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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퇴진 등 조선일보 인사의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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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퇴진 등 조선일보 인사의 배경은?

"세대교체다. 그러나 조선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조선일보의 보수적 논조를 대표하는 김대중 편집인(64)이 지난해 3월 제작일선(주필)에서 편집인으로 물러난 데 이어 11일 워싱턴 근무 이사기자로 발령나 언론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일보는 11일 변용식 현 편집국장에게 김대중 편집인이 맡던 편집인 직책까지 겸직시키고, 강천석 논설위원실장을 논설주간으로 승진시키는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조선일보는 이외에 부장급 통한문제연구소장 겸 논설위원에 김현호 현 논설위원을, 논설위원에 오태진 한삼희 박선이 양상훈 최원석, 사회부장에 김형기, 총무부장에 유광선, 정치부장대우에 김민배 기자를 각각 승진발령했다. 차장급과 차장대우급 기자 10여명에 대한 인사도 동시에 이뤄졌다.

<사진>

조선일보 인사는 노무현 정부 출범에 앞서 오는 2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 한편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조만간 대규모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져, 대선기간중 노 당선자와 대립각을 보여온 이들 신문3사의 향후 논조나 방향 등이 일단 이번에 실시되는 인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중 인사, 일선퇴진인가 대정부공세를 위한 재배치인가**

특히 조선일보가 11일 인사를 통해 내년 정년을 맞는 김대중 편집인(전무대우)을 워싱턴 이사기자로 파견한 대목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친정체제가 더 확고해졌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언론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번 인사는 정기인사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노무현 정부 출범에 따른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를 대표해온 논객인 김대중 편집인의 사실상 완전퇴진을 의미하는 인사 단행은 조선일보 내부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김대중 전 편집인보다 10살 아래인 변용식 편집국장(54)이 생일(49년 1월11일)을 맞아 전격적으로 편집인을 겸직하게 된 것은 김대중-류근일-안병훈으로 대표되는 조선일보의 한 세대가 가고 새로운 세대가 주역으로 등장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분석과는 달리 보수논객인 김대중 전 편집인이 워싱턴 이사기자로 파견된 대목과 관련, 북핵문제 및 대미관계가 초미의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인만큼 '김대중 이사기자'가 앞으로 워싱턴 현지에서 노무현 당선자의 대북 및 대미정책을 비판하는 원거리 포화를 때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어린 관측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김대중 이사기자는 조선일보 재직시 일년에 한차례 이상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의 보수정객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온 까닭에 이같은 해석이 한층 힘을 얻고 있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 '조선일보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난 것은 조선일보가 노무현 정부에 야당지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인사를 통해서도 새 정부에 호락호락하지는 않겠다는 내부결속을 다졌다는 점이다. 김대중 편집인의 퇴진이 젊어지고 변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한듯이 보이지만, 편집국장과 편집국 전반에 대한 인사에서는 논조나 지면방향의 변화를 짐작케 할만한 특징이 없기 때문이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조선일보가 일단 노무현 정부와의 샅바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대결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위가 공정위 문제 처리 등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조선일보가 인사를 통한 대정부 관계 변화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게 한 원인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 내부의 평가는 다르다. 노무현 정부와의 관계회복을 위한 인사라고는 볼 수 없지만 보수적인 조선일보의 인사스타일로 볼 때 이번 인사가 주는 의미는 세대교체와 더불어 방 사장의 친정체제 구축, '포용하는 신문'으로의 변화 등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인사특징: 방 사장 친정체제 확립·세대교체·시대적 변화요구 반영**

한 간부급 기자는 "이번 인사를 보면 방 사장이 지향하는 일정한 변화의 흐름이 보인다. 특히 김대중 편집인의 워싱턴 발령은 인사를 할 때 함부로 내치지 않는 조선일보의 인사원칙 때문이지 사실상 큰 변화를 의미한다. 신문은 '사람 장사'이기 때문에 오래 일한 사람을 함부로 정리하면 조직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조선일보의 변화는 약 3년 전부터 계속돼왔으나 세무조사 등 외부의 변수 때문에 변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 외부의 공격에 쉽사리 변화하면 신문사의 위크포인트(단점)가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의 인사스타일을 볼 때 사람을 배려해가면서 한발한발 변화하는 것을 추구한다. 또 편집인에 김대중 편집인보다 10년이나 젊은 변용식 편집국장을 겸직시킨 것은 전율을 느낄 정도로 큰 변화의 흐름이 있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일보는 과거와 달리 노무현 정부와의 끈이 없어 상당히 고민중이다. 현재 편집국 간부들은 대통령직 인수위나 차기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으로 내정된 사람들에게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이들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새 정부와의 대화통로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간부들, 노무현 당선자 측근들과 접촉 시도**

한 언론계 인사는 "최근 변용식 편집국장 등 조선일보 간부들이 노무현 정부 출범에 앞서 앞으로 청와대에 들어갈 사람들이나 민주당 인사들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하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 사람들 가운데 조선일보가 연락을 하거나 통할 사람이 없어 고민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2월 주총을 통해 올해 정년을 맞는 안병훈 부사장과 류근일 주필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선일보 내부에서는 방우영 회장이나 방 사장 등 방씨 일가의 인사스타일로 볼 때 이들을 완전히 퇴진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이규태 고문처럼 고문 등의 직책을 맡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11일 단행된 조선일보 인사.

▲ 편집인 金大中 任 理事기자 워싱턴 근무
▲ 논설위원실장 姜天錫 任 논설주간
▲ 편집국장 邊龍植 命 편집인 겸무

▲통한문제연구소장(부장)겸 논설위원 金玄浩
▲논설위원 吳太鎭 韓三熙 朴善二 楊相勳 崔源錫
▲사회부장 金亨基
▲총무부장劉光宣

▲부장대우 정치부 金民培

▲차장 ▷편집부成百亨 ▷정치부李鍾遠 ▷국제부禹泰榮 ▷출판판매부장직대趙鎭錫 ▷문화부金侊日 金龍雲

▲차장대우 ▷편집부李義玄 ▷정치부金仁구 ▷사회부李東翰 秦聖昊 朴圓秀 劉泰鍾 姜仁範 金昌坤 任度赫 ▷국제부崔埈碩 李庸舜 金載澔 ▷스포츠레저부金旺根 ▷사진부金昌鍾 ▷독자서비스센터崔壯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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