배나 빨리 자라게 하기 위해 닭들에 약물 등을 투입하고 있으며 닭들이 너무 비대해져 다리ㆍ심장 등이 자신의 몸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는 것입니다. 또 닭들이 몸이 꽉 낄 정도로 비좁고 불결한 공간에 촘촘히 진열돼 생존 자체가 고역인 상태로 사육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도축과정에서도 역시 야만적인 행위가 자행된다고 합니다. PETA는 KFC에 대해 또 산 채로 목을 따는 대신, 가스로 정신을 잃게 한 뒤 도살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Q) KFC측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A) 물론 KFC측은 자신들이 닭을 구입해서 요리하고 팔기는 하지만 도살하지 않는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려 했죠. 특히 이들은 PETA측이 채식주의자들을 부추겨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실효성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Q) PETA가 가만히 있었나요?

A) 지난 7월7일 PETA는 KFC가 닭 공급업체들의 `잔인한' 도축방법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혐의로 법정에 제소를 했습니다.

PETA는 로스앤젤레스 민사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KFC가 온라인 광고을 통해 "(KFC에 닭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닭에 가하는 기괴한 학대 행위를 감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PETA의 브루스 프리드리치는 "KFC가 처음엔 닭들이 (도축당할 때)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고통이 경감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PETA는 KFC 웹사이트의 `거짓 광고'가 "동물애호 소비자들의 KFC 제품을 구입하도록 오도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며 법원이 `허위 내용' 게재 중단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KFC는 성명을 내고 PETA의 주장은 "대중들을 오도할 목적으로 만들어낸 일련의 선전활동중 하나"라며 "우리는 우리의 정보가 진실되고 정확한 것으로 믿는다"고 반박했습니다.

Q)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의 이같은 캠페인을 무시할 수 만도 없을 텐데요.

A)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기업이미지와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들의 항의를 잠재우기 위한 대응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데요.

KFC는 지난 5월 튀김용 닭 공급업체들에 대해 닭이 깨끗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먹이와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도살시 산 채로 목을 따지 않도록 하는 등의 닭처리 지침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KFC는 또 성명을 통해 "우리는 닭의 복지와 인도적 처우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자체 `동물복지 자문위원회'가 제정한 복지 지침을 따를 것을 모든 납품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KFC가 가금류 처리 지침을 업계 처음으로 마련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가금류의 복지와 인도적 처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자체 양계장이나 가공공장을 갖고 있지 않으며 18개 공급선으로부터 닭을 구매하고 있는 KFC가 일일이 양계장을 관리 감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따라서 KFC 불매운동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네요.

Q) 동물보호단체가 KFC를 상대로 이런 압력을 행사해 온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죠?

A) PETA는 올초부터 KFC를 대상으로 강력한 불매운동에 나섰습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웬디스 등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내용을 요구해 협조를 받아낸 적이 있으나 PETA는 연간 7억5천만 마리를 소모하는 세계 최대의 닭 소비처 KFC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PETA는 2003년 1월 6일을 기해 미국 켄터키주의 루이빌과 캐나다 토론토, 영국 런던, 인도 뭄바이(옛 봄베이) 등지에서 KFC 불매운동에 관한 차량용 스티커와 전단을 배포하는 한편 KFC에 닭을 납품하는 공장형 농장의 비인도적 사육실태를 고발하는 필름 상영 행사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아무튼 식용으로 하는 동물의 처리에도 인도적인 행동을 요구하면서 캠페인을 벌이는 이들 운동가들에게 새삼 존경심이 우러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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