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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길재경 망명설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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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길재경 망명설 공식 사과

북한 조선중앙통신, "황당무계한 날조, 사죄하라"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김정일 서기실 부부장 길재경의 망명설을 최초 보도한 연합뉴스가 19일 정정보도에 이어 '길재경 망명설 사과합니다'라는 제목의 사고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북한은 그러나 국영조선중앙통신사 명의로 '황망무계한 날조'라고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논평을 내는 등 이 문제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길재경 망명설 공식 사고**

연합뉴스 민족뉴스취재본부는 "17일 오전 8시18분 송고했던 "김정일서기실 부부장 길재경 美망명" 기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길 부부장은 이미 지난 2000년 6월7일 사망, 북한의 평양 형제산구역 신미동 애국열사릉에 묻혀 있는 것으로 묘비사진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이어 "사실을 단정해 보도하지는 않았지만 국내외에 엄청난 파장과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연합뉴스는 해당 기사에 거론된 인사들 개인은 물론, 관련 기사를 실은 국내외 언론사,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길재경 미 망명설' 관련 내용은 평소 신뢰를 쌓아온 취재원으로부터 본사 기자가 상세히 전해듣고 작성했고, 북한 관련 정부 부처의 확인과정을 거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철저하게 사실 확인을 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대목"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연합뉴스는 이어 "북한 관련 뉴스의 특성상 사실 확인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환경 자체가 `길 부부장 망명설' 보도에 대한 변명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연합뉴스 민족뉴스취재본부는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심기일전의 자세로 앞으로 더욱 노력해 여러분께 한층 정확하고 신속한 기사를 보도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취재원 보호 때문에 구체적 경위는 못밝혀"**

이돈관 연합뉴스 민족뉴스취재본부 부본부장(부국장)은 19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문제의 특수성과 정보의 제한성 때문에 이같은 오보가 발생했다"며 "취재기자가 그동안 신뢰를 쌓아온 소식통과의 대화과정에서 나온 얘기이기 때문에 정부 부처의 확인과정을 거쳤으나 결과적으로 사실확인이 되지 않았다. 또 기사가 나간 시점이 주말이라 기사내용을 확인하는 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본부장은 "이번 오보는 북한 관련 기사의 특성상 확인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인데 북한뉴스를 보도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공인된 정부기관을 통한 사실확인이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면서 "길재경 부부장의 망명설과 관련해서도 누군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확인을 해주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오보가 나오게 된 경위를 해명했다.

이 부본부장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오보가 나오게 된 경위와 관련해선, "취재원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취재경위와 과정은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영식 민족뉴스취재본부장은 오보파동에 대한 연합뉴스의 사후조치와 관련, "길재경 망명설 오보파문으로 인한 사후조치가 내부적으로 검토중에 있다"며 "(기자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여부 등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의 한 기자는 "길재경 망명설을 처음 발설한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정보기관쪽에 있는 사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오보가 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 "황당무계한 날조. 사죄하라"**

한편 연합뉴스와 남북간 독점적 뉴스교류 협약을 맺고 있는 북한의 국영 조선중앙통신사는 19일 연합뉴스 보도와 관련, 논평을 통해 "황당무계한 날조"라고 비판하며 연합뉴스측에 '사죄'를 요구했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남한 미디어의 관측 보도에 대해 사죄까지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향후 남북관계에도 미묘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또 "길재경 부부장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보도된 염기철 당조직 지도부 제1부부장의 아들과 마카오에 있는 북한 무역회사 부사장 두 사람에 대해서도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망명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파동과 관련, 북미문제에 정통한 한 재미언론인은 "이번 오보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일련의 북한 고위인사 망명설을 통해 북한 체제 붕괴를 기정사실화하려는 미 정보당국(CIA)의 심리전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든다"며 "연합뉴스가 맨처음 기사에서 신뢰할만한 소식통이라고 밝힌 것은 이같은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인만큼 연합뉴스는 보다 상세하게 오보 생산 과정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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