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7~9월)에도 미국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감소하면서 6분기 내리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년간에 걸친 조사 가운데 최장기록을 재차 경신한 것으로, 미국경제가 빙하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자 미국기업들은 앞으로 고용을 줄이고 지출을 최소화하는 축소경영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경제 및 세계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아직 공황은 아니나 염세적 분위기가 확산"**
전미 기업이코노미스트협회(NABE)는 31일(현지시간) 1백8개 미국 대기업들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4분기에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삭감한 기업이 많았고, 신규채용 인력보다 감원 인력 숫자가 더 많았다.
또한 향후 6개월간 대다수 기업들은 고용 확대 대신에 감원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더욱이 설비투자는 지난 3.4분기에도 6분기 연속으로 줄어들어 과거 20년에 걸친 조사에서 최장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의 대다수는 2002년 하반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예상보다 대폭 낮춰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팀 오닐 NABE 의장은 이날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아직 공황적 분위기는 아니나 향후 미국경제의 앞날에 대해 염세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 "좋은 뉴스다", 대통령자문위원장은 "글쎄..."**
미 상무부는 같은 날 지난 3.4분기 성장률이 승용차, 트럭 등의 힘찬 소비에 힘입어 3.1%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중간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사우스 다코마를 돌던 중에 이 소식을 접한 조지 W.부시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좋은 뉴스를 접했다. 3.4분기 성장률이 긍정적이며 좋게 나왔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때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CEA)의 하버드 위원장은 "민간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4.4분기에 GDP성장률이 3.4분기보다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견해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는데 나도 이에 동의한다"며 부시대통령과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뉴욕 하원의원인 찰스 랜젤도 "이번 조사는 수백만명이 계속 실업자 상태로 남을 것이며 더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부시정부의 경제무능을 질타했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수석부행장도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경제는 지금 김이 빠지고 있다"며 "3.4분기 성장을 견인한 자동차 무이자할부금융은 항생제와 같은 것이어서, 현재의 자동차 판매고를 유지하기 위해선 시장은 더욱 강력한 조처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고 4.4분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손 부행장은 미연준이 오는 11월6일 금리를 대폭 인하하더라도 4.4분기 미국성장률은 1%미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경제가 4.4분기이후 최소한 반년이상 저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미국기업들의 축소경영은 계속될 전망이며, 따라서 미국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등의 경기에도 적잖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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