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상생정치 동참을"**
민주당은 20일 한나라당 지도부가 노무현(盧武鉉)당선자를 겨냥해 포퓰리즘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과 관련, "불신을 접고 믿음과 상호존중에 입각한 진정한 상생의 정치에 동참하라"고 주문했다.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국정논의의 장을 야당에게도 활짝 열어놓겠다는 노 당선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폄하하고 나선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한나라당은 단 것만 취하고 쓴 것은 뱉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그는 특히 "한나라당의 노 당선자 폄하내용은 북핵문제에 대해 여전히 수구냉전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는 대결적이고 흑백논리적인 것이었고 중대선거구제 문제에 대해서도 추후 여야 논의의 여지가 충분한데도 `당리당략적 발상'이라며 힐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20일 노무현(盧武鉉) 당선자가 이틀전 여야 총무회담에서 `대북 4천억원 지원설' 등 국민적 의혹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수사 의지를 밝힌데 대해 논평을 내고 "진정한 상생의 정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박 대변인은 "3자 회담은 탈권위주의라는 측면에서 긍정 평가하나 3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나 특검 합의 등 실질적 성과가 부족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며 "여야간 대화는 이슈 선점용이나 일회성 전시행사가 아닌 상생의 정치, 국민 우선의 정치를 위한 내실있는 대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 당선자가 행여 여야 영수회담을 정략적으로 이용했던 현 정권의 구태를 답습한다면 상생의 정치는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있을 영수회담 등에서 당리당략을 초월해 국정을 진심으로 고민하고 야당을 실질적 동반자로 생각하는 진솔한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03년 1월 20일)
정권의 교체 시기가 되니 양쪽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세상사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법이니 서로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는 마음을 가져야 얼굴 붉히거나 않고 핏대 세우지 않고 넘어갈텐데 아직은 서로가 못 미더운지 속내를 완전히 드러내지 않고 기싸움을 하고 있네요. 서로 같이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길은 과연 없는 걸까요?
하근찬의 소설 ‘수난 이대’에는 태평양 전쟁에서 한 쪽 팔을 잃은 아버지와 6.25 사변으로 다리를 잃은 아들이 실의에 빠졌다가 결국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로 하고 희망찬 발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세상에는 혼자서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때로는 자신들의 모자란 부분을 서로 메꿔가며 보듬고 살아가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비단 사람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른 생명체들도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데, 이를 공생(共生)이라고 하죠.
공생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한쪽만 편의를 얻는 것을 편리 공생 (상어와 칠성장어의 경우)이라 하고, 서로가 이익을 얻는 것을 상리공생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상리 공생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도록 하죠.
'공생’하면 머릿속에 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악어와 악어새입니다. 이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은 악어새가 악어의 몸에 붙은 찌꺼기나 벌레 등을 제거해 주면서 무서운 악어 곁에서 천적의 보호를 받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하모니를 보여줍니다. 이런 공생 관계는 이 외에도 흰동가리와 말미잘, 소라게와 말미잘, 꽃과 벌과 나비의 관계에서도 보여집니다. 이런 경우는 서로에게 도움을 받긴 해도 전적으로 의존하진 않습니다. 즉, 사이가 틀어지면 이혼 서류에 도장찍고 헤어질 수도 있는 관계인데 반해,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습니다 공생관계가 지나치게 밀착되어 마치 한 몸처럼 되게 되는 경우인데, 대표적인 것으로 흰개미와 박테리아를 들 수 있죠,
흰개미는 영양 공생을 합니다. 흰개미는 목재를 갉아먹지만 스스로는 이를 분해하여 소화시킬 수 있는 효소를 전혀 안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먹은 이 목재는 어떻게 되느냐? 흰개미의 내장 속에는 목재를 소화시킬 수 있는 효소를 가진 박테리아가 살고 있어서 이들이 목재를 분해하여 흰개미를 먹여 살리는 것이죠. 대신 흰개미는 자신의 몸을 박테리아의 집으로 제공하며 끊임없이 목재를 갉아먹어 먹잇감을 제공해주는 거구요. 이 박테리아는 열에 매우 약해 흰개미가 뜨거운 연통 근처를 지나가면 다 죽어버립니다. 박테리아가 죽어버리면 흰개미도 양분을 얻지 못해 결국에는 굶어 죽게 됩니다. 방법이라곤 재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동료에게서 박테리아를 분양받는 수 밖에는 없지요.
<그림> 세포의 구조
이처럼 처음에는 단순히 편리해서 시작한 공생이 결국에는 한 쪽이 없으면 둘 다 존재할 수 없는 상태까지 되는 거죠. 인간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한데, 바로 [세포내 공생(Endosymbiosis)] 이라는 것 때문이죠. 세상 모든 생명체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 세포는 크게 원핵세포와 진핵세포로 나뉩니다. 원핵 세포(prokaryote)는 세포 내부에 세포내 소기관이 없는 세포이며, 진핵세포(eukaryote)는 세포내에 우리가 흔히 들었던 핵, 미토콘드리아, 엽록체 등의 세포내 소기관이 존재하는 세포입니다.(그림 참조) 거의 모든 다세포 생명체는 진핵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 진핵세포 내의 소기관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한 추측이 많았습니다.
먼저 등장한 것이 세포막설입니다. 진핵 세포를 보면 세포막을 통해서 원핵 세포의 소기관들이 하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위가 접혀져서 기능하다가 마침내는 뚝 떨어져서 세포내 소기관이 되었다는 이론이죠. 그러나, 이 이론은 중간단계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리 신뢰감을 못 주고 있습니다. 즉, 진핵세포와 원핵세포의 중간 형태를 한 생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것이 미싱 링크(missing link : 잃어버린 고리, 진화상에서 어떤 생명체가 진화한 것은 확실한데 중간단계가 발견되지 않은 경우 그 부분을 ‘잃어버린 고리’
라는 말을 써서 표현합니다.) 인지, 아니면 그 이론 자체가 틀린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분분했었는데, 요즘 와서는 다른 이론 쪽으로 힘이 기울고 있지요.
자, 잠시 예를 들어봅시다. 우리 나라에 몰래 침투한 적국의 스파이를 잡았습니다.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럴 경우 괘씸죄를 물어서 바로 처단해 버릴 수도 있지만,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면 스파이를 그대로 살려둔 채로 그를 회유하여 이중간첩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이득입니다. 세포 내 소기관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생겨났다는 것이 바로 [세포내 공생설(Endosymbiosis)]의 골자입니다.
세포내 공생설을 집대성한 사람은 보스턴 대학의 여성과학자 린 마굴리스입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세포가 얼마나 ‘똑똑하게’ 진화되어 왔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원시대기에는 산소가 없었죠. 그래서 최초의 생물들은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혐기성 미생물들이었을 겁니다. 개중에는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 (남조류 등) 이 있었고, 이들의 광합성 결과 대기 중에는 산소가 조금씩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산소는 매력적이지만 위험한 기체입니다. 산소를 이용하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만, 산소의 독성-산화-에 단백질이 변성될 위험도 있으니까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http://column.daum.net/Column-bin/Bbs.cgi/gataca/qry/zka/B2-kB2Rn/qqo/PRMY/qqatt/^ 를 참조하세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나타난 것들이 SOD 였고, 드디어 세상엔 호기성 미생물들이 태어나게 되었지요. 어느 날, 혐기성 미생물이 이 호기성 미생물을 잡아 먹었습니다.
그러나, 평소와는 달리 소화 효소로 이들을 녹여 먹지 않고, 그들을 체내에 가두어 두는 일이 발생했지요. 아마도 우연이겠지요. 그러다가 정말 우연하게도 호기성 미생물들이 내놓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얻어 쓰게 되는 공생 관계가 탄생한 것이죠. 이렇게 세포 내로 들어간 작은 미생물이 호기성 박테리아의 경우 나중에 미토콘드리아가 되었고, 남조류 같이 광합성을 하던 생물의 경우에는 엽록체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들 두 기관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은 핵에 있는 DNA와는 별도로 고유의 DNA를 가지며, 일부 단백질을 이 곳의 정보로 만들어 냅니다. 또한, 현존하는 박테리아 중에서 이들 세포내 소기관들과 유전적 동일성을 가진 것들도 존재하고 있어서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줍니다. 또한 진화상으로 볼 때에도 진핵 세포와 원핵 세포의 중간 단계가 없는 것도 세포내 공생설을 생각하면 맞아 떨어집니다. 세포가 다른 세포를 먹었거나 안 먹었거나 둘 중 하나일 순 있어도 반쯤 먹다 만 것이 살아서 기능을 한다는 것은 이상하잖아요?
(이 이론은 그동안 여러 가지 이론에 의해서 찬성 혹은 반박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이제는 매우 유명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더 아시고 싶으신 분들은 린 마굴리스의 저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읽어보세요. 린 마굴리스와 아들인 도리언 세이건(그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아들이기도 하죠)이 지은 이 책은 생명과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읽어두시면 좋은 책이랍니다)
누구나 홀로 세상을 살아갈 순 없습니다. 아무리 독립해서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이라도 동물과 식물의 몸을 먹어서 자신의 몸을 만들어야 하고, 그들로 인해 몸을 가리고 비바람을 막을 곳을 얻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만들어준 집에서 살고, 누군가가 만들어준 길을 걸어서 다른 누군가로부터 돈을 벌어 인생을 꾸려나가지요. 세상은 더불어 살아갈 때 가장 인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아주 작은 미생물에게서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서로 공존하면서 공생할 수 없을까요?
by hari-hara(harihar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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