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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위협에도 서울은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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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위협에도 서울은 평온"

"한국이 동요하지 않는 3가지 이유"-USA투데이 분석

북한 핵문제에도 불구하고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상황이 외국 언론들의 눈에 기이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북한발 핵위기가 한국 사회에 별다른 긴장감을 조성하지 않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는 것이다.

미국의 전국지 유에스에이투데이(USAToday)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각각 대선을 앞둔 한국의 표정을 스케치 기사로 보도하며 "많은 한국인들은 북한정권이 무기용 플루토늄의 생산이 가능한 핵 시설물을 재가동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음이 드러났는데도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의 경우 북한 핵문제와 미국의 북한 선박 나포사건 등 '북풍'이 발생했을 경우 민심이 동요해 보수파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나 이번 대선에서는 그같은 기미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USAToday는 16일자 '한국의 유권자들, 무기 사태에 동요치 않아(S. Korean voters not rattled after arms surprises)'란 기사에서 한국인들이 동요하지 않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한국인들은 4년간의 햇볕정책과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역사적인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북한이 침공하리라고 믿지 않고 있다. 둘째 한국인들은 북한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핵 위협을 이용하는 것이지 군사적 충돌을 추구할 의도는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셋째 한국인들은 북한의 우방 중국과 다른 주변국들이 북한에게 벼랑끝 전술을 그만두도록 압력을 넣을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FT 또한 16일 '북한의 핵위협에도 서울은 평온(Seoul remains calm in face of nuclear threat)'이란 스케치기사를 통해 "전 세계 언론과 정책 입안가들은 가동이 중단된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 시설을 다시 가동하기로 한 북한의 결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의 일상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며 "많은 한국 사람들은 핵문제를 남북한 사이보다는 북한과 미국간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북한의 핵계획을 공격용 무기가 아닌, 하나의 협상 도구라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FT는 "일본을 북한보다 더 큰 위협으로 보는 한국인들이 많은데 이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라는 한 미군 관리의 발언을 인용하며 "미군 관리들은 일부 한국사람들이 미군의 방위역할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을 당혹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유에스에이투데이와 파이낸셜타임스의 16일자 기사 주요 내용.

***한국의 유권자들, 무기 사태에 동요치 않아/USAToday, 16일자**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 사태에 우려할 이유를 가진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북한 포화의 사정거리에 있는 서울의 천만 시민들이다.

유권자들은 19일 북한과의 협상 방식에서 현격히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는 대통령 후보들을 놓고 투표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은 북한정권이 무기용 플루토늄의 생산이 가능한 핵 시설물을 재가동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음이 드러났는데도 동요하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는 오수군(45세) 씨는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북한이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너무 고립돼 있고 너무 가난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는 "그들은 약하지만, 강하게 보이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지난 주 북한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와의 합의에 따라 북한의 핵 야망을 둘러싼 대치가 종식된 이래 가동되지 않았던 영변의 핵 시설을 재가동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북한이 다시금 핵개발 계획을 시인함으로써 동 협정을 위반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북한 핵문제와 예멘으로 국기를 게양치 않은 채 스커드미사일을 운반하던 북한 선박을 나포했던 사건은 19일 선거에서 이회창 후보(67)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보수적인 이 후보는 엉뚱하기 그지없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강경노선을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를 분단시켰던 1950-53년의 한국전쟁에 대해 쓰라린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이 든 유권자들은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후보에 맞서고 있는 노무현 후보(55)가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박빙의 리드를 하고 있다. 노 후보는 퇴임을 앞둔 김대중 대통령이 창당한 정당의 후보다. 그는 피폐한 북한 정권을 경제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화해를 모색하는 '햇볕정책'을 계승하기를 원하고 있다.

윤영관 서울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과거의 선거였다면 한국의 유권자들은 북한의 최근 행동에 동요돼 이 후보의 강경 노선을 적극 지지했을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40대 이상의 유권자들이 부동층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지금도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쉽사리 동요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인들은 4년간의 햇볕정책과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역사적인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북한이 침공하리라고 믿지 않고 있다. 회사원인 조혜진씨(22)는 "우리는 한 민족이다" 말한다.

둘째, 한국인들은 북한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핵 위협을 이용하는 것이지 군사적 충돌을 추구할 의도는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회사원 한연미씨(21)는 "아마도 북한은 자신이 원하는 바인 한국과 미국으로부터의 재정ㆍ식량 지원을 얻게 될 것이다" 말한다.

셋째, 한국인들은 북한의 우방 중국과 다른 주변국들이 북한에게 벼랑끝 전술을 그만두도록 압력을 넣을 것으로 믿고 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정숙열씨(68)는 "우리는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들이 가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말한다.

비록 한국인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지는 않지만, 많은 한국인들이 북한과 그 지도자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곽계숙씨(77)는 "우리는 그들의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온갖 지원을 해왔지만, 그들은 그 돈을 군사용으로 써왔다. 나는 미국이 그들을 공격해서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북한의 핵위협에도 서울은 평온/FT 16일자**

지난 주말 서울시내 상가와 영화관, 음식점 등이 수많은 사람들로 붐빈 것을 보면 한반도에 과연 핵위기가 조성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전 세계 언론과 정책 입안가들은 가동이 중단된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 시설을 다시 가동하기로 한 북한의 결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의 일상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휴전선에서 남쪽으로 불과 50km 떨어진 서울은 북한 핵공격의 가장 분명한 표적이 될 터인데도 최근의 사태발전에 겁먹은 표정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고려대 학생 박흥주군은 "북한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남북은 둘로 갈라진 한 나라이기 때문에 북한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군의 견해가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 50년 북한의 남침을 기억하는 구 세대들은 공산국가인 이웃에 의심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은 북한 적대정권의 어두운 그림자를 곁에 두고 사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듯 하다. 한국전쟁 후 새로운 분쟁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그동안 숱한 긴장이 등락을 거듭했다. 박 군은 "50년 동안 평화롭게 살아와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은 핵문제를 남북한 사이보다는 북한과 미국간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북한의 핵계획을 공격용 무기가 아닌, 하나의 협상 도구라고 믿는다. 한 신용카드 회사에서 보험업무를 담당하는 최준길씨는 "북한은 힘을 유지하고 미국의 공격을 막는데 핵무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한국 사람들은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을 한반도 안보에 가장 위험한 것으로 믿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은 슈퍼 파워에 맞서는 북한에 찬사를 보낸다. 음식점을 경영하는 박원철씨는 "조지 부시가 김정일보다 세계에 더 위험한 존재"라고까지 말했다.

일부 보수주의 단체들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북한에 항의하는 작은 집회를 열었으나 두 번째 대규모 주말 반미시위에 가려 작게 보였다. 전국적으로 약 30만명의 인파가 거리로 몰려나와 두 여중생 사망사건에 항의했으며 일부는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미군 관리들은 일부 한국사람들이 미군의 방위역할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을 당혹스러워 했다. 북한은 의심이 가는 핵폭탄 외에도 약 9백기의 스커드미사일과 세계 3위 규모인 백만 대군을 유지하고 있다. 한 미군 관리는 "일본을 북한보다 더 큰 위협으로 보는 한국인들이 많은데 이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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