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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의 ‘기자 김용옥을 비판한다’를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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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창룡의 ‘기자 김용옥을 비판한다’를 비판한다

<반론> 언론노조 양문석, "감정배설의 쓰레기장?"

김창룡은 프레시안에 올린(7일) 자신의 글 '기자 김용옥을 비판한다'에서 저널리즘 규범에 비추어 보아 조심해야 하는 것을 '과장과 비약', '사실에 대한 독단적 해석' 그리고 '감정에 치우친 표현'임을 밝히고 있다. 한데 김창룡이 제시하는 것이 저널리즘 규범이라면 그 또한 동일한 '우'를 범하고 있다. 김용옥을 비판하면서 스스로 과장과 비약을 일삼고, 사실에 대한 독단적 해석을 가하고 또한 감정에 치우친 표현을 구사한다. 김창룡이 밝힌 저널리즘의 잣대에 따라 김창룡의 글을 비판한다.

***'감정배설의 쓰레기장'?**

김창룡은 "'사실과 논리'를 중심해야 할 저널리스트가 '과장과 감성'을 앞세워 취임 불과 1백일을 갓 넘긴 노무현 대통령을 무자비하게 물어뜯고 있다"며 저널리스트 도올을 '과장과 감성'이라는 '김창룡 버전의 저널리즘 규범'으로 비판한다. 한데 '무자비하게 물어뜯고 있다'는 김창룡의 표현은 사실과 논리에 입각한 비판이며, 감정에 치우친 표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또한 "'입에 거품을 물며' 과장된 어법으로 대형신문사의 '동네북'이 된 '노대통령 죽이기'에 합세하고 있는가"라는 문구에서 스스로 작은따옴표를 붙인 '입에 거품을 물며' '동네북' 등의 표현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인가.

이런 식으로 시비를 걸면 "도올 김용옥이 정도의 저널리즘을 부정하며 신문지면을 정제되지 않은 감정배설의 쓰레기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할 자격이 없어진다. 김창룡의 주장대로 김용옥이 문화일보를 '감정배설의 쓰레기장'으로 전락시켰다면, 김창룡은 프레시안을 '감정배설의 쓰레기장'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김창룡은 스스로 "노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서나 도올 김용옥의 지식이나 시국관을 문제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중립적 입장을 강조한다. 한데 이 글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지극히 편파적이며, 김창룡 스스로 해서되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감정적인 표현으로 가득 차있다.

***특검ㆍ새만금 문제에 침묵했다?**

일단 김창룡은 "비판은 타당한 근거와 논리적 표현, 정확한 사실제시 등을 필수요건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정확한 사실제시일 것이다. 한데 김창룡은 가장 기본적인 사실마저 무시하고 있다.

"도올의 주장대로 특검이 그렇게 잘못된 결정으로 예상했다면, 새만금 문제가 그토록 목숨과도 바꿀 정도였다면 왜 여태 침묵하고 있었나. 한국언론의 고질적인 뒷북치기를 도올도 벌써 배워 사용할 정도가 됐다는 것인가…그 때는 무얼 하고 이제 와서 '입에 거품을 물며' 과장된 어법으로 대형신문사의 '동네북'이 된 '노대통령 죽이기'에 합세하고 있는가"라며 도올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한데 이것은 사실왜곡이다. 문화일보 인터넷판 2월10일자에 "언론은 '민족자결' 눈떠라"에서 도올은 특검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더욱 불행한 사실은 북한의 파트너들이 모두 괴멸될 수밖에 없다. 분명히 말하건대 현대의 문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민족의 문제다. …그리고 국정원 비밀루트들을 모두 노출시킨다는 것은, 열강의 정보전쟁의 시대에서 도무지 상식에 어긋나는 처사일 뿐이다. 왜 대북송금문제가 미국에 의하여 제기되었으며 왜 오늘날까지 미국신문들이 이 사태를 고소하게 바라보며 비양거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작태에 놀아나는 한국언론의 몰지각한 하이에나와 같은 모습의 실상은 과연 누구에 의하여 조종당하고 있는 것인지, 그 해답은 너무도 명료한 것이다. 까발기면 휴지, 덮어두면 보물이 될 모든 정보들을 정당의 이해관계가 아닌 초당적인 국익과 민족의 대의를 위하여 소중하게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나 도올은 우리민족에게 말초적인 흠집내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호소한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의원들에게도 ꡐ을사오적ꡑ의 불명예를 또다시 뒤집어쓰는 불행을 자초하지 않기를 호소한다."

또 새만금에 대해서는 문화일보 인터넷판 2월12일자 "새만금을 `어반 클러스터`로"에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표명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놓고 환경단체와 전북자치단체 사이에 옥신각신 찬반싸움의 골이 깊어지고 있을 때 돌연 등장한 김석철안은 세간에 깊은 충격을 주었다. 새만금 갯벌이라는 광활한 생명의 보고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전북도민들의 개발의 열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지방의 언론들은 김석철안이 실현가능성이 없는 허황된 것이라고 빈축하고 있고, 노무현 당선자나 전북도정을 맡고 있는 사람들은 선뜻 그의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문화일보 홈페이지에 들어가 검색 칸에 '김용옥'만 쳐 넣어도 확인할 수 있는 특검과 새만금에 대한 김용옥의 주장도 찾지 않은 채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가.

***근거 없는 잣대로 비판, '대형신문사'들의 주특기**

또한 김창룡은 "노대통령의 정치실험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던 도올이 불과 50여 일만에 이처럼 표변한 이유는 기사의 내용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것도 큰 변수가 없는 짧은 기간 안에 한번은 '영웅'으로 한번은 '죄인'으로 그 평가가 극과 극을 오간다는 것은 자신의 글에 스스로 신뢰성이 없다는 것을 웅변하는 것"이라며 도올을 공격한다. 그리고 "비판을 하려면 일단 1년 정도는 지켜보고 난 뒤에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목에서 김창룡은 남의 공신력 걱정보다 자신의 공신력을 먼저 걱정해야 할 것 같다.

먼저, 취임 초기 50일과 그 후 50일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후반 50일의 주요 일정을 보면, 미국 가서 소위 '굴욕적 저자세 외교'와 '햇볕정책 폐기'를 주도했고, 귀국 직후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았다며 '한총련에 대해서 엄정한 법 집행'을 주장했다. 또 국가인권위가 헌법정신 위배라며 일부 조항 폐기를 권고했던 'NEIS'를 반대하는 전교조를 향해 '국가제도를 폐지하려는 무리'쯤으로 묘사했다. 헌법정신도 민족공동체도 민족자존도 내팽개친 행보를 보여준 것이 이 기간이다. 도올이 잘못했던 것은 처음에는 '영웅'인 줄 알았는데 가만 보니 '영웅'이 아니었고, 이에 대해서 자신의 '사람 보는 눈'에 문제가 있음을 자인하지 않은 것에 있지, 영웅이 아닌 자를 영웅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에 있지 않음을 김창룡은 애써 무시한다.

그리고 김창룡이 주장하는 '1년 정도는 지켜보아야 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기인하는가. '귀 얇고 입 가벼운' 대통령, '무 철학에 소신 없는' 대통령에게 뭐가 잘못되었는지 크게 소리질러 듣게 하는 것에 '1년 유예'를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저 쪽 말 듣고 철학과 소신이 바뀐다면 이 쪽에서 더 많은 이야기, 더 큰 목소리를 내서라도 다시 견인해 와야 하는 것이 지식인의 도리 아닌가.

***대형신문사의 동네북이기 때문에 비판을 말아야 한다?**

김창룡의 단순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도올을 향해 "대형신문사의 '동네북'이 된 '노대통령 죽이기'에 합세"하는 비판이다. 도대체 '미디어비평'을 하기는 하는 것인가. 취임 초기 노대통령을 '대접'하지 않았던 '대형신문사'들이 요즘 얼마나 극진하게 대접하고 있는지를 모른단 말인가.

지금까지 최소한 남북, 한미, 북미문제에 대해서 노대통령은 '대형신문사'들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또한 '대형신문사'에게 비판받는 내용과 대형신문사가 아닌 언론으로부터 비판받는 내용은 질적으로 다름도 김창룡은 알아야 한다. 비판도 다 같은 비판이 아니라는 의미다.

대형신문사들이 욕하기 때문에 다른 신문사나 지식인들이 욕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다. 그리고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도 더 많은 비판을 해야 한다. 대통령 개인의 성공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또 실패한 대통령이 나온다면 우리 사회는 '삶의 질'이 극도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인권이고 민족공동체고 심지어 헌법까지 위협을 받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노무현 개인의 종언이 아니라 진보물결의 종언**

김창룡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도올의 마지막 외침이다.

"우리는 지금 당신을 대통령으로 모시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대는 애써 대통령됨을 거부하는 짓만을 골라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당신은 깊게 뉘우치고 대통령이 무엇인가를 하루속히 새롭게 배워야 한다. 당신의 신상문제를 둘러싼 모든 논의도 결국 당신의 대통령됨이 미덥지 못한데서 생기는 보수파들의 흠잡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이야기들이 '워터게이트'가 될 수가 있다. 당신의 불명예스러운 종언은 노무현 개인의 종언이 아니라 우리나라 진보물결의 종언이다. 당신에게 크게 책임이 있다. 그리고 명심해 주기 바란다. 노무현 그대를 끝까지 지켜줄 것은 진보도 아니요 보수도 아니다. 그대 측근의 참모도 아니요 돈 많은 기업인들도 아니다. 소리 없는 나, 무관의 나 도올과 같은 보통사람들의 양심의 항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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