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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제 최악, 곧 금리 대폭인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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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경제 최악, 곧 금리 대폭인하할 것"

월가 최고 거시전문가 손성원 부행장 예언

미국 최고의 거시경제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이 오는 11월6일 열릴 예정인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나서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손 부행장은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가장 정확히 예측, 지난해 10월 블룸버그 통신이 선정한 미국 최고 이코노미스트 5명 중 한 명으로 꼽힌 인물이어서 그의 발언은 상당한 무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자산 3천3백억달러로 미국 4대 은행중 하나인 웰스파고은행의 수석부행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재직중인 그는 한국인으로서는 미국금융계에서 가장 고위직에 오른 인물로 유명하며,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 후임 후보로 거명되고 있기도 한 한국이 낳은 세계적 금융전문가이다.

***"미연준, 11월6일 대대적 금리인하 단행할 것"**

손 부행장은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침체에 빠진 월가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오는 11월 연준 회의에서 통상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정도의 대대적인 금리인하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여름까지는 미국 경제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다가 최근 들어 "미국 증시는 경제의 기초 여건(펀더멘털)에 비해 고평가돼 있다"며 비관론자로 돌아선 인물로 유명하다. 손 부행장은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알려진 모건 스탠리의 스티븐 로치가 올 4.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1%로 낮춰보고 있는데 비해 이를 0.25%로 볼 정도로 더욱 어두운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월가의 금리전문가들은 지난 9월24일 FOMC가 금리를 동결시킨 이래 빨라야 올연말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에서나 금리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해 왔다. 그러나 손 부행장이 미국의 중간선거 바로 다음날인 11월6일 FOMC에서 곧바로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 근거는 지난 22일 발표된 <연준 베이지북>을 보고 나서다.

손 부행장은 "내 기억에 연준의 베이지북이 이처럼 비관적 전망을 한 적은 없다"면서 "베이지북은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취약한 경제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베이지북에 따르면, 연방은행이 있는 미국의 12개 주중에서 캘리포니아와 8개 서부지역 주에서 자동차에서부터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소비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장비, 상용항공기, 기계공구 등 제조업체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이 베이지북과 관련한 22일 연설에서 직접 현경제상황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23일 "이라크전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기업수익 전망에 대한 우려, 그리고 기업회계분식 사태 등이 주가폭락의 주범"이라고 미국경제의 위기를 지적했다.

베이지북은 산하 12개 은행이 보내온 각 지역의 경제현황자료를 분석해 금리결정회의를 앞두고 1년에 8차례 발간된다. 연준 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40년래 최저인 1.75%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24일 FOMC가 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미국경제가 계속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고조돼 왔다. 당시에도 2명의 연준 이사가 이례적으로 금리동결 방침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세계 디플레이션의 진원은 부동산 거품"**

현재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6으로 역사적 평균치인 14~16에 근접, 거품이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그러나 펀더멘털은 이같은 주가수준을 합리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게 손성원 부행장의 분석이다. 그는 미국경제가 이번 4.4분기에 0.25% 성장하는 데 그쳐 이중침체를 겨우 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은 25% 이하"라며 미경제가 곧바로 수직침몰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미국과 세계경제가 걱정해야 할 것은 디플레이션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즉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들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손 부행장은 디플레이션이 초래될 위기발원지에 대해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가계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부동산 가격 거품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요즘 우리나라 경제에서도 심각한 불안요인으로 지적되는 부동산 거품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 거품은 가계, 기업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파장은 IT(정보통신) 거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90년대말 형성된 미 증시 버블(거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며 "거품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다우지수는 5천선도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부행장은 최근 미국의 노동시장도 활기를 잃어 임금인상 압박요인이 줄어들었으며 인플레이션 요인도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돼, 미연준이 물가인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없이 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금리인하을 확신했다.

***"한국은 미국과 반대로 금리 올리고 세금 깎아야"**

손성원 부행장은 우리나라 경제와 관련해서도 의미심장한 조언을 하고 있다.

며칠 전 방한했던 손 수석부행장은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금리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의 경우와 정반대로, "지난 수년간 정부의 과도한 재정 팽창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너무 초과 공급됐다"며 "국내 부동산의 지나친 고평가를 바로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인상이 단기적으로 경제에 충격을 주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손 부행장은 그대신 "정부가 과감한 세금감면책을 취함으로써 금리충격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을 완화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마디로 말해 기업과 소비자를 위해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최근 미국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더이상 가격경쟁력이 아닌 제품경쟁력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대목을 예로 들며, 앞으로 한국기업들은 제품경쟁력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손 부행장의 이같은 지적은 그러나 최근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으며, 올해 예산도 각정당이 증액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재의 암울한 정치현실을 볼 때, 과연 수용될 수 있는 제안인지 의문스럽다.

***손성원,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거명되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금융전문가**

손성원씨는 1945년생으로 1962년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단돈 1백달러를 쥐고 미국으로 건너가 40년만에 미국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자리잡은 입지전적 금융인이다.

그는 미국에서 플로리다 주립대를 3년 만에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미시간 웨인대를 거쳐 피츠버그대에서 2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발탁된 그는 대통령에게 매주 직보되는 경제동향 분석을 맡으면서 그린스펀 의장과도 인연을 맺었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 이후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로 월가에서 실력자로 정평이 나있다.

손씨가 월가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27세의 나이로 지금의 웰스파고와 합병된 노스웨스트 은행 부총재 자리를 맡으면서부터다.

그가 월가의 최고 거시경제 전문가로 자리잡게 된 가장 큰 무기는 정부의 공식적인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는 부지런함이라고 그를 아는 금융인들은 입을 모은다. 요즘도 그는 매일 새벽 6시 45분에 출근, 7시 간부회의로 일과를 시작하는 등 경제현황 파악에 변치않는 성실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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