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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북한과 이라크 문제를 전혀 다르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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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북한과 이라크 문제를 전혀 다르게 보고 있다"

김대통령과 통화에서 '강력한 대북대화 의사 표명'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25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켈리 특사의 방북 사실을 알리면서 "내가 북한과 이라크 문제를 전혀 다르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민에게 알려달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그 의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시, "나는 북한과 이라크 문제를 전혀 다르게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6일 본지와 만나 이같은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통화 내용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김 대통령께서 내가 북한과 이라크 문제를 전혀 다르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 국민들에게 알려 달라'며 '오는 10월 APEC 정상회의 때 만나 둘이서 낚시를 즐기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취임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불편하다는 입장을 표명해온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대단히 전향적인 것으로, 오는 10월3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열리는 북-미 회담에서 기대이상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는 중대한 징후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및 미국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이 방북특사 파견을 서두르게 된 배경에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일정상회담과 신의주 특구 지정을 통해 개방의지를 피력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이라크·북한과의 전선을 동시에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라크 문제의 경우 시기는 불분명하나 반드시 공격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향후 북미대화, 클린턴정부 수준으로 가능"**

뉴욕타임스도 26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고이즈미 일본총리의 방북후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방북 특사 파견계획을 발표한 것은 부시 행정부의 중요한 전략변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 취임후 중단됐던 북미대화가 클린턴 행정부 당시의 협의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이 신문은 특히 백악관의 방북특사 파견 시점이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해 강력한 공격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피력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이라크와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나의 규격에 모든 것을 맞추려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찾는 것은 적대관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자본주의 수입과 특구 지정 등을 통해 경제개혁을 희망하는 김정일 위원장 입장에서도 대미관계 개선은 성공을 담보하는 열쇠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를 주요 경제파트너이자 투자국으로 기대하는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필요불가결한 요소라는 지적이다.

***AWSJ "부시 행정부, 한반도 긴장완화시 이라크 문제 전념 가능"**

이에 앞서 홍콩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북-일정상회담이 열린 다음 날인 지난 18일 이미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을 전망했었다.

AWSJ는 그 이유로 ▲북일정상회담에서 밝힌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 무기한 동결 및 제네바 합의 등 국제협약 준수 의사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무작정 거부할 경우 한국의 반미감정 고조 ▲북미대화를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시 이라크 문제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전문가들, "북미회담에서 북한이 깜짝카드 내놓을 수도"**

국내 전문가들의 견해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밝힌 이상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며, 앞으로 관건은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와 미국의 대북 요구수준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양국간 현격한 입장 차이로 인해 북미대화가 선언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다소 회의적인 전망부터 경제개혁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북한이 의외의 깜짝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어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북한은 이미 미국이 적대관계만 청산한다면 모든 것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핵사찰이나 미사일 개발 및 수출 문제 등은 이제 검증절차만 남아 있는 상태다. 북한이 북미회담을 통해 전향적인 결정을 내리며 깜짝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며 "문제는 미국이 일방적인 굴복을 요구하고 있으며, 재래식무기와 인권 문제 등 어디까지 뭘 요구하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북미회담이 재개된 배경에는 북한의 신의주 특구 지정 등 한반도에 새로운 상황이 조성된 측면도 있으나 보다 중요한 역할은 북일정상회담 이후 한국과 일본이 모두 미국에 대북대화를 촉구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며 "이는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혼자 떠들 땐 무시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아시아 최대동맹국인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나선 상황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북미대화 주요 의제에 대한 합의 가능성에 대해 서 교수는 "본격적인 협상이 재개되기 전에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다소 부정적 전망을 했다. 그는 "핵사찰과 미사일 문제 등은 이미 클린턴 때 합의된 사안이고 북한 재래식무기의 후방배치와 감축 문제는 한국과의 쌍방관계와 주한미군 문제 등이 얽혀 있어 합의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그러나 현지사찰 수용문제가 남아 있는 핵사찰의 경우 전력보상문제와 연관돼 있으나 북일수교시 북한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수 있는 상황인만큼 북한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정세, 중대한 풍향변화 예고**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미국의 방북특사 파견으로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 북한이 북일정상회담과 신의주 특구 지정 등에서 보여준 것처럼 미국과의 대화에서 핵사찰 전격 수용 등 어떤 깜짝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안보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보장받을 수만 있다면 상당히 전향적인 카드를 내놓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후 가장 전향적인 한반도 정책 전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록 이같은 입장표명이 당면한 이라크전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할지라도,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풍향변화를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북-일 정상회담후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한반도 및 동북아의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신속하게 대응할 때이다. 특히 차기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의 일대 각성이 요구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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