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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부시', '큰 부시' 뒤를 따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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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부시', '큰 부시' 뒤를 따르려나

경제위기 심화로 다음 주 중간선거 고전 예상

미국 중간선거(11월5일)를 코앞에 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버지의 악몽'에 몸서리치고 있다.

미국 정부를 대신해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를 조사하는 민간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가 29일(현지시간) 9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소비자신뢰지수를 공표했기 때문이다. 자칫 '경제 문제'가 선거의 최대쟁점으로 급부상하면서 11월 5일 중간선거에서 패할지도 모를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작은 부시도 큰 부시를 뒤따르는 게 아니냐"**

소비심리 급랭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25일 미시간대학이 조사한 소비자신뢰지수가 이미 80.6으로 9년래 최저수치로 나타났었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집권 공화당과 증시관계자 등 기득권세력은 애써 "29일 컨퍼런스보드의 최종 발표를 두고 보자"면서 "지수가 90.1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93.7이었던 9월 소비자신뢰지수에서 무려 14.3포인트나 떨어진 79.4로 나타나자 미국 월가의 낙관론자들은 하루아침에 그야말로 '고개숙인 남자'가 됐다. 더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쪽은 공화당과 백악관이다. 미국 중간선거를 바로 눈앞에 두고 '경제위기'라는 최악의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백악관을 당혹케 하는 대목은 "큰 부시의 뒤를 작은 부시도 뒤따르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1991년 걸프전 이후 9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도 다음 해 대선에서 경제 재건을 앞세운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참패했다.

당시 미국 대선의 최대 이슈는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는 문제였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부시의 경제정책에 단 한번도 40% 이상 지지를 보내지 않았었다. 결국 '전쟁'에서 이기고도 '경제'에서 패한 셈이다.

그의 아들인 '작은 부시'가 직면한 문제도 아버지와 흡사하다.

테러와의 전쟁 이후 88%까지 치솟았던 부시 현대통령의 지지도를 끌어내리고 있는 현안 역시 경제문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기업의 분식회계 스캔들 대처방안에 대한 지지도는 50% 수준에 그쳤다. 또 취임후 18개월간 주가는 S&P 500지수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36.9%나 폭락했다.

민주당측은 "부시 집안은 재임 6년간(아버지 4년,아들 약 2년) 단 한번도 실질적 고용창출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부시 부자의 경제정책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부시는 '훌륭한(?) 전쟁대통령'일지는 모르나 '경제대통령'은 못된다는 공세다.

***박빙양상을 보이던 중간선거에 결정적 변수 등장**

뉴욕타임스(NYT)도 29일(현지시간) "9년래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미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다음 주 중간선거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현재와 미래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이처럼 떨어진 것은 1990년 9~10월 이래 한달 감소세로는 가장 큰 것이며 71.9를 기록했던 1993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NYT는 "게다가 6개월 후 경제여건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기대치 하락은 소비자 지출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되는 조짐"이라고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컨퍼런스보드의 이코노미스트 켄 골드스타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10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불황 수준에 '매우 근접'한 것"이라고 시인하고 "이는 백악관에게 좋은 소식이 못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가뜩이나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번 중간선거가 불과 1주일도 안남은 상태에서 주요 경제지수가 발표되면서 수많은 유권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보수파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노먼 온스타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최악의)소비자 신뢰지수가 3개월, 아니 1개월 전에 발표되었다면 큰 문제가 안되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온스타인은 "박빙양상을 보이는 이번 선거같은 국면에서는 상원 선거에서 판세를 뒤집기 위해서 대단한 변수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다"면서 "분위기만 싸늘해져도 집권당은 불리해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스타인은 또 부시 대통령의 정치특보 칼 로브를 겨냥해 "내가 칼 로브라면 결코 바라지 않던 일이 일어났다"면서 소비자 신뢰지수 발표가 갖는 위력을 표현했다.

부시의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패할 경우 집권후 부시가 추진해온 군수·석유산업 이익중심적 정책에 일대 제동이 걸리면서 이라크전 등 향후 부시의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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