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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노무현 '제3의 길'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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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반도 평화, 노무현 '제3의 길'에 달렸다"

독일 taz '노 당선자는 용기 있고 끈기 있는 정치인' 호평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56세)가 가장 자주 비유되는 정치인이 바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58세)다. 한국과 독일내에서 일고 있는 반미기류와 전후세대라는 공통점도 있겠으나 외모도 비슷한 두 사람의 정치적 노선이 국내외적으로 '제3의 길'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사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제3의 길'을 선택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슈뢰더 독일 총리와 자주 비교된다.>

물론 슈뢰더 총리의 '제3의 길'은 주로 독일내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한 것으로 미ㆍ영의 신자유주의와 전통적인 독일 사민당의 평등(복지)정책 사이에서 선택한 길이고, 노무현 당선자가 가야 할 제3의 길은 DJ 정부의 햇볕정책과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강경책 사이에 놓여있다는 차이점은 있다.

하지만 한국 대선에 대해 독일 언론들이 보여주는 상당한 관심 이면에는 두 나라가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슈뢰더ㆍ노무현이라는 두 정치지도자의 공통점도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독일 대안언론으로 성장한 타게스차이퉁(taz)은 21일 두 꼭지의 기사를 통해 노무현 당선자에 대해 대서특필하며 입지전적인 그의 삶을 크게 호평했다.

신문은 '햇볕정책을 보장하는 한국의 새 대통령(Sonnenschein-Garant fuer Suedkorea)'이란 기사에서 "노무현 차기 대통령은 부패없는 정치와 대북포용정책을 위한 인물"이라며 노 당선자를 '용기와 끈기를 가진 정치인'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가'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이미지' '자수성가한 인물' '독학으로 터득한 영어로 유창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신문은 또 '불량국과 매파 사이에서(Zwischen Schurke und Falken-Suedkorea sucht neue Form im Umgang mit Nordkorea und den USA)'란 논평기사에서 "예측 불가능한 북한 정권과 호전적인 미국 정부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다"며 "지난 19일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바로 이러한 불행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타게스차이퉁은 "한반도의 이러한 상황(북한 핵문제가 불거진)은 매우 폭발성을 가지고 있고 한국은 냉철한 머리를 가진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며 "그 이유는 과거 인권변호사였던 노 당선자는 미국 정부의 강경하고 거의 타협의 여지가 없는 노선과 전임자 김대중 대통령의, 결과적으로 보아 관대하지만 순진하기도 했던 노선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결론에서 "워싱턴의 매파들이 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최소한 북한의 핵 위협만큼은 근절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그릴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능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이는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라며 "노무현 당선자가 어떻게 제3의 길을 구상할 것이냐에 따라 한반도에서 지속적인 평화가 이룩될 수 있을 것인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타게스차이퉁 21일 두 기사의 주요 내용.

***햇볕정책을 보장하는 한국의 새 대통령(Sonnenschein-Garant fuer Suedkorea)**

노무현 차기 대통령은 부패없는 정치와 대북포용정책을 위한 인물이다.

그는 정치적 신념 때문에 감옥에 갇힌 적이 있다. 그는 군사독재의 삼엄한 조건 아래에서 정치적으로 탄압받는 학생들을 변호했다. 당시 다른 변호사들은 이들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조차 두려워했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이전에 이미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해 왔다. 인권변호사였으며 이제 한국의 대통령 당선자인 노무현, 그는 끈기 있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외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노무현 당선자는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가다. 그가 등장하면 청중들은 사로잡힌다. 56세의 노무현 당선자가 활짝 웃으며 보여주는 거침없는 태도와 이례적인 솔직함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노무현 당선자는 대통령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미 미국을 향해 팔을 내밀면서 '위협적인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무현 당선자는 북한이 그간 중단했던 핵개발 계획을 재개하겠다고 몇 주전부터 위협해 온 상태에서 무엇보다 대북 긴장 완화정책과 대화 지속을 분명하게 주장하며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노 당선자는 민족주의적 성향의 반미 시위 분위기 덕을 보았으며, 국민들에게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약속하기도 했는데, 이는 권력 게임에 있어서의 본능적 감각을 보여준 것이다.

선거 승리에 있어서 또 다른 중요한 점은 개방적인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는 그의 이미지다. 학생으로서 민주화 투쟁을 전개했으며 1988년 이후 민주화 시대에 정치 역정을 시작한 한국의 정치인들과 노무현 후보는 같은 세대에 속한다. 이는 국내 정치적으로는 노무현 후보가 부패에 물들어 있지 않고, 한때 커다란 권력을 지니던 족벌 대기업 '재벌'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일군의 정치인들을 대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무현 후보는 재벌들의 경제적 권력을 추가로 제한하고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중소기업을 촉진하기를 원한다. 이는 젊은 기업가들의 귀에는 음악이다(축복의 소리다).

2명의 자녀를 가진 노무현 당선자가 인기를 누리는 또 다른 이유는 스스로 돈을 벌며 독학했던 그의 자수성가 이력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경이로워 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당선자는 한반도 남쪽의 경상도 출신으로 1973년 권양숙씨와 결혼했다. 권 여사는 노무현 당선자가 군사독재 시절 어려운 시기를 보낼 때 항상 그를 적극 도왔으며 이번 대선 선거전 박빙의 승부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므로 퍼스트레이디가 된 권 여사는 앞으로 5년 동안에도 전면에 나서 한국 정치에 있어 여성의 역할 확대에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의 정치 역정은 부산에서 시작했는데,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 부산본부 상임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던 그는 1988년 처음 국회에 진출했다. 90년대 노무현 당선자는 민주당의 공동발기인으로 참여하며 저명한 정치 지도자로 성장했다. 그는 전임자 김대중 대통령 정부에서 7개월간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면서 행정 경험을 쌓았다. 노무현 당선자는 평생 해외여행을 세번 했는데, 아직 미국은 방문한 적이 없다. 그러나 노무현 당선자는 대부분의 동시대 사람들과는 달리 독학으로 영어를 충분히 공부하여 유창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관련링크 http://www.taz.de/pt/2002/12/21/a0104.nf/text

***불량국과 매파 사이에서(Zwischen Schurke und Falken-Suedkorea sucht neue Form im Umgang mit Nordkorea und den USA)**

예측 불가능한 북한 정권과 호전적인 미국 정부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다. 지난 19일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바로 이러한 불행한 상황에 처해 있다. 노무현 당선자는 북한과의 대화를 지속시켜 나가기를 원하고 있으며, 김대중 대통령이 5년 전부터 추진해온 햇볕정책 지속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노 당선자는 이미 선거운동 중에 북한이 핵 개발을 이용해 다시 벌이기 시작한 매우 위험한 포커게임을 지켜봐야 했다. 북한은 세계의 경찰 미국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다. 한반도의 이러한 상황은 매우 폭발성을 가지고 있고 한국은 냉철한 머리를 가진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

그 이유는 과거 인권변호사였던 노 당선자는 미국 정부의 강경하고 거의 타협의 여지가 없는 노선과 전임자 김대중 대통령의, 결과적으로 보아 관대하지만 순진하기도 했던 노선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북한을 계속 대화로 이끄는 동시에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나아가 대량살상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단념하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체 동북아시아 지역에 있어 정책 공조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한국과 미국 사이뿐만 아니라 중국ㆍ일본 사이에서도 합의가 도출돼야 하는 것이다.

북한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수사를 남발하면서도 변함없는 불량국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겨울에도 또 다시 북한 주민 수백만 명이 기아와 추위에 시달리고 수만명의 아이들이 거의 확실하게 영양실조로 죽어갈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의 청와대로부터 북쪽으로 불과 50km 떨어진 곳에서 북한 국민들은 인간의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여러 유럽연합 국가들은 지난 3년 동안 김정일 정권을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탈피시키고 개혁을 위한 용기를 주기 위해 실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에 대해 북한 정권이 감사의 표시로 보여준 것은 결국 미사일과 비밀 핵개발 시설, 그리고 위협이다.

워싱턴의 매파들이 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최소한 북한의 핵 위협만큼은 근절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그릴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능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이는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가 어떻게 제3의 길을 구상할 것이냐에 따라 한반도에서 지속적인 평화가 이룩될 수 있을 것인지가 최종 결정될 것이다.

관련링크 http://www.taz.de/pt/2002/12/21/a0101.nf/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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