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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재경 망명설' 오보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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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재경 망명설' 오보 소동

"길재경은 2000년 사망, 한명철은 마카오 근무중"

지난 17일 연합뉴스 보도로 지난 주말 대다수 방송,신문을 뒤엎었던 북한 길재경 총비서 서기실 부부장의 망명설은 오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중앙일보 기자가 지난 2월17일 남북역사학자 공동학술토론회 취재차 방북, 평양 형제산구역 신미동 애국열사릉을 방문했을 때 찍은 2백여장의 묘비 사진 속에서 길재경 부부장이 지난 2000년 6월7일 사망했다는 묘비 사진을 20일 찾아내 보도함으로써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묘비 사진에는 묘비 맨 윗부분에 길재경 부부장의 사진이 실려있고 그 아래에 "길재경 동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1934년 10월18일생 2000년 6월7일 서거"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앞서 길재경 부부장과 함께 망명했다고 보도된 한명철 북한 조광무역공사 부사장은 18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행방불명설'과 관련, "나는 지금 마카오에서 정상 근무하고 있다"며 "직접 와서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말했다.

한명철 부사장은 또 "미국 망명설이 제기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서기실의 길재경 부부장은 이미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그는 "남한 언론들이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보도를 하려면 북한 사정을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고 비꼬면서, "이번 길재경 부부장 망명설은 남한의 정보기관이 자행한 대북 모략소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이어 "몇년 전에 이미 돌아가신 분을 보고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히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서 "허위 정보를 공개한 정보기관이나 언론들은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한 부사장은 "일부 남한 언론이 망명설을 보도하는 것은 우리 체제를 헐뜯고 북남관계를 훼손하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연합뉴스에 대해 "내가 망명했다는 보도를 바로 잡아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은 지난 17일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의 말을 빌어 "길재경 서기실 부부장이 한명철씨와 안모씨 등 2명과 함께 얼마전 제3국에서 미국측에 망명을 요청해와 현재 안전한 곳에 머물러 있다"며 "길재경은 이 두 사람과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보도했었다. 연합뉴스은 또 "지난달 20일 헤로인 50kg을 싣고 가다 호주당국에 나포된 북한 선박 봉수호 사건에 따른 처벌을 피해 망명한 것"이라고 전했었다.

이같은 연합뉴스 보도가 있자 당일 밤 3대 공중파 TV방송은 이를 톱뉴스로 보도하며 북한지도체제가 붕괴하고 있는 것같다는 해설을 달았고, 다음날 대다수 조간신문들도 마찬가지 보도행태를 보였다. 외신들도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해 이를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하지만 누구도 마카오의 한명철 부사장등에게 확인절차를 밟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대다수 한국언론이 대오보를 하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예전에 조선일보의 '김일성 사망설'에 이어 또한차례 한국언론들은 자신의 대외신인도에 먹칠을 하는 대오보 소동에 휘말려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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