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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빙하기'로 들어서나

소비심리 9년래 최악으로 급냉, 11월6일 FOMC 금리인하 예상

미국경제, 더 나아가 세계경제의 바로미터인 미국소비심리가 '빙하기'로 접어들려 하고 있다. 세계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미국소비심리 급랭, 세계경제 적신호**

미국 컨퍼런스보드는 미국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9.4로 지난달의 93.4에 비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29일 밝혀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던져 주었다.

이는 월가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0.1에 비해서도 크게 하회하는 것이며, 지난 1993년 11월이래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또한 지난해 9.11 테러가 있었던 9월의 84.9에 비해서도 훨씬 낮은 것이며, 전달의 93.3에 비해 14.3포인트 하락한 것은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소비자신뢰지수는 5개월 내리 하락했다.

앞으로의 미국경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급속히 비관론으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 기대지수의 경우 80.7로 지난달의 97.2에 비해 급락했고, 현행조건지수도 77.5로 지난달의 88.5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향후 6개월 전망치도 80.7로 지난달의 97.2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앞으로 최소한 6개월동안은 미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소비자들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소비자신뢰지수가 급락하게 된 것은 실직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이라크공격과 관련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살로만스미스바니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브 위팅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자극할만한 동인이 없다"며 "고용시장은 어둡고 개인소득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는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중요축이다. 따라서 소비가 위축될 경우 미국 경제는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되고, 미국을 주된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말소비 시즌'이 시작되기 전의 이같은 지수하락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소매업체들의 연간매출 중 4분의 1 이상이 11월과 12월 두 달 기간에 기록된다. 완구류의 경우는 연간 매출의 50%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생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연간 매출,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조사실장 린 프랑코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연말 소비시즌의 소매업체 매출이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에 따라 경기의 회복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손성원의 불길한 예언 들어맞다**

소비자신뢰지수가 이처럼 크게 하락함으로써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미연준은 내달 6일 금리를 결정하기 위한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를 연다.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미국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은 11월 FOMC회의가 아닌 연말 회의에서나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리라는 것이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결과도 그러했다.

소수의견은 낸 이는 웰스타고은행의 손성원 수석부행장 정도였다. 손 부행장은 지난 24일 AP와의 인터뷰에서 "4.4분기 성장률이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0.25%에 그칠 것이고, 따라서 미연준은 오는 11월6일 회의때 0.5%포인트를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 이후 월가에서는 손성원 부행장의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으로 급속히 바뀌는 분위기다.

그러나 더욱 우려되는 상황은 소비자심리 급랭으로 인해 곧 '부동산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손 부행장의 경우 금명간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형성돼 있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세계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빠져들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앞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목해야 할 대목은 '부동산 거품'의 향배인 셈이다.

***전세계 금리,주가,환율 대요동**

미 소비자신뢰지수가 급락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연히 전세계 금리,주가,환율이 요동쳤다.

우선 금리의 경우 10년만기 미국채 유통수익률이 급락했다. 오는 11월6일 FOMC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10년만기 국채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147%포인트 급락, 3.94%를 기록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0.14%포인트 하락한 1.76%를 기록했고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9%포인트 떨어진 5.01%를 나타냈다.

주가도 요동쳤다. 29일 나스닥종합지수는 1.16%(15.30포인트) 밀린 1,300.53을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0.91%(8.08포인트) 빠진 882.15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전장에 120포인트 이상 밀렸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오후장에 방향을 틀면서 마감 때는 0.01%(0.90포인트) 추가한 8,368.94를 기록했다. 미연준이 대폭 금리를 낮추면서 최악의 위기상황은 막을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었다.

29일 유럽증시는 대폭락했다.
국가별로는 영국의 FTSE 100 지수가 전날에 비해 3.8% 하락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의 CAC 40 지수와 독일의 DAX 지수도 각각 5%와 5.1% 내린채 장을 마쳤다. 또 유럽증시 전반을 나타내는 FTSE 유로톱 100 지수도 4.4%나 급락했다.

시장관계자들은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으로 전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된데다 대형기업들의 잇단 실적경고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킴으로써 증시가 장중내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전했다.

달러화도 약세로 반전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급락세를 보이며 3주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29일 오후 1시 2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122.66엔으로 지난 10월 3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엔/달러환율은 전일의 123.53엔에 비해 1엔 가까이 급락했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달러/유로환율은 98.43센트로 전일의 98.40센트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달러의 약세분위기는 이어지고 있으나 유럽 주식시장의 약세가 유로화에 대한 달러의 낙폭을 제한하고 있다.

30일 개장한 아시아 증시도 급락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경제가 휘청거리는 한 아시아경제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경제야말로 지금 세계경제의 최대 불안요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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