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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힘은 자제할 때 가치가 있다"

뉴욕타임스, 신년사설 통해 부시 행정부에 충고

2003년 벽두부터 국제사회의 화두는 북한과 이라크다. 또 이 화두의 중심에는 미국과 부시가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힘을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 올 한해 국제정세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자고로 힘 있는 자는 그 힘을 자제할 줄 알아야 큰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다. 힘은 쓰고 나면 끝이며 쓰기 전에 그 힘의 가치가 인정받는 것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사인 뉴욕타임스가 2003년을 맞은 부시 행정부에게 던진 메시지가 바로 "자제력을 갖고 힘을 행사해야 그 힘은 유용하다"는 충고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미국의 힘 행사(Exercise of American Power)'라는 사설을 통해 "어제(새해 첫날) 아침 샴페인 병이 마르기도 전에 불길한 새해의 현실을 알리는 동이 텄다. 테러리즘의 위협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세계는 즉각적이고 다각적인 두 가지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많은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자신의 행동을 타국에 강요하는 볼썽사나운 사태를 피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과 유럽 및 아시아 동맹들은 앞으로 수주 동안 절묘한 외교적 안무(按舞)를 연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우리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화요일(지난달 12월 31일) 부시 대통령의 성명에 고무됐다"며 "부시 행정부는 경제적 고립을 통해서만 북한을 압박하려해서는 안 된다. 더 좋은 길은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의 도움을 얻어 단합된 외교 공세를 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야만 북한에게 핵 야망을 포기하면 이웃 국가들이 그들을 도와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새해가 시작되면서 세계는 미국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만일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나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지도자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미국의 외교적, 혹은 군사적 성공은 단명으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힘은 자제력을 갖고 행사될 때만 유용하다"는 충고다.

부시 대통령이 이 같은 절제의 미덕을 올 한해 어떻게 과시할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은 뉴욕타임스 2일자 사설 전문.

***미국의 힘 행사(Exercise of American Power)/NYT**

어제 아침 샴페인 병이 마르기도 전에 불길한 새해의 현실을 알리는 동이 텄다. 테러리즘의 위협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세계는 즉각적이고 다각적인 두 가지 위협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이라크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이다. 많은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자신의 행동을 타국에 강요하는 볼썽사나운 사태를 피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과 유럽 및 아시아 동맹들은 앞으로 수주 동안 절묘한 외교적 안무(按舞)를 연출해야 할 것이다.

워싱턴은 이라크와의 대결을 마무리할 때까지 북한의 핵 야망을 동결하려 하지만 더 형편이 좋은 순간이 올 때까지 북한을 말릴 발법이 없다. 두 상황은 면밀히 계산된 국제적 대응을 요구한다. 이는 주로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동맹ㆍ우방국들간의 긴밀한 협력에 의존하는 것이다. 냉전 종식 이후 종종 선언만 됐을 뿐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새로운 세계질서는 부시 대통령이 모스크바 베이징 서울 도쿄 리야드 파리 런던 및 기타 수도의 지도자들과의 협력하에 얼마나 지도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할 것이다.

여러 징후들을 볼 때 워싱턴은 이라크와의 전쟁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예비군 동원 결정, 1월로 예정된 부시의 아프리카 방문 취소, 대형 해군 병원선박의 걸프만 파견, 걸프 지역에서의 계속적인 병력 증강 결정 등은 부시 대통령이 외교적 옵션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라크가 겉으로는 유엔 무기사찰단에 협력하는 척 하지만 재래식 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그들의 해명은 잘해야 겉핥기이고 혹평하면 사기다. 핵무기 프로젝트에 관한 완전한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 특히 문제다.

부시 대통령은 미군에 공격명령을 내리기 전에 모든 외교적 선택을 강구해야만 한다. 이는 한스 브릭스 유엔 무기 사찰단장이 이달 말 제출할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위협적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라크의 주장과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를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부시 대통령이 안보리로 돌아가 무력사용 승인을 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승인은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 절차는 후세인이 추방된 후 이라크 재건을 위해 국제적 지지를 획득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북한 방정식 또한 쉬운 문제가 아니다. 북한이 인접국의 하나를 실제 공격하지 않는 한 워싱턴은 오로지 비군사적 해결에만 의존해야 한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화요일(지난 달 31일) 부시 대통령의 성명에 고무됐다. 부시 행정부는 경제적 고립을 통해서만 북한을 압박하려해서는 안 된다. 더 좋은 길은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의 도움을 얻어 단합된 외교 공세를 펴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북한에게 핵 야망을 포기하면 이웃 국가들이 그들을 도와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 1994년과는 달리 북한은 핵 원자로와 플루토늄 재처리 공장과 기타 핵 폭탄 제조시설들을 실제로 폐쇄했음을 국제사회에 확약시키기 위해 철저하고도 전국적인 사찰을 수락해야 한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세계는 미국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만일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나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지도자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미국의 외교적, 혹은 군사적 성공은 단명으로 끝날 것이다. 미국은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 힘은 자제력을 갖고 행사될 때만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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